여자는 흐르는 것들의 어느 환상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잘 먹은 화장 덕분에 훨씬 아름다워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하나의 형상으로 보일 뿐이었다. 아니면 환상을 꿈꾸고 있었다. 여자는 스스로의 아름다움에 취해서 살고 있었다. 그랬다. 여자는 한 십년은 젊어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의 아름다움이 그저 하나의 현상으로 만 남아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여자는 홀가분하게 살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과거 그녀의 행적을 보면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이곳에 갇히기 전에 그녀는 그리 편안한 환경을 가지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은 그녀로 하여금 흔들리거나 흐느끼게 만들었다. 어쩌면 그것은 그녀를 이 혼란스럽고 복잡한 세상에서 삶의 구조물들을 허물어버린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녀는 여전히 어떤 알 수 없는 시간들의 의미들을 해석하지 못했다. 이해하지 못했다. 그것은 그래서 쉽게 허물어지고 쉽게 살아가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녀는 이제 더 많은 사실들을 알아야 한다. 뭔가 꿈틀거리는 갇힌 방안의 의문들을 풀어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 채 그렇게 노력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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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시간을 잃어버린 이곳이 마치 무중력 상태가 된것 같이 느껴졌다. 어떤 그리움들이 마구 폐부를 지나 올라오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더이상 삶이 하루를 이겨내지 못하는 것만 같았다. 건물안에 갇힌다는 것은 그래서 답답증을 유발시킨다. 멀쩡한 심장과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사람이 갇히게 되면 일어나는 뇌파의 긴장도는 올라간다. 신경은 잔뜩 예민해지고 모든 감각들이 한거번에 작동한다. 남자는 호흡곤란 현상을 일으키려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것은 그냥 그런 기분만 느낄 뿐 그는 심리적인 호흡부작용 만 약간 일으킨다. 그냥 그렇게 헉헉거린다. 이 방을 탈출하지 않는 한 그는 계속해서 간간히 호흡곤란 상태가 올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리 대단한 병이 아니다. 단지 그가 그렇게 답답증을 호소하는 것외에 다른 증세는 없기 때문이다. 그의 심장이 서서히 진정되고 있음을 그는 느끼고 있었다. 어쩌면 그는 아픈척 연기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방을 나가기 위한 하나의 트릭을 만드는 것, 그것이 그를 과잉된 감정으로 몰고 가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는 손바닥으로 흉부를 꼭 누르고 있었다. 그는 건강한 폐를 가졌다. 그래서 쉽게 아프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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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거울 방으로 만들어진 이곳에서 조용히 앉아 화장품 케이스를 작은 가방에서 꺼냈다. 여자는 화장품들을 방바닥에 가지런히 늘어 놓았다. 이상 할 정도로 차분한 기류가 순간 여자가 앉아있는 방을 지나가는 착각을 일으킨다. 여자는 먼저 거울  벽을 바라보며 스킨을 바른다. 그리고 로션을 바르고 그 다음에 기초화장을 한 다음에 최종적으로 화운데이션을 발라 마무리를 해주었다. 여자의 얼굴은 하얗게 떠있는 모습이었다. 화운데이션을 너무 많이 발라서 얼굴이 가면무도회에 나가는 여인처럼 이상하게 들떠 보였다. 여자는 붓을 꺼내어 다시 얼굴 표면을 쓱쓱 가볍게 터치해 주었다. 한결 자연스러워진 얼굴 톤이 맘에 들었는지 여자는 화장품을 차례로 정리하고 짙은 빨간색 매니큐어를 꺼내어 새끼손톱부터 차례로 바르기 시작했다. 여자는 입으로 손톱에 바른 매니큐어를 호호 불어가며 정성껏 매니큐어를 바른다. 손톱에 매니큐어를 다 바르자. 발톱에도 매니큐어를 발랐다. 여자는 유독 매니큐어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 평소에는 화장을 잘 하지 않지만 매니큐어는 챙겨서 바른다. 이상하게 여자는 일년 내내 매니큐어를 바른 손톱을 가지고 다녔다. 그것은 어떤 반지나 귀걸이처럼 여자의 본성을 드러내는 행위가 되어 있었다. 맨 얼굴에 언제나 손톱위에 발라진 그 다양한 매니큐어 색들이 여자를 여자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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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쉼게 이곳을 빠져나가지 못할 것 같은 예감에 사로 집힌다. 어떤 그리움들이 남자가 갇혀버린 방안에 가득 차 있었고 남자는 그렇게 모든것을 포기해 버린 사람처럼 살고 있었다. 숨쉬고 있었다. 남자는 홀가분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 현실은 그에게 하나의 커다란 벽이었고 벽은 남자를 무기력하게 만들었지만 남자는 이 단단한 벽을 깨부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여전히 바람은 방벽에서 서성거리고 있었고 남자는 조용히 어떤 거울의 벽면이 스르르 좁게 열리더니 그곳에서 간단한 식사가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거울은 갑자기 열렸다가 음식이 들어온 후에 갑자기 닫히며 사라졌다. 남자는 기본적인 음식이 들어있는 차판을 들여다 보았다. 햄과 흰쌀밥 한그릇과 미역국과 금방 담근 김치가 작은 접시에 담겨져 있었다. 남자는 일단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 다음일은 다음에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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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서서히 흘러가는 바람을 느끼고 잇었다. 방에 갇혀 있었지만 집 밖으로 흘러지나가는 바람을 느낄 정도로 여자는 미세하고 밀도있는 감성을 가지고 있었다. 어디서 부터 시간이 멈춰있는 것일까, 모를 일이었다. 그것은 점점 더 깊이있게 흘러갔다. 여자는 텅 빈 방안에 앉아 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했다. 여자는 왜 자신이 여기에 머물러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여자는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모든 신경을 방 밖으로 모아서 그곳에서 어떤 일들이 계속되고 있는지를 여자는 날카롭게 생각하고 있었다. 여자의 시간들은 화려하게 흘러갔다. 흘러가버린 시간들의 그 허무한 시간들은 그래서 다시는 되돌아 오지 않는다. 여자는 곱고 화려하게 화장을 얼굴에 하고 있었다. 여자의 얼굴은 그래서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그러나 여자는 그런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조용히 방바닥에 앉아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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