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거울 방으로 만들어진 이곳에서 조용히 앉아 화장품 케이스를 작은 가방에서 꺼냈다. 여자는 화장품들을 방바닥에 가지런히 늘어 놓았다. 이상 할 정도로 차분한 기류가 순간 여자가 앉아있는 방을 지나가는 착각을 일으킨다. 여자는 먼저 거울  벽을 바라보며 스킨을 바른다. 그리고 로션을 바르고 그 다음에 기초화장을 한 다음에 최종적으로 화운데이션을 발라 마무리를 해주었다. 여자의 얼굴은 하얗게 떠있는 모습이었다. 화운데이션을 너무 많이 발라서 얼굴이 가면무도회에 나가는 여인처럼 이상하게 들떠 보였다. 여자는 붓을 꺼내어 다시 얼굴 표면을 쓱쓱 가볍게 터치해 주었다. 한결 자연스러워진 얼굴 톤이 맘에 들었는지 여자는 화장품을 차례로 정리하고 짙은 빨간색 매니큐어를 꺼내어 새끼손톱부터 차례로 바르기 시작했다. 여자는 입으로 손톱에 바른 매니큐어를 호호 불어가며 정성껏 매니큐어를 바른다. 손톱에 매니큐어를 다 바르자. 발톱에도 매니큐어를 발랐다. 여자는 유독 매니큐어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 평소에는 화장을 잘 하지 않지만 매니큐어는 챙겨서 바른다. 이상하게 여자는 일년 내내 매니큐어를 바른 손톱을 가지고 다녔다. 그것은 어떤 반지나 귀걸이처럼 여자의 본성을 드러내는 행위가 되어 있었다. 맨 얼굴에 언제나 손톱위에 발라진 그 다양한 매니큐어 색들이 여자를 여자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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