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의 은밀한 부분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표현할 것인가? 작가에 따라서 기법이 다를 수 있다. 이태준의 단행본 분량 소설 '황진이'(1936)에서는 어떠할까.
발을 담그니 몸까지 담그고 싶어진다. 버들숲이 우거진 언덕 밑으로 가서 옷을 벗고 목욕을 하며
'버들숲이 우거진 언덕'이란 표현으로 넘어갔다. 목욕 장면을 살펴보자.
하도 물이 맑길래 버선을 뽑고 발을 담갔다. 발을 담그니 몸까지 담그고 싶어진다. 버들숲이 우거진 언덕 밑으로 가서 옷을 벗고 목욕을 하며 물 위에 춤추는 낙조를 희롱하려니 멀지 않은 곳에서 홀연히 노랫소리가 흘러온다.
_황진이를 주인공으로 다룬 소설들에서 목욕 장면을 뽑아볼게. 전경린, 2권 분량 소설 '황진이'(2004)에서다.
다음 날 진은 미역 끓인 물로 정성껏 목욕을 하고 새 옷을 입고 트레머리 단장을 하였다.
(제2권, p.83)
그리고 미역 끓인 물로 목욕을 시키는데, 소세양이 물을 튀겨 진도 옷을 다 버리고 함께 몸을 씻게 되었다.
"이것이라도 가져가고 싶구나. 가져가서 비단 주머니에 넣어두고 꺼내 보고 싶구나."
소세양이 진의 몸에서 검은 점을 하나하나 짚으며 속삭였다.
(제2권, p.141)
_소피 마르소가 왼쪽 유두 밑에 점이 있더군요. 매력적이었어요. 영화에서 봤어요.
_칸 영화제에서는 오른쪽 가슴이 드러나서 점이 안 보였었지. 변함없이 매력이 있는 배우야.
_최인호, 2편 분량 단편소설 '황진이2'(1972)에서다.
황진이 목욕을 하면서, 눈에 불을 밝힌 야생동물들이 으르렁으르렁 숲 사이를 지나고 산비탈을 오르내리는 소리를 들었다. [중략]
물은 더욱 날뛰면서 그녀의 온몸을 핥고 있었고, 그녀의 내부에서 뻗어가는 요기는 온 산을 깨우고 있었다. [중략]
암벽 사이 흘러내리는 폭포 밑에서 황진이는 팔월 보름날 방생(放生)되어 살아 힘차게 물살 헤치며 대해로 나아가는 비늘 번득이는 물고기처럼 보였다.
희디흰 젖가슴이 돋보이고 둔부가 물속에서 떠 보였다.
_시를 생각할 때 내가 알고 있는 기법이 무너져 있는 거울을 낭독하는 일은 얼음 물속에 손을 집어넣을 때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작가님 글에서요.
_기존 기법이 아닌 창의적인 것이 찬 얼음물에 손 담그고 정신이 모이는 느낌이었구나.
_두운법의 활용을 이야기해봐요.
_이어지는 단어의 첫 음을 같게 맞추면 세련되어 보이고 수준 있는 표현 기법이 되지.
_에밀리 브론테 소설에서 한번 볼게요.
the stir of society 세상의 소란. 소란의 느낌이 더 살아나요.
shaggy sheep dogs 털북숭이 양치기 개. 북슬북슬한 느낌이 더 들지 않나요?
the first feathery flakes of a snow shower 눈보라의 조짐인 깃털 같은 눈송이. 눈보라가 몰아닥칠 듯하네요.
There is no chance of a change at present. 지금은 바뀔 기미가 없다. 상황이 강조되는 느낌이에요.
_디즈니 만화 영화의 주인공 이름이 생각나는군. 미키 마우스 (Mickey Mouse), 도널드 덕 (Donald Duck).
냇가에서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 들을 사진에 담아서 남편이 들어왔다.
_청둥오리가 가축으로 개량된 오리에 도널드 덕이 들어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