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앤서 - 어느 월스트리트 트레이더의 다이어리
뉴욕주민 지음 / 푸른숲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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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앤서 : 어느 월스트리트 트레이더의 다이어리>

미국 주식 팔란티어에 흥미를 가지면서,

미국 주식을 다루는 유튜브들을 찾아본 적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뉴욕주민' 이라는 유튜브 채널이었다.

구독을 하고 나서 이런 저런 영상을 보고 있었는데,

마침 월스트리트 세계 이야기를 담은 책이 나온다고 해서 꽤나 반갑게 읽은 책이었다.

이 책은 '다이어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정말 일기장을 보는 느낌의 책이었다. 솔직한 그 느낌.

그런데 그 일기장이

월스트리트라는 헤지펀드와 컨설팅이 오고 가는 세계의 이야기로

내가 모르는 세상의 일 얘기가 가득해서 더 신비롭기도 하고 더 흥미롭기도 했다.

나는 이 책을 투자 전략을 담은 경제서적으로 생각하고 집어들었는데,

읽고보니 이 책은 투자 전략에 플러스로 솔직한 일기가 담긴 책이었다.

나는 오히려 그 솔직한 일기 부분이 더 좋았다.

그래서 이 일기장을 막힘없이 술술 읽어나갔던 것 같다.

:)


--




<디 앤서>의 차례는,

Part1 - 월가 헤지펀드 세계에 발을 딛다

Part2 - 월스트리트의 자연 조절 법칙

Part3 -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 매니저들

Part4 - 월스트리트 다이어리

Part5 - 제2의 본성으로 기르는 투자 DNA

다섯 개의 파트로 트레이더의 이야기와 뉴욕주민이라는 사람 자체의 이야기를 담았다.


--


차례를 지나쳐갈수록, 책을 읽어나갈수록

이 책은 좀 더 트레이더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Part3이 투자 원칙 같은 것을 정리해서 다루는데,

읽기가 편했다.

Part3 중 152페이지의 '천재들이 실패할 때'에서는 일종의 오답노트가 펼쳐진다.

각 항목별로 실패를 다루는데,

내가 인상깊게 본 항목은 손실 포지션에 대한 청산 원칙을 다룬 항목이었다.

'손실이 난 트레이드를 빨리 만회하려고 무모한 트레이드를 단행한다. 단 한 번에 손실을 복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아마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으면서도 말이다.'(155)

로 출발하는 이야기는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포지션 규모를 조정할 것을 코칭해준다.

요새 한국 주식 시장은 주식을 안 하면 바보고, 주식을 하는데도 못 따면 바보인 세상이다.

어떤 영상에서는 단타 위주와 귀가 얇은 20대 남성들의 손해가 많았고,

장투 위주의 20대 여성의 이익이 많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서 <디 앤서>의 투자 전략에 대한 아이디어를 만나니

또 다시 깊게 생각해보게 되었고, 앞으로의 투자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위에서 말한 '천재들이 실패할 때' 말고도

'가장 존경하는 투자자'에서는

"실력 있는 펀드매니저가 가장 오래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살아남는 펀드매니저가 가장 실력 있는 것이다."(163)

라는 유명한 말을 인용하기도 하고,

올해 최고 수익을 올린 사람보다 오랜 시간 업계를 버텨온 투자자들을 더 존경한다.(163)

라고 말하기도 하는 등 투자에 대한 생각을 리프레쉬하게 해주고,

'끝까지 살아남는 자들의 비결'에서 그 똑똑하고 실력 있는 비결을 알려주면서 의지와 노력을 점검하게 해준다.

위의 Part3이 내가 이 책을 집어들면서 기대했던 부분인 만큼,

눈을 반짝이면서 읽어나갔던 파트인 것 같다.

추가적으로 Part5의 트레이딩 매뉴얼은 투자자라면 꼭 읽어봐야할 좋은 글이다.!


--



그리고 <디 앤서>에는,

뉴욕주민의 사람 이야기는 곳곳에 퍼져있는데,

내가 개인적으로 더 마음에 들었던 부분인 만큼

더 관심 있게 읽어나갔던 이야기였다.

뭔가 읽어나가면서,

이 사람 자체의 매력에 빠져든다고 해야 할까나.

유튜브를 평소에도 구독하면서 보니까

이 사람에 대해서 어느 정도 호감은 갖고 있었지만,

책으로 만나는 뉴욕주민은 더 깊고 더 알찬 사람이었다.

월가 헤지펀드의 세계에 발을 내딛으면서,

동시에 대여섯 개의 딜에 동시 투입되어 지옥 같은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오히려 그 모든 과정을 꽤나 즐겼다고 말하는 사람. (57)

성공이라는 함수로 다가가면서도,

머리와 배경, 사람, 운 등 변수들에 대해서 겸손한 사람.

그리고 진짜 노력하는 사람.(90)

납득할 수 없는 결론에 대해서는 끝까지 저항하며

'저항의 의무'를 행동으로 수행하는 사람.(118)

그리고 추가적으로

아시안이자 여성으로서 받는 폭력들을 잘 이겨내고,

그걸 이용하지 않은 사람.(224-225.)

나는 이 책의 겉모습에서 또 그걸 느끼고 좋아했다.

솔직히 여자라는 위치에서 남자가 많은 투자의 세계를 살아갈 때

그 여자라는 속성을 뭔가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고, 또 잘 먹힐 때도 있다.

그런데 이 책의 겉모습에는 그냥 '뉴욕주민'으로 나타난다.

나를 그냥 한 명의 사람, 트레이더로 봐줘, 한 명의 여자가 아니라.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아서 뭔가 감동적이었다.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그렇게 한 사람을 알아가는 것 같아서

기분 좋게 읽어나갔다.


--



그리고 또 좋았던 페이지가 있다.

언제나 어디서든 자신을 팔 준비가 되어있으라는 말.

'셀링'에 대한 이야기는

나를 한 번 점검하게끔 해주었다.

나의 경우에는

그냥 흘러가는대로 살아가는 순간이 많은 편이고,

연봉협상이나 면접 같은 어려운 순간에는

'셀링'을 잘 못하는 편이다.

'셀링'은 스스로를 잘 알면서도, 스스로를 잘 인정해주고

정리가 되어있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확실한 계산 능력과 판단 능력 등의 스킬이 필요한 헤지펀드 트레이더가 아니더라도,

뭔가 스스로를 분석해보고 점검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빡 들었다.

공부가 된 순간이었다.


--


<디 앤서>라는 뉴욕주민의 일기장을 읽고서,

투자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고,

뉴욕주민이라는 사람의 팬도 된 것 같다.

그리고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재점검할 기회를 얻었다.

월스트리트라는 달나라 이야기를

가까이서 읽으며 꽤나 흥미로웠고,

치고박고 이겨내는 에세이가 특히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부디 다음번에는

일상 가득의 에세이를 또 만나고 싶다.

이번 책 <디 앤서>는 일 얘기가 많았는데,

이 사람의 소박한 일상 또한 파고들어보고 싶다.

충분히 재밌을 것 같다.

가끔 이럴 때가 정말 좋다.

우연히 닿은 책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을 때.

:)


--


* 이 글은 위 도서 추천을 목적으로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제공받아

주관적 견해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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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스 슈밥의 위대한 리셋 - 제4차 산업혁명 × 코로나19
클라우스 슈밥.티에리 말르레 지음, 이진원 옮김 / 메가스터디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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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스 슈밥의 위대한 리셋> (COVID-19: THE Great Reset)

다보스포럼의 클라우스 슈밥과 티에리 말르레 지음.

요새 전반적인 경제에 흥미를 두고 살아가고 있는데,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 대한 석학의 시선이 궁금했다.

세계경제포럼의 책이라면

내 궁금증과 지식욕을 채워줄 수 있을 것만 같아서

읽는 데 시간을 두지 않고

탐독했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이 책은 내 생각보다 더

코로나에 전문적인 책이었다.

요새 제목에 코로나를 박으면서, 원래 쓰던 얘기에 코로나를 콧물만큼 묻히는 책들이 있는데,

이 책은 정말 코로나 책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포스트코로나 완전분석서'라고 부르고 싶다.

이 책이 제공하는 시선은

거시적 차원에서 경제, 사회, 지정학, 환경, 기술을 아우르고

미시적 차원에서 트렌드, 산업을 다루고

개인적 차원에서 인간성과 정신건강, 우선순위 등을 이야기한다.

내가 이 책을 읽기 전 기대했던 건

세계경제포럼에 맞는 경제 관련 혜안이었는데,

이 책은 경제 관련 이야기 이상의

더 큰 담론을 꺼내고 있었다.

그래서 읽으면서,

와, 생각보다 거대한 이야기를 다루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특히 그 거대감이 느껴졌던 부분을 살짝 소개하자면,

'탈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페이지도 있고,

'큰 정부'의 역할을 다룬 페이지도 있고,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코로나 복지의 함정을 다룬 페이지도 있다.

내가 몰랐던 이야기를 하는 것도 그렇고,

거대한 이야기 속에 디테일까지 챙기는 것 같아서

이 책이 정말 종합적이구나, 라는 걸 느꼈다.

거대함 뒤로 내가 기대했던 경제 관련 이야기를 다룬 페이지들도 좋았다.

199페이지부터 펼쳐지는 코로나 접촉자 추적과 감시에 대한 페이지에는

'콘택트 트레이싱', '콘택트 트래킹' 이야기를 하며

디지털 추적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220페이지부터 펼쳐지는 디지털화 이야기도 좋았다.

소비자 경험이 비대면으로 흘러간다는 것과

O2O의 중요성, 원격진료 등을 다룬 이야기도 흥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좋았던 페이지는

'코로나 블루'를 다룬 페이지(288).

개인적 차원의 이야기를 꺼내며

코로나로 인한 영향 중 정신건강을 다루는데

이런 이야기까지 하는구나 싶어서, 놀라고 좋았던 페이지였다.

전체적인 감상은 그래서,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다는 느낌.

그냥 내가 사는 동네 이상의

넓은 시선을 잠깐 맛본 느낌이었다.


--

특별히 좋았던 페이지들을 소개해보자면,




영향을 크게 받은 서비스 기업에 대한 이야기 + 백신 관련 이야기.

특히 날카로웠던 페이지.

코로나 회복이 빨라도 2021년 1분기까지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 +

백신 생산, 관련 시설 확장 및 전환 이야기 +

백신 접종 거부자들에 대한 정치적 도전

국가별 경제 가동 수준 차이와

서비스업의 고객 감소 및 소비 축소, 거래 비용 상승 등을 이야기한 것도

미래적 시선이 날카로웠다.

이게 정말 석학의 시선이다, 라고 생각한 페이지였다.



'탈성장'에 대한 페이지는

진짜 놀라운 느낌이었다.

전혀 몰랐던 분야를 책으로 알게 되고,

우주에 대한 지식을 보듯

'탈성장'을 바라보게 되었다.


--



'큰 정부'에 대한 페이지도 좋았다.

한국 정치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는 페이지였다.

다음 서울시장이나 다음 대통령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데,

결국 '큰 정부'를 앞세우는 사람이 자리에 오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


<클라우스 슈밥의 위대한 리셋>

코로나 이후의 세계가 어떻게 흘러갈지 정확한 건 알 수 없다.

변동성 강한 세계다, 정말.

그래도 이 책을 통해

그 미래를 살짝 맛본 것도 같아

놀라움에 흥미로움이 더해진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지식 서적을 잘 읽어봐야겠다.

색다른 재미가 있는 것 같다.

:)


--


* 이 글은 위 도서 추천을 목적으로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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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7-18 0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소란스러운 세상 속 혼자를 위한 책 - 혼자가 좋은 나를 사랑하는 법 INFJ 데비 텅 카툰 에세이
데비 텅 지음, 최세희 옮김 / 윌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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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버밍엄에 사는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데비 텅의

<소란스러운 세상 속 혼자를 위한 책>을 읽었다.

이 책은,

평범해지고 싶은 내향적인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다.

그 안내서의 1단계는,

애쓰지 말 것.

당신은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도 충분히 완벽하니까.

(160)

데비 텅은 MBTI 검사에서 INFJ가 나왔다고 책에도 나오는데,

나의 경우에는 INTJ라서

어느 정도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내향적인 사람을 위한 위로가

조금 더 직접적으로 읽혔던 것 같다.

외향, 내향을 가르는 것이

어디서 에너지를 얻느냐에 따라 다른 것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바깥에서 에너지를 얻으면 외향이고,

안에서 에너지를 얻으면 내향이라는 것.

나 같은 경우에는

바깥에 나가는 시간 자체가 에너지를 잃는 행위인데,

데비 텅 또한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재밌었다.

한국 사회가 바라는 MBTI는 따로 정해져있다는 말이 있다.

유노윤호형이라는 말도 있고 한데,

내향적인 사람들이 갈 곳은

어쩌면 그냥 집 안일 수도 있다.

결국 데비 텅의 선택도

프리랜서였으니까.

그래도 언택트 시대가 더 오면서

내향적인 사람도 그나마 사회에 살 수 있게 해주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 같아 좋다.


--



책 이야기로 돌아가서,

이 책의 원제는 "QUIET GIRL IN A NOISY WORLD: An Introvert's story"로 보인다.

내 마음대로 번역하면

시끄러운 세상 속 조용한 걸 : 내성적인 사람 이야기 인데,

한국어판 제목은 <소란스러운 세상 속 혼자를 위한 책>으로 감성적으로 정해진 것 같다.

책을 읽다 보면,

사회화를 요구하는 세상을 보여주고,

집 안에서 혼자가 되었을 때 진정한 나로 살아갈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 많다.

파티 등 처음 보는 사람과의 불편한 자리와

가족이나 친한 친구들과 있을 때의 아주 편한 자리를 대비해서 보여주고, (32)

비 오는 날을 좋아하는 이유가

외출 없이 집에서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41)

"사람들이랑 있으면 어설프고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려." (43)

이 말은 꽤나 심금을 울리는 문장이었다.

나 또한 세상 속에서 바보 같은 모습이기 때문에.

그렇게 대비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제목에 딱 어울리는

<소란스러운 세상 속 혼자를 위한 책>이 된 것 같다.


--



책의 전체적인 내용 외에도

재밌게 본 페이지를 소개하자면,

'스몰토크'에 관한 페이지였다.

데비는 스몰토크 가운데에서

사라져버리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렸는데,

나는 스몰토크는 거의 불필요한 시간 소모라고 생각하는 점이 있어 공감이 갔다.

몰라도 되고, 알아도 되는 대화를

굳이 입밖으로 꺼내

친밀감을 쌓는다는지,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이

안 친한 사람과 한다면

불필요한 행위라고 생각해서

나도 사라져버리고 싶을 때가 많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상대가 말이 많은 사람이라면,,, 정말...


--



또 공감 갔던 페이지는

말로 하는 것보다, 글로 쓰는 게

더 내 이야기를 잘할 수 있다는 페이지였다.

당장 말로 꺼내기에는

조금 더 생각이 필요하고 어려운데,

천천히 글로 쓰다보면

정리가 되고 잘 말할 수 있는,,

근데 글로밖에 말을 못하는 사람처럼 보일까봐

그게 또 세상 속의 혼자 바보가 되어버린 것 같아

데미지가 될 때가 있기도 했다.

그래서 이 페이지가

조금 더 공감이 가면서

조금 더 읽게 된 페이지였다.

--


<소란스러운 세상 속 혼자를 위한 책>이라는 카툰 에세이를 읽으며,

나 같은 사람이 또 있구나, 하는 위로를 또 얻었고

편안한 마음을 또 먹게 되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게

때로는 벅찬데,

내가 택한 방법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나이를 먹고 세월이 가더라.

데비 텅이 결국 마음 맞는 동반자를 만나

세상을 꾸준히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었듯이,

나 또한 마음 맞는 사람을 만나

잘 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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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고코로
누마타 마호카루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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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오야부 하루히코 대상 수상작이라는 간판을 건,

누마타 마호카루의 장편 소설이

소미미디어를 통해 한국을 찾았다.

영화, 만화 등 다양한 메뉴로 요리되는

<유리고코로>는 역시

읽는 맛이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을 처음 집어든 손길에는

심리를 어떻게 그려냈는가, 에 대한 탐구심과

수상작의 작품성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던 것 같다.

책을 딱 다 읽고,

옮긴이의 말까지 읽고 나서

책을 덮은 순간, 든 감상은

재밌네, 라는 한마디였다.

초반부터 흘러가는 미스터리한 일들이

끝에 가서 재밌게 결맺음되는데,

이건 양자역학의 결맞음 같이 어떠한 연결이 이어지는 것과 같았다.

이 이야기는 하나의 살인 기록이면서

가족의 이야기면서

로맨스였다.

읽는 내내

재밌고 흥미롭게

페이지를 넘겼던 것 같다.



그럼 자세한 이야기로 넘어가서,

일단 이 소설의 정체성과도 맞닿아있는

'살인 기록에 대한 노트'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줄거리 중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게

누가 썼는지 모를 노트를 발견하고

그 안에 담긴 섬뜩한 살인 고백들을

읽어나가는 행위가

스토리 내내 이어지는 것이다.

일단, 살인에 대한 것이 먼저인데

이 살인은

꽤나 흥미로운 살인이다.

하나의 살인이 아니고, 여럿의 살인인데

의도성을 가진 살인들이 펼쳐진다.

그 안에서 내가 기대했던 심리보다

섬뜩하고 소름끼치는 심리가 펼쳐지는데,

와 이럴 수도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하면서도

그 심리 자체가 재미있게 느껴졌던 것 같다.

뻔하지 않고, 더 흥미롭고 몰입감 있게 읽혔던 것 같다.

그리고 이건 기록이라는 점에서

읽는 행위와 연결된다.

소설 안의 또 다른 텍스트는,

읽는 행위를 두 배로 더 즐겁게 해주는 효과를 주는 것만 같았다.

옮긴이의 말을 빌리면,

너무나 살벌하고 잔인한 세계가 날 것 그대로 벌어지기에

눈을 돌리고 싶지만 거기에는 펄떡펄떡 뛰는 인간의 마음이 고스란히 숨 쉬고 있어

끝내 고개를 돌리지 못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327)

정말 그 말 그대로인 것 같다.

이 소설 속의 살인 기록을 읽어나가면서

찌릿하면서도 짜릿한 느낌을 받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나는 이 소설에서

'로맨스'라는 것에

좀 더 새로운 재미를 느끼며 읽어나갔다.

단순한 살인 기록이 아니라

가족의 역사이자

스토리가 되는 점에서도 재미가 있고,

살인의 기록 와중에도

펼쳐지는 로맨스는

또 다른 짜릿함을 준다는 것이 재미가 있었다.

영혼이 없던 사람이

영혼을 획득하는 느낌으로,

로맨스를 처음 알아가는 장면이

특히 신선한 공기를 소설 속으로 불어넣어주고 있어서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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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유리고코로>는

짜릿하고 소름 돋는 살인 기록 훔쳐보기 에다가

로맨스를 곁들인

재미난 책이었다.

마치 <살인자의 기억법>이나 <살인의 추억> 같은 느낌도 있고,

'한니발'을 떠올리게도 해서

더 재미있었던 책이었다.

언제나 미스터리, 하드보일드는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며

땀나는 몰입감과

숨 쉴 수 없는 긴장감을 가져다준다는 점에서

좋은 장르 같다.

나른한 일상을

깨워주는 시원한 바람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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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나의 기억
손승휘 지음, 이재현 그림 / 책이있는마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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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배경으로 한 동화 같은 이야기 <지난겨울 나의기억>을 읽었다.

<첫눈보다 네가 먼저 왔으면 좋겠다>로 고양이 이야기를 먼저 했던 적이 있는 손승휘 작가님의 책이었다.

이재현님의 멋진 배경과 아기자기 오밀조밀한 그림들도 좋게 다가왔다.

길고양이의 삶이 그렇듯,

고양이의 겨울을 담은 이 책 또한 애잔함이 묻어나왔다.

동네고양이, 길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관련 도서를 가끔씩 읽곤 하는데,

이 책 또한 내게 되게 의미 있게 읽혔다.


--



<지난겨울 나의기억>은

버려지면서 시작하는 이야기인데,

끝 또한 버려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안 좋았다.

추운 겨울이 될 수록 길고양이 생각이 더 나는데,

딱 그때 버려져 길거리를 헤매다 으아리파라는 고양이 조직에게 당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으아리가 나름 좋은 보스 고양이여서 다행이었다.

버려진 두 고양이 중 하나는 거둬들이려고 하고,

감히 자신을 배신하고 생선 반 토막을 훔친 고양이를 용서하며 칭찬도 하는 그런 멋진 보스였다.

그리고 런치 카페에서 뒹굴거리는 고양이들 이야기도 좋았다.

선생님 같이 고양이에 대해서 알려주는 것도 좋았다.

--



이 책은 '메리 크리스마스' 같은 느낌의 책은 아니다.

길고양이의 삶을 다루며

인간의 삶 또한 녹여냈는데

행복하지만은 않은 이야기였다.

동네 고양이의 동네까지 다루다보니

그 무게가 더 크게 다가왔다.

그래서 책을 덮는데

왠지 모르게 시간이 더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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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나의기억>을 통해

고양이에 대한 또 다른 기억이 생겼다.

책 속에 나온 고양이의 겨울을 떠올리며

좀 더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서 봄이 왔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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