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고코로
누마타 마호카루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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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오야부 하루히코 대상 수상작이라는 간판을 건,

누마타 마호카루의 장편 소설이

소미미디어를 통해 한국을 찾았다.

영화, 만화 등 다양한 메뉴로 요리되는

<유리고코로>는 역시

읽는 맛이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을 처음 집어든 손길에는

심리를 어떻게 그려냈는가, 에 대한 탐구심과

수상작의 작품성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던 것 같다.

책을 딱 다 읽고,

옮긴이의 말까지 읽고 나서

책을 덮은 순간, 든 감상은

재밌네, 라는 한마디였다.

초반부터 흘러가는 미스터리한 일들이

끝에 가서 재밌게 결맺음되는데,

이건 양자역학의 결맞음 같이 어떠한 연결이 이어지는 것과 같았다.

이 이야기는 하나의 살인 기록이면서

가족의 이야기면서

로맨스였다.

읽는 내내

재밌고 흥미롭게

페이지를 넘겼던 것 같다.



그럼 자세한 이야기로 넘어가서,

일단 이 소설의 정체성과도 맞닿아있는

'살인 기록에 대한 노트'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줄거리 중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게

누가 썼는지 모를 노트를 발견하고

그 안에 담긴 섬뜩한 살인 고백들을

읽어나가는 행위가

스토리 내내 이어지는 것이다.

일단, 살인에 대한 것이 먼저인데

이 살인은

꽤나 흥미로운 살인이다.

하나의 살인이 아니고, 여럿의 살인인데

의도성을 가진 살인들이 펼쳐진다.

그 안에서 내가 기대했던 심리보다

섬뜩하고 소름끼치는 심리가 펼쳐지는데,

와 이럴 수도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하면서도

그 심리 자체가 재미있게 느껴졌던 것 같다.

뻔하지 않고, 더 흥미롭고 몰입감 있게 읽혔던 것 같다.

그리고 이건 기록이라는 점에서

읽는 행위와 연결된다.

소설 안의 또 다른 텍스트는,

읽는 행위를 두 배로 더 즐겁게 해주는 효과를 주는 것만 같았다.

옮긴이의 말을 빌리면,

너무나 살벌하고 잔인한 세계가 날 것 그대로 벌어지기에

눈을 돌리고 싶지만 거기에는 펄떡펄떡 뛰는 인간의 마음이 고스란히 숨 쉬고 있어

끝내 고개를 돌리지 못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327)

정말 그 말 그대로인 것 같다.

이 소설 속의 살인 기록을 읽어나가면서

찌릿하면서도 짜릿한 느낌을 받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나는 이 소설에서

'로맨스'라는 것에

좀 더 새로운 재미를 느끼며 읽어나갔다.

단순한 살인 기록이 아니라

가족의 역사이자

스토리가 되는 점에서도 재미가 있고,

살인의 기록 와중에도

펼쳐지는 로맨스는

또 다른 짜릿함을 준다는 것이 재미가 있었다.

영혼이 없던 사람이

영혼을 획득하는 느낌으로,

로맨스를 처음 알아가는 장면이

특히 신선한 공기를 소설 속으로 불어넣어주고 있어서 인상깊었다.


--


소설 <유리고코로>는

짜릿하고 소름 돋는 살인 기록 훔쳐보기 에다가

로맨스를 곁들인

재미난 책이었다.

마치 <살인자의 기억법>이나 <살인의 추억> 같은 느낌도 있고,

'한니발'을 떠올리게도 해서

더 재미있었던 책이었다.

언제나 미스터리, 하드보일드는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며

땀나는 몰입감과

숨 쉴 수 없는 긴장감을 가져다준다는 점에서

좋은 장르 같다.

나른한 일상을

깨워주는 시원한 바람 같은 책이었다.


--


* 이 글은 위 도서 추천을 목적으로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제공받아

주관적 견해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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