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의 아이들 - 시력으로 가득한 땅끝에서 이민아 목사가 체험한 기적과 치유의 이야기
이민아 지음 / 열림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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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아 목사님께서 소천하신지 10주년이 되었습니다. 지성과 영성으로 우리의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해주셨던 이민아 목사님은 몇 권의 책을 남기셨는데, 그 중 첫 번째 책인 땅끝의 아이들이 10주년 기념 개정판으로 재출간되었습니다.

 

땅끝의 아이들은 이민아 목사님이 자신의 방황하던 시절과 회심의 과정 등을 간증으로 풀어낸 신앙 에세이입니다. 목사님은 모두가 다 아는 유력가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늘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안고 살아가셨습니다.

 

저정도로 저명한 아버지와 풍족한 집안에서 성장한다면 당연히 아이가 잘 성장할 거라고 모두들 입을 모아 이야기했고, 실제로 목사님은 명문여대를 조기졸업하고 미국 로스쿨에서 학위를 받은 후 검사 생활을 하며 승승장구하는 삶을 사셨습니다.

 

그러나 목사님께서는 누구에게도 말하기 힘든 내면의 아픔과 목마름이 있었습니다. 학창시절 잠을 이루지 못해 아버지의 술을 몰래 훔쳐 먹기도 하고, 성인이 된 후에도 애정결핍으로 늘 세상의 구원을 찾아 헤매곤 했습니다.

 

미국으로 건너가 온갖 고생을 했지만, 가족들에겐 괜찮은 척 했습니다. 속은 계속해서 썩어들어가고 있는데, 겉으로는 잘 사는 척, 행복한 척 하며 그저 눈 앞에 닥친 일들을 처리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아이를 낳고, 이 아이가 자신이 겪었던 외로움과 상처를 그대로 안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목사님은 교회에 가 무릎을 꿇게 됩니다.

 

자신이 못 받았던 하나님의 사랑을 아이에게 주고 싶었지만, 그 사랑을 어떻게 주는지 감조차 잡기 힘들었습니다. 이혼과 재혼, 쫓기듯 살아가다 도망치듯 한국에 들러 아버지의 집에 들어갔을 때, 목사님은 두려웠습니다. 자신의 삶이 실패한 것 같았고, 아버지가 자신을 부끄러워하실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사랑은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습니다. 아버지는 서른이 넘은 출가한 딸의 방을 여전히 비워두고 있었고,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온 딸을 아무 조건없이 푹 쉬게 해주었습니다. 아버지의 사랑은 조건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목사님의 터닝포인트가 시작됩니다.

 

이민아 목사님이 평생을 갈구해온 사랑은 조건있는 사랑이었습니다. 내가 사랑받을만한 조건이 되면, 내가 예쁜 짓을 하면, 내가 공부 열심히 하면, 내가 사고 안 치고 말 잘 들으면 받게 되는 사랑이었습니다. 그러나 조건 있는 사랑은 절대로 채워지지 않고 갈증만을 심하게 불러왔고, 결국엔 자신을 학대하는 수준까지 가게 만들었습니다.

 

목사님이 하나님을 만나고 깨닫게 된 아버지의 사랑은 조건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저 아버지이기에 딸에게 주는 완전한 사랑이었습니다. 목사님이 스스로 오해하여 아버지를 전혀 다른 인물로 그리고, 그 조건을 채우기 위해 헛된 걸음을 해왔던 것입니다.

 

책을 읽기 전엔 책 제목인 땅끝의 아이들이 목사님께서 검사 시절에 만났던 문제아들에 관한 것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그 아이는 목사님 자신이었고, 목사님의 자녀 이야기였으며, 우리 부모님들의 어린 시절이었고, 지금 방황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목사님은 단호하게 이야기하십니다. 지금 회심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 땅끝의 아이들이라고요. 이혼, 아들의 죽음, 자신의 질병, 아버지에 대한 원망 등 책 속의 내용들은 때론 심각하지만 어떤 면에선 지극히 평범한 우리네 이야기들입니다. 살면서 이런 고난을 모두 피해가는 분들은 없을 것입니다.

 

저는 지난 시절을 돌아보며 몇가지 후회되는 순간들을 계속해서 가슴에 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그 사건들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목사님이 병이 없으셨다면 어땠을까? 아들이 죽지 않았다면? 이혼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보기엔 당연히 그것들이 훨씬 좋아보일 것입니다. 그런데 목사님의 삶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내니 그 모든 이야기들이 영접으로 가는 중요한 징검다리가 되어주었습니다.

 

여러분의 삶에서 꼭 제하고 싶은 일들이 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 모든 버려지는 순간들마저 사용하시어 자신의 아이를 만들어 가십니다.

 

땅끝의 아이들로 살고 계십니까? 이민아 목사님 소천 10주기를 맞아 재출간 된 첫 책을 통해 하나님의 아이라는 정체성을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우리 앞에는 아무 조건없이 두 팔 벌려 기다리시는 하나님 아버지가 계십니다. 그 깊은 사랑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 여러분이 되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아이들입니다.






본 리뷰는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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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일의 지혜로운 인간생활 - 님을 위한 행복한 인간관계 지침서
김경일 지음 / 저녁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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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고해입니다. 삶을 살아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일 것입니다.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 앞에 우리는 작아집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주저앉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의 마음입니다. 나를 괴롭게 하는 저 사람을 어떻게 할 순 없지만 그것에 대한 내 마음가짐은 바꿀 수 있습니다.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님께서 집필하신 김경일의 지혜로운 인간생활은 삶의 곳곳에서 마주하는 상황과 감정에 대한 심리학적 가이드북 같은 책입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나와 타인, 관계와 상황을 좀 더 전문적이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최근 인터넷을 봐도, 또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참 많은 사람들이 이분법적 사고에 갇혀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좋은 것과 나쁜 것, 내 편과 니 편, 해야할 것과 회피해도 되는 것으로 나누어 간단하게 처리해버립니다. 아마도 관계를 복잡하게 인지할 수록 정신적 스트레스도 커지고, 뇌가 분별해야 할 상황들이 많아지기에 의도적으로 그런 상황을 피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 책에선 평가 기준을 조금 더 세밀하게 나누어 볼 것을 추천합니다. 단순히 문제가 있다, 문제가 없다의 수준이 아니라 1부터 10까지 촘촘하게 나누어 생각해본다면, 저 사람을 바라보는 나의 감정도 분명 달라질 것입니다. 이전까진 싫은 사람, 좋은 사람으로만 생각했었는데, 치밀하게 나누어 보면 무조건 싫은 사람 카테고리에 넣기에는 나에게 도움이 되거나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을 가진 사람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평가의 단순화를 경계하고 조금 더 관계에 마음을 쏟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나와 아예 관점이 다른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같은 기준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맞춰보겠지만 애초에 관점 자체가 다르다면요? 이 책에선 관점이 다른 사람은 오히려 나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나라들은 제국주의적 성향의 독재국가들이었습니다. 우리가 인간관계를 풀어갈 때 하나의 관점을 강요하고 이에 대한 일사분란한 움직임만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면 당장에는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론 최선의 결과를 도출해내질 못합니다.

 

갈등이 무조건 나쁜 것이고 피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오히려 갈등으로 인해 공동체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고,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면 우리는 적극적이고 낙관적으로 갈등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좋게 느껴진 다고 꼭 유익한 것이 아니며 나쁘게 느껴진다고 나에게 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순간의 감정에 휩쓸려 그것을 유일한 판단기준으로 삼는 우를 범해서는 안됩니다. 관계와 감정, 상황과 타인에 대해 조금 더 침착하게 생각해본다면 꼭 좋은 것이 좋은 것은 아니고, 나쁜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설명해줄 수 있게 됩니다.

 

심리에도 지도가 있을까요? 내 마음의 길에 대해 재미있게 유쾌하게 설명해주는 참 좋은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김경일의 지혜로운 인간생활을 통해 이 복잡한 관계의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낼 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어보세요.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해결방법이 조금은 뚜렷하게 보이게 되실 것입니다.

 

조금 더 안정되고 자유로운 관계를 누리고 싶으신 모든 분들께 김경일의 지혜로운 인간생활를 적극 추천드립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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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배우는 최강의 주식 입문 - 억만장자를 향하여!
야스츠네 오사무 지음, 요시무라 요시 그림, 오시연 옮김 / 지상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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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세상이 주식 열풍입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주식을 다루고, 직장인 중에 주식을 시작하지 않은 동료들은 한 명도 없어 보이기까지 합니다. 나만 뒤쳐진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에 뒤늦게 주식을 시작해보지만, 주식이란 것도 본업만큼이나 어렵고 복잡한 영역입니다. 어디에 손을 대야 할지,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도통 감이 잡히질 않고, 막막하기만 합니다.

 

이번에 번역 출간된 만화로 배우는 최강의 주식 입문은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애니메이션 풍 그림을 통해 주식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는 놀라운 책입니다. 한 권의 만화책을 읽듯이 편안하게 읽어나가다보면 우리를 난감하게 만들었던 주식 용어와 투자법에 대해 상세하게 깨우쳐 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져 있습니다.

 

이 책은 주가가 오르는 이유 등 주식프로들에게는 너무 당연해서 설명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는 내용부터 풀어서 알려줍니다. 증권사 홈페이지나 트레이딩 앱에서 호가창을 통해 시장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방법을 표를 통해 직관적으로 설명해줍니다. 처음엔 책을 읽으며 당연한 얘기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그만큼 초보자들을 배려해 기초를 닦아주는 것이기에 주식 입문 서적으론 더할나위없이 좋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식의 기본을 배우고 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투자에 관한 팁들을 전수해줍니다. 인터넷에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짜 정보를 가려내는 것이 중요한데, 이 책에선 개미들이 어떤 식으로 세력에게 당하는 가를 먼저 설명해줍니다. 이른바 설거지로 불리우는 가짜 정보로 인해 손실을 떠안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 이 책에서 소개해주는 분석법들을 통해 나만의 투자법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어떤어떤 주식이 좋다더라, 미래엔 이게 뜬다더라 하는 뜬구름잡는 정보가 아닌, 실제 기업이 공시한 재무상태표 공시를 확인해보고 이를 자신의 힘으로 읽어내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또한 경제신문 기사를 통해 확인된 정보를 골라내는 것도 빼먹어서는 안되는 아주 중요한 과정입니다. 이 책에선 이 과정들을 모두 소개해줌으로써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차트를 보는 눈을 키울 수 있도록 관련 팁들을 전수해주는 데 있었습니다. 그래프의 움직임을 순간순간 분석하여 이 기울기가 의미하는 바에 대해 고민해보고 답을 내릴 수 있도록 각각의 상태를 디테일하게 설명해줍니다.

 

또한 잘 공부해도 마지막에 휩쓸리거나 실수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부분과 돈 못 버는 사람의 투자형태, 불법적인 방법 등 까지 알려주며 피해야 할 길들을 확실히 짚어줍니다. 읽으면 읽을 수록 참 꼼꼼한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 책이 아니라 일본의 책이기 때문에 책에서 사용되는 돈의 단위로 엔화를 사용하고, 각종 서식과 문서들도 모두 일본의 것들입니다. 예시로 든 기업들도 일본의 것들이고, 중간중간 일본에서는 이렇다는 식의 서술이 나와 이게 우리나라에 얼만큼 적용되는 것인지 의아한 순간들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국과 명확히 다른 부분은 책의 마지막에 일정 부분을 할애하여 지적해주기 때문에 이를 참고해가며 정보를 습득하면 되고, 무엇보다 역자가 회계학 전공자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내용은 번역 과정에서 바로 잡아주었을 것이란 신뢰를 갖게 되었습니다.

 

주식의 세계에 들어가고 싶은데, 왠지 돈만 잃고 나올까봐 걱정되는 분들께 만화로 배우는 최강의 주식 입문을 추천드립니다. 이 책을 통해 다른 어려운 주식책에서는 배우지 못했던 깨알같은 팁들을 가장 쉽고 캐쥬얼하게 배워보세요. 책에 약한 분들도 이 책이라면 편안한 마음으로 정보를 얻어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더 늦기 전에 주식의 세계를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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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지어 주고 싶은 날들이 있다 - 나의 작은 날들에게
류예지 지음 / 꿈꾸는인생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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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삶을 에세이로 남긴다면 어떤 순간들을 기록하실 건가요? 대학 합격, 결혼, 출산, 승진 등 다른 사람들에게 축복받을 만한 반짝반짝한 순간들이 있습니다. 아마 대부분 그런 기억들을 텍스트로 남기고 싶으실 겁니다.

 

그런데 지금의 나를 만든 게 그런 반짝반짝한 순간들 뿐이냐, 내가 나인 이유가 오직 그것들이 있었기 때문이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하기 힘듭니다. 그런 순간들은 대부분 찰나에 불과하고 우리 삶의 대부분은 누구에게 말하기도 민망한 평범하고 작은 날들의 연속이니까요.

 

류예지 작가님이 집필하신 에세이, 이름 지어 주고 싶은 날들이 있다는 작가님의 작은 날들을 모아 책으로 엮어낸 것입니다.

 

여러분에게도 잊고 싶어도 쉬 잊혀지지 않는 작은 날들이 있으신가요? 아주아주 슬픈 사건이 발생한 날이라면 에세이에 남길만 하지만 그렇게 대단하지도 못한 채 그냥 내 자신만 쪼그라들었던 하찮은 날들이요.

 

책을 읽으며 별 것 아닌데 나를 움츠러 들게 했던 순간들, 여전히 기억에 남아 나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부끄러운 순간들이 오버랩되어 지나감을 느꼈습니다.

 

왼손잡이라는 이유로 밥상머리에서 핀잔을 들었던 기억, 패밀리 레스토랑에 처음 가서 능숙하게 주문하고 식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괜히 기죽어서 남들 하는 행동을 관찰하고 따라했던 기억들은 친구와의 대화에서 에피소드로 쓰기에도 부족한 별거 아닌 일들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늘어놓는다면 관심도 없는 니 얘기를 뭐 그렇게 구구절절 늘어놓니, 너무 TMI 아니야? 하는 면박을 대놓고 하지는 않겠지만 모두들 속으로 그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데 작가님은 이 작은 날들을 구태여 기록해놓습니다. 남들에겐 어쩌라고 싶은 이야기들이지만, 결국 이 작은 날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으니까요. 내가 나를 잘 이해하고 싶다면, 이 작은 날들을 잘 살펴 보아야 합니다.

 

힘겨운 하루를 마치고 퇴근하는 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별 것도 아닌 말에 마음이 상한 날, 나중에 친구에게 그 때 이러이러했다고 이야기를 꺼내기도 민망하고, 주변에 이야기해도 니가 예민한 거라며 공감도 받을 수 없는 그저 내 감정이 변덕을 부린 순간, 그런데 그 하찮은 순간을 글로 기록하니 추억이 되고, 나를 객관적으로 보게 되며, 내 감정을 좀더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책을 읽어갈 수록 글의 힘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내버려 두면 공기처럼 흩어지고 사라져 버리는 나의 하루들이, 하얀 종이 위 검은 글씨로 새겨지면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오늘의 나를 영원히 살게 해주는 것은 아닐까.

 

중학생 때 쓴 글을 보면 분명 내가 쓴 글인데 남이 쓴 글 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대화한다면 우리는 서로를 잘 이해할까요? 그 아이도 나고, 나도 나니까 서로 오해없이 대화할 수 있을까요? 왠지 그렇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때의 나는 어디에 있을까요? 그때의 나는 지금은 완전히 없어져 버린 것일까요?

 

기억 저편에 쪼그리고 앉아 숨어있는 작은 아이를 불러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류예지 작가님의 이름 지어 주고 싶은 날들이 있다를 통해 별 의미없는 과거의 오늘을 만나보세요. 조선왕조실록처럼 장대한 서사는 없지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나만의 역사를 만나보시게 될 것입니다.

 

모든 하루에는 나름의 가치와 의미가 있습니다. 오늘도 그러하고 어제도 그러합니다. 매일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평범한 여러분들게 이 책, 이름 지어 주고 싶은 날들이 있다를 적극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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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다시 살게 한다 - 유나 아빠의 애도 일기
김동선 지음 / 두란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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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살면서 모든 것이 끝나버린 듯한 상실과 절망의 순간을 맞이하곤 합니다. 특히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대할 때가 그렇습니다. 죽음은 그야말로 끝이기에 어떠한 희망도, 기대도 품을 수 없습니다. 겉잡을 수 없이 낙심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디에서 위로를 구해야 할까요?

 

일곱 살 딸 아이를 뇌출혈로 떠나보낸 김동선 목사님께서 집필하신 신간, 사랑이 다시 살게 한다 는 상실을 대하는 크리스천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생생한 신앙 에세이입니다. 저는 최근 미래를 불확실하게 만드는 암담한 사건을 겪었고,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낙심해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겪은 고통보다 몇 배는 더 큰, 자녀를 잃는 고통을 겪으신 목사님은 그 상황을 어떻게 견뎌내셨을지가 궁금해졌습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조심스레 다시 일어난다. 이 절망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이유는 나사렛 예수가 더 이상 이 무덤에 없기 때문이다." (p.35)

 

사흘 전 병원으로 떠났던 아이가 유골이 되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출생신고서를 작성했던 아비는 이제 아이의 사망신고서를 작성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입니까? 하나님이 살아계신데 어떻게 믿는 가정에 이런 불행이 닥칠 수 있습니까?

 

그러나 남겨진 가족들은 갈가리 찢겨진 마음 사이로 예수님의 찢겨진 상처를 보게 됩니다. 아이가 떠나기 전날은 가족 외식이 잡혀 있던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다른 약속으로 가족 외식이 취소되었고, 아이는 엄마가 해준 김치볶음밥을 먹습니다. 김치볶음밥을 먹은 후엔 함께 목욕을 했고, 죄에 대해 고백했으며, 천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상황, 대단할 것 없는 평범한 하루였지만, 아이는 마지막으로 엄마가 해주는 음식을 나눠 먹었고, 마치 강에서 세례를 받듯이 욕조에서 죄 고백을 했습니다. 의미없이 나열된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나름의 의미를 찾아갈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서 행하신 일들도 사람의 눈으로 보면 대부분 평범한 인간의 삶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눈으로 의미를 부여하면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들이 다르게 해석되어질 수 있습니다. 구속의 역사 안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의미를 가지며 특별한 역할을 반짝하고 감당해낸 후 그분의 품에 영원토록 안기는 것입니다.

 

고통의 순간에 만나는 하나님은 낯선 하나님입니다. 우리의 필요를 외면하시고, 우리에게 돌을 주시며, 우리를 물어뜯으려고 달려드는 하나님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거대한 충격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가둬놓고 제한해왔던 하나님이 아닌, 나의 이해 밖에 계신 하나님을 인식하게 됩니다. 자신의 독생자에게 십자가를 지게 하신 하나님, 신실한 종교인들보다 죄인들을 더 사랑하셨던 하나님, 백마리 양보다 한마리 잃어버린 양을 애타게 찾으시는 하나님을 보게 됩니다. 고난을 통해 우리는 교만의 안경을 강제로 벗게 되고, 죽음과 부활의 하나님을 목놓아 찾게 됩니다.

 

아무리 고된 연단의 과정을 거쳐도 우리는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는 존재들입니다. 그러나 큰 고난 후에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나 자신을 비로소 인정하게 됩니다. 고통 가운데 처한 사람을 구해줄 수는 없지만 그들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됩니다. 그렇게 우리의 마음은 상처의 치유를 반복해가며 조금씩 예수님의 마음을 닮아갑니다.

 

고통을 겪은 사람들에겐 예수님의 향기가 납니다. 우리의 고통은 전부 이해되진 않을지라도 어떤 의미가 있었음을 이제는 압니다. 아직 어두운 터널에 갇혀 어찌할바를 모르고 방황하고 계신 분들께 이 책, 사랑이 다시 살게 한다 를 추천드립니다. 가장 깊은 상처를 통해 십자가를 보게 되고, 가장 깊은 어둠을 통해 부활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보다 먼저 상실과 낙담을 겪은 한 가정의 이야기를 읽어보시고,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하는 계기를 갖게 되시길 바랍니다. 이 길 위에 서계신 예수님이 우리의 모든 걸음걸음을 함께 해주심을 믿으며, 힘겨운 한걸음을 뗍시다. 사랑이 다시 살게 합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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