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의 아이들 - 시력으로 가득한 땅끝에서 이민아 목사가 체험한 기적과 치유의 이야기
이민아 지음 / 열림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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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아 목사님께서 소천하신지 10주년이 되었습니다. 지성과 영성으로 우리의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해주셨던 이민아 목사님은 몇 권의 책을 남기셨는데, 그 중 첫 번째 책인 땅끝의 아이들이 10주년 기념 개정판으로 재출간되었습니다.

 

땅끝의 아이들은 이민아 목사님이 자신의 방황하던 시절과 회심의 과정 등을 간증으로 풀어낸 신앙 에세이입니다. 목사님은 모두가 다 아는 유력가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늘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안고 살아가셨습니다.

 

저정도로 저명한 아버지와 풍족한 집안에서 성장한다면 당연히 아이가 잘 성장할 거라고 모두들 입을 모아 이야기했고, 실제로 목사님은 명문여대를 조기졸업하고 미국 로스쿨에서 학위를 받은 후 검사 생활을 하며 승승장구하는 삶을 사셨습니다.

 

그러나 목사님께서는 누구에게도 말하기 힘든 내면의 아픔과 목마름이 있었습니다. 학창시절 잠을 이루지 못해 아버지의 술을 몰래 훔쳐 먹기도 하고, 성인이 된 후에도 애정결핍으로 늘 세상의 구원을 찾아 헤매곤 했습니다.

 

미국으로 건너가 온갖 고생을 했지만, 가족들에겐 괜찮은 척 했습니다. 속은 계속해서 썩어들어가고 있는데, 겉으로는 잘 사는 척, 행복한 척 하며 그저 눈 앞에 닥친 일들을 처리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아이를 낳고, 이 아이가 자신이 겪었던 외로움과 상처를 그대로 안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목사님은 교회에 가 무릎을 꿇게 됩니다.

 

자신이 못 받았던 하나님의 사랑을 아이에게 주고 싶었지만, 그 사랑을 어떻게 주는지 감조차 잡기 힘들었습니다. 이혼과 재혼, 쫓기듯 살아가다 도망치듯 한국에 들러 아버지의 집에 들어갔을 때, 목사님은 두려웠습니다. 자신의 삶이 실패한 것 같았고, 아버지가 자신을 부끄러워하실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사랑은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습니다. 아버지는 서른이 넘은 출가한 딸의 방을 여전히 비워두고 있었고,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온 딸을 아무 조건없이 푹 쉬게 해주었습니다. 아버지의 사랑은 조건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목사님의 터닝포인트가 시작됩니다.

 

이민아 목사님이 평생을 갈구해온 사랑은 조건있는 사랑이었습니다. 내가 사랑받을만한 조건이 되면, 내가 예쁜 짓을 하면, 내가 공부 열심히 하면, 내가 사고 안 치고 말 잘 들으면 받게 되는 사랑이었습니다. 그러나 조건 있는 사랑은 절대로 채워지지 않고 갈증만을 심하게 불러왔고, 결국엔 자신을 학대하는 수준까지 가게 만들었습니다.

 

목사님이 하나님을 만나고 깨닫게 된 아버지의 사랑은 조건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저 아버지이기에 딸에게 주는 완전한 사랑이었습니다. 목사님이 스스로 오해하여 아버지를 전혀 다른 인물로 그리고, 그 조건을 채우기 위해 헛된 걸음을 해왔던 것입니다.

 

책을 읽기 전엔 책 제목인 땅끝의 아이들이 목사님께서 검사 시절에 만났던 문제아들에 관한 것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그 아이는 목사님 자신이었고, 목사님의 자녀 이야기였으며, 우리 부모님들의 어린 시절이었고, 지금 방황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목사님은 단호하게 이야기하십니다. 지금 회심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 땅끝의 아이들이라고요. 이혼, 아들의 죽음, 자신의 질병, 아버지에 대한 원망 등 책 속의 내용들은 때론 심각하지만 어떤 면에선 지극히 평범한 우리네 이야기들입니다. 살면서 이런 고난을 모두 피해가는 분들은 없을 것입니다.

 

저는 지난 시절을 돌아보며 몇가지 후회되는 순간들을 계속해서 가슴에 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그 사건들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목사님이 병이 없으셨다면 어땠을까? 아들이 죽지 않았다면? 이혼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보기엔 당연히 그것들이 훨씬 좋아보일 것입니다. 그런데 목사님의 삶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내니 그 모든 이야기들이 영접으로 가는 중요한 징검다리가 되어주었습니다.

 

여러분의 삶에서 꼭 제하고 싶은 일들이 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 모든 버려지는 순간들마저 사용하시어 자신의 아이를 만들어 가십니다.

 

땅끝의 아이들로 살고 계십니까? 이민아 목사님 소천 10주기를 맞아 재출간 된 첫 책을 통해 하나님의 아이라는 정체성을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우리 앞에는 아무 조건없이 두 팔 벌려 기다리시는 하나님 아버지가 계십니다. 그 깊은 사랑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 여러분이 되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아이들입니다.






본 리뷰는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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