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이는 메타버스 그림책 한눈에 보이는 그림책
한선관, 서정원, 박미림 지음 / 성안당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메타버스에 대해 들어보셨습니까? 스파이더맨 영화를 보면서 들어보셨다고요? 그건 멀티버스 입니다. 온 세상이 메타버스로 난리인데 아직 메타버스의 정의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계십니까?

 

지난 정권에서 어린이날 공식 행사를 진행하는 데 이를 메타버스 세계관에서 개최한다고 공지한 바 있었습니다. 행사 당일이 되자 마인크래프트 캐릭터로 만들어진 대통령과 영부인이 가상 세계에서 어린이들을 맞이했습니다. 기성세대들은 저게 뭔가 갸우뚱했지만, 어린 세대들에게 메타버스는 이미 너무도 친숙한 것이었습니다.

 

이번에 경인교육대학교 컴퓨터교육과 한선관 교수님과 같은 대학에서 인공지능 융합교육을 전공한 서정원, 박미림 선생님께서 한눈에 보이는 메타버스 그림책이라는 책을 출간하셨습니다. 이 책은 이미 다가온 메타버스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기성세대들에게 가장 쉽고 명쾌하게 메타버스를 이해시켜줄 놀라운 기획입니다.

 

이 책에선 메타버스의 개념에 대한 기본적이 이해 뿐 아니라, 메타버스가 실제 우리 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가상 현실과 현실 세계는 어떻게 다른 지에 대해 상세히 다뤄갑니다.

 

메타버스는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현실과 함께 존재하지만 가상에 존재하는 가상 현실인 것입니다. 메타버스가 핫해진 데는 NFT의 등장이 큰 몫을 했습니다. 가상 화폐과 디지털 자산으로 인해 부자가 되는 사람을 보며 전세계 많은 이들이 가상 세계가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메타버스는 굳이 코인을 하지 않는 이들도 피해갈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삶에 밀접하게 다가와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현실의 특정 지점을 찍어가며 진행하는 포켓몬GO 게임이나, 특정 제품이나 QR코드를 촬영하면 이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확장해 보여주는 개념 역시 메타버스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5G 통신보다 빠른 6G 통신의 시대가 열리면 클라우드 컴퓨터도 보편화 될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나만의 가상 컴퓨터를 구동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이 책에선 거기서 더 나아가 웨어러블 컴퓨터의 시대까지 소개해줍니다.

 

NFT, 블록체인, 가상화폐 이런 것들도 모두 메타버스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여러분은 현존하지 않는 동전이 어떻게 가치를 지닐 수 있는지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고 계십니까? 암호화폐와 디지털서명, 현실의 돈보다도 강력한 보안 성능을 가진 가상 화폐의 존재 이유와 의미에 대해 이 책은 그림을 적극 활용해 명쾌한 설명을 전해줍니다.

 

가상의 세계를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많은 책들이 있지만, 텍스트로만 설명을 들으니 전혀 와닿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책, 한눈에 보이는 메타버스 그림책은 달랐습니다. 눈이 피로할 정도로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캡처화면과 자료들, 컬러풀한 그림을 통해 메타버스를 설명해주니 글로는 이해하기 힘들었던 내용들도 직관적으로 팍 이해가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언컨대 그 어디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설명을 들어도 이 책보다 쉽게 이해시켜주는 툴은 만나실 수 없을 겁니다.

 

게임과 코인을 넘어 의료, 정치, 경제, 문화에까지 세상을 뒤바꿔버릴 놀라운 혁명, 메타버스가 이미 우리 앞에 다가왔습니다. 한눈에 보이는 메타버스 그림책을 통해 더이상 뒤쳐지지 말고 메타버스의 흐름을 이해해보세요. 함께 있지만 따로 있는, 현실의 가상세계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시게 될 겁니다. 한눈에 보이는 메타버스 그림책을 꼭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트렌드 코리아 2024 - 청룡을 타고 비상하는 2024를 기원하며!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지 않으면 한 해가 마무리 되지 않습니다. 판매자에게도 소비자에게도 가장 확실한 소비 트렌드의 길을 제시해주는 트렌드 코리아가 드디어 2024 버전으로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4는 다가오는 2024년을 예측하기만 하는 책이 아닙니다. 이 책은 상당히 많은 분량을 할애해 2023년을 정리해갑니다. 제가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사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단순히 미래 소비 트렌드를 읽기 위한 책이 아니라, 다사다난했던 한 해의 이슈와 중심들을 이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할 수 있기 때문에 트렌드 코리아를 매년 구입하여 읽다보면 언제라도 그 시절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이었는가를 빠르게 돌아볼 수 있게 됩니다. 시대를 기록하는 한국의 일기장과도 같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2023년엔 알파세대가 소비시장의 전면에 등장했습니다. Gen Z와 합성돼 잘파세대라고도 불리우는 어린 세대가 소비시장의 핵으로 떠오른 것은 어찌보면 상당히 놀라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지난 십수년간 우리나라는 유례없는 초저출산을 경험했기에 자연히 어린 세대는 소비시장에서 소외되어 갈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분석은 달랐고, 트렌드 코리아는 이것 역시 정확하게 예측해냈습니다. 엄빠 명의의 카드를 쓰고, 사주는 대로 입고 먹는 세대가 아닌, 자신의 명확한 취향을 가지고 자신만의 것을 소유하려고 하는 알파 세대는 소비시장의 흐름 자체를 바꿔놓았습니다. 어찌보면 이전에 없던 새로운 소비시장이 개척되었던 한 해로 분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3이 분석했던 2023년의 모습을 거의 유사하게 그대로 실현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트렌드 코리아 2024가 예측하는 2024년의 모습에 우리는 집중하고 또 집중해야 합니다.

 

2024년엔 도파밍이라는 단어가 주요 키워드로 떠오를 것입니다. 게임을 하는 분들은 파밍이라는 용어를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아이템이나 물품들을 반복적으로 수확하여 캐릭터의 능력치를 향상시키는 과정을 파밍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도파민이라는 용어를 합성한 것이 도파밍입니다.

 

즉, 앞으로 도파민을 자극하는 큰 의미 없어 보이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짧은 쇼츠나 릴스를 의미 없이 반복적으로 보고 있기도 하고, 자극적이고 어떤 면에선 가학적이기 까지 한 컨텐츠들도 우리에게 다가올 것입니다. 이것이 소비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구요? 이제는 매번 먹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메뉴 외에 독특하고 기괴한, 즉 도파민을 자극할 만한 짜릿한 신 메뉴들이 등장할 것입니다. 이것이 꼭 소비자들이 그 메뉴에 정착해 앞으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그저 소비자들이 그런 즐거움과 쾌락을 추구하며 도파민을 자극하는 독특한 소비의 경험을 이전보다 더 자주 하게 될 것이란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사회의 변화, 사람들의 심리를 읽고 이를 통해 미래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예측하는 참 놀라운 시리즈의 최신간이 출간되었습니다. 지나고보면 트렌드 코리아는 늘 옳았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4를 통해 다가올 새로운 시대를 대비해보세요. 소비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합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4와 함께 변화의 속도보다 더 빠른 대처를 하는 여러분이 되시길 바랍니다.




 

 

 

 

본 리뷰는 북유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 쇼펜하우어 소품집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박제헌 옮김 / 페이지2(page2)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젠가 한 번은 읽어봐야지 하고 마음 먹었으나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철학자가 있습니다. 너무도 많은 위인들이 자신의 멘토로 삼고 있기에 나도 꼭 읽어봐야지 생각했지만 워낙에 염세적이고 시니컬한 태도에 쉽게 마음이 가지 않는 철학자입니다. 쇼펜하우어 이야기입니다.

 

이번에 쇼펜하우어의 글을 모은 소품집이 출간되었습니다.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제목부터 정말 쇼펜하우어답습니다. 이 책에서 쇼펜하우어는 행복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설파합니다.

 

쇼펜하우어는 건강이 행복에 큰 요인이 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정신적인 측면이 행복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고도 이야기합니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를 인용하여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주된 원천은 결국 자신의 내면에서 솟아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너무도 맞는 말 같으면서도 쉽게 동의하기 힘든 면도 있습니다.

 

행복에 있어 평범한 인간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소유욕일 것입니다. 가지지 못해 느끼는 불행이 우리에겐 너무도 큽니다. 이것만 가지면 행복할 것 같고, 조금 더 소유하면 편안하게 살 것 같은 마음이 우리 안에 깊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 쇼펜하우어는 단호한 어투로 지적합니다. 소유욕은 상대적인 것이라는 겁니다. 이것은 어떤 절대적인 행복의 가치가 아니라, 사람에 따라 천지차이로 다르게 경험되어집니다. 더 적게 가진 사람이 더 많이 가진 사람보다 행복하기도 하고, 누구보다 많이 가진 사람이 늘 불행을 느끼기도 합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이와 비슷한 모습이 보여집니다. 타인에 비치는 내 모습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 역시 상대적인 것입니다. 쇼펜하우어는 이에 대해 상당히 시니컬한 태도로 일갈합니다. 타인의 생각이 내가 처한 현실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고 되묻는 것입니다. 책을 읽으며 깜짝 놀라게 되었습니다. 정말 맞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생각과 판단은 내 현실에 실상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나는 행복의 기준을 타인에게 두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저 사람이 내 성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내가 이런 행동을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한심하게 보진 않을까,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들의 생각은 내 현실을 바꾸고 조종할 아무런 능력이 없습니다. 내 현실은 내 현실대로 존재하고, 그들의 생각은 그들의 생각대로 존재할 뿐입니다.

 

이 책에서 쇼펜하우어는 성경의 구절들을 자주 인용하지만 그 철학 자체는 상당히 불교적이고 동양적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관계의 문제가 아닌 인식의 문제이고, 모든 것의 원인은 네 안에 있으며, 이 세상은 본래 고통스러운 것임을 인정하라는 불친절한 철학자의 조언이었습니다.

 

헛된 기대를 안고 살아가다 세상에 실망하는 모든 인생들에게 제시하는 쇼펜하우어의 거친 충고가 한 권의 책으로 우리 곁에 다가왔습니다. 쇼펜하우어 소품집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를 통해 행복과 인생,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어가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고통스러운 청춘을 응원합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4 트렌드 모니터 - 대중을 읽고 기획하는 힘
최인수 외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장 최신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를 분석해 향후 나아갈 길을 제시해주는 트렌드 모니터 시리즈의 2024년판이 출간되었습니다. 2024 트렌드 모니터는 복잡하고 난해한 트렌드 용어들을 정리해주고, 빅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정확한 미래 예측을 알려주는 놀라운 책입니다.

 

이번 트렌드 모니터의 가장 큰 주제는 피드백 없는 사회입니다. 코로나를 겪은 후 우리 삶의 형태는 급속도로 변화했습니다. 2024년엔 친구, 직장 동료, 어른에게서 받는 피드백이 사라지는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화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소비 행태의 변화와 뉴스거리들도 모두 이와 비슷한 방향으로 커질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수비수가 국가대표 은퇴를 암시하는 인터뷰를 해 큰 논란이 되었습니다. 추후 인터뷰를 통해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사실 이 역시 트렌드 모니터가 말하는 향후 우리 사회의 움직임과 일치합니다. 과거 국가대표들은 긴 비행시간, 휴식 없는 경기 일정을 감안하고도 국가대표 스케쥴을 최우선에 두었습니다. 개인보다 공동체, 국가의 위상과 자부심을 우선시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다가올 세대는 개인 취향이 그 어떤 가치보다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입니다. 공동체의 성향, 어른의 피드백, 앞서 갔던 이들의 선택보다 중요한 것이 나의 취향이며 선호인 것입니다.

 

이 책에선 젊은 세대가 어른에 대해 얼마나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가를 주목하고, 이것들이 향후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를 분석해갑니다.

 

어른과 공동체가 제시한 가치보다 자신의 만족감을 더 중요시하는 요즘 세대의 행태는 소비 시장에서 그대로 드러납니다. 기존의 기성 명품이 아닌 자기 만족감을 높이는 물건을 소비하기도 하고, 정해진 방식과 다른 형태의 결혼식이나 소비행태를 만들어가기도 합니다.

 

소비 뿐 아니라 이직과 퇴사에 대한 가치관도 기성 세대와 완전히 달라져 부모 세대가 좋다고 알려준 공무원, 대기업과 같은 일자리를 거부하고 과감히 퇴사하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어느 시기에나 세대 차이가 있었지만, 최근 전세계적으로 어른 세대와 젊은 세대의 단절과 피드백의 부재로 인한 젊은 세대만의 독특한 삶의 형태가 빠르게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재택 근무와 워라밸이 중요시 되며 극심한 보수 국가라는 일본에서도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장인정신을 강조하며 평생직장을 삶의 목표로 삼던 일본도 과거 세대의 가르침을 벗어나 자신의 가치를 찾아 이직과 퇴사를 반복하는 새로운 세대가 등장한 것입니다.

 

책을 읽으며 변화의 물결이 얼마나 빠른지 놀라게 되었습니다. 불과 몇 년 전 뉴스에서 경고하던 일들이 이제 완전히 우리 현실이 되었습니다. 부모에게서 벗어나지 않던 캥거루 족은 이제 직업 자녀라는 새로운 형태로 진화했습니다. 트렌드 모니터를 계속해서 보다보면 우리 사회가 어떤 큰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는지를 한 눈에 보게 됩니다.

 

2024 트렌드 모니터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의 트렌드를 읽어보세요. 어제의 경고는 오늘의 현실이 되었고, 오늘의 경고는 내일의 현실이 될 것입니다. 2024 트렌드 모니터를 읽으며 변화하는 세상에 빠르게 대처하시길 바랍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나에게 잊히는 것이 싫어서 일기를 썼다 - 그림책 작가 오소리 에세이
오소리 지음 / 아름드리미디어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제의 나는 무엇을 하며 하루를 보냈을까요? 작년의 나, 십 년 전의 어떤 생각을 하며 하루를 보냈을까요? 분명 똑같은 24시간을 보냈을 텐데 그때의 나는 마치 원래부터 없었던 사람처럼 아무의 기억에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모두가 기억할 만한 특별한 일이 벌어진 날이야 사람들의 마음에 남아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평범한 나의 날은 누구의 기억에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림책 작가 오소리님께서 이번에 독특한 책을 출간하셨습니다. 나는 나에게 잊히는 것이 싫어서 일기를 썼다 라는 책입니다. 오소리 작가님은 기록하지 않으면 영영 사라져 버릴 오늘을 부여잡기 위해 일기를 쓰기 시작합니다.

 

전학을 가 낯선 학교에 들어선 날, 대학에 합격한 날, 군대에서 보낸 첫 밤, 결혼식, 돌잔치 등 나뿐만 아니라 모두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특별한 순간들이 있습니다. 지나고 나서 함께 과거를 회상하며 웃고 떠들 수 있는 공통의 기억들 말이죠. 그런데 반드시 내가 기억해야만 사라지지 않을 일들도 있습니다. 어떤 사건일 수도 있고, 어떤 감정일 수도 있습니다.

 

이 책에는 소소하고 별거 없는 평범한 이야기들이 기록됩니다. 나는 이런 기대를 했고, 이런 일을 하려고 했지만 잘되지 않았다던가, 사고가 날 뻔 했지만, 다행히 사고가 나지 않고 지나갔다 같은 에피소드답지 않은 에피소드들이 남겨져 있습니다.

 

이런 건 도저히 어디 가서 화두에도 올릴 수 없는 맥 빠지는 이야기들입니다. 쟤는 저런 의미 없는 자기 얘기를 왜 줄줄 늘어놓고 있어? 하며 무리에서 왕따당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일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남들에겐 하나도 중요하지 않지만, 나에겐 지금의 나를 만드는 데 꼭 필요했던 시간들이며 감정들입니다. 목적 없이 부유하던 사춘기, 결국 결말을 짓지 못한 결심들, 이불 속에서 혼자 고민하다 덮어둔 찌질한 감정들까지 그 모든 것이 결국 나였으며, 지금의 나를 만들어 온 것입니다.

 

저자의 일기를 읽다 보면 타인의 감정인 것처럼 지난 시간을 읽게 됩니다. 독자와 저자는 다른 사람이니 당연한 것 아니냐고요? 저는 저자가 자신의 일기를 다시 읽어도 같은 감정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분명 나였던 그 아이, 지금과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결정을 내렸던 그 아이, 나이지만 동시에 남과 같은 그 아이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책을 읽으며 저도 일기를 써야겠다는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작가님처럼 수려한 글빨이 있어 장문의 텍스트를 남길 순 없지만 조각조각 짧은 문구로라도 나의 오늘을 기록해야겠습니다.

 

내가 기억해 주지 않으면 영원히 사라져 버리는 나의 작은 날들이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지금의 내가 되기까지 순간순간 존재했던 잊혀진 나를 떠올려 보세요. 현재를 기록하여 미래의 나와 오늘의 나를 연결해 줄 중요한 첫걸음을 떼시길 바랍니다. 나를 기억해 주세요.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