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기억을 잃는 할아버지, 그래서 손자 노아와 매일 이별하는 연습을 한다. 할아버지의 머리 속 세상은 갈수록 작아져도 노아와의 기억으로 가득하다.실패는 한번 더 시도하지 않은 게 유일한 실패라 말하고, 수학과 우주와 할머니와 가장 평범한 일상을 같이 얘기한다. 우리의 삶도 저절로 특별하지 않다. 같이 서로 의지하고 필요한 때에 함께 있는 것이 특별해지는 유일한 길인것처럼.
미르라는 단테의 『신곡』 지옥 편에도 등장한다. 그녀는 "올바른 사랑에서 벗어나 자기 아버지의 연인이 된" 벌로 미치광이가 되어 지옥에서 영원히 고통 받고 있었다. - P257
가나다순 신들을 정리한 책. 수 많은 신들이 가계도와 그림으로 설명되어 있다.<그리스로마신화, 신들의 계보, 변신이야기>와 같이 보면 더 재밌는 상상의 세계. 이 중 메로페는 님페 플레이아데스 일곱 자매 중 1명으로 신들을 속인 코린토스 왕 시시포스와 결혼하여 다른 별보다 밝기가 약하고, 지금은 오리온 별자리가 플레이아데스 자매들을 쫓고 있는 모양이다. 신들의 복잡한 관계를 만들어낸 그리스인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저자들도 호기심의 대가들이 아니고서야 이 모든 걸 기록했을리 없다.
생각에 이은 비유와 냄새, 소리에 대한 표현이 다채로운 수필. 한겨울에 장독 터지는 소리, 아침에 볕에 시달려서 마당이 부시럭거리고, 옥수수밭의 갑주 부딪치는 소리, 조 이삭이 신부가 절할때 나는 소리같이 부수수 구기는 표현이 인상적이다. 도회에 남기고 온 가난한 가족들 생각에 죽어버릴까 생각하며 근심하는 이상의 모습도 보인다.
"밤의 슬픈 공기를 원고지 위에 깔고 창백한 동무에게 편지를 씁니다. 그 속에는 자신의 부고도 동봉하여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