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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나 한 잔 ㅣ 쏜살 문고
김승옥 지음 / 민음사 / 2017년 6월
평점 :
<차나 한잔, 김승옥, 1964>
신문에 만화를 그리는 연재만화가의 일상, ˝차나 한잔˝하자며 문화부장은 연재 중단을 알린다. 창작의 고민과 생계의 불안이 엄습한다. 앞집 남자처럼 술 마시고 아내를 때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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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파리를 사랑하십니까?˝
˝당신은 꿈틀거리는 것을 사랑하십니까?˝
<서울, 1964년 겨울, 김승옥, 1965년 25세>
이 질문을 듣는다면, 똥파리? 프랑스 파리? 꿈틀거림? 별 시덥잖은 사람이라고 화를 낼지도 모르겠다. 선술집에서 처음 만난 25살 동갑 나와 대학원생 안은 괴상한 질문과 답변을 힘겹게 이어간다. 겨울밤 애기할 사람이 딱히 없으니, 이렇게라도 ~
선술집에서 만난 36살 사내와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사내의 갑작스런 아내의 죽음, 죄책감에 시체를 판 돈을 다 써버리자, 불구경도 가고, 아침엔 여관에서 사내의 죽음을 뒤로 하고, 서로 처음처럼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남의 일을 자기 일처럼 공감하기도 쉽지 않고, 서로 다른 불행을 짊어지고 사는 우리는 자신의 무게에도 허덕입니다. 고작 벽 하나와 타인을 마주하고 있는 도시인들의 가깝고도 먼 삶을 생각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