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편의 단편들. 섬세하고 다정한 호흡으로 쓰여졌다고 하는 친구의 말을 이해하겠다. 내가 좋아하는 김애란 작가보다 더 섬세하고, 얼마 전 읽은 임경선 작가의 <가만히 부르는 이름>보다 더 깊이 빠져서 감정에 집중해 읽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작가. 5번째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에선지쳐가는 육아와 마음 속 욕망이 교차로에 선 그녀. 그녀는 집 근처의 붉은 지붕이 이쁜 고급 단독주택에 눈길이 가고, 몇일 후 그 집을 부수는 젊은 인부를 우연히 보며 ˝리드미컬하지만 대담한 움직임으로 벽을 부수는, 싱싱하고 젊고 군살이 전혀 없는 근육질의 남자˝가 연상되는 어제 만난 발레리노를 생각한다.이리저리 흔들리는 복잡한 심리를 나열하지만, 차분히 정리된 여러 감정들이 맛볼 수 있는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그녀의 머리 속에 들어가 다양한 감정들을 맛 본 느낌.... 차분하게 펼쳐놓은 삶의 의미들을 곱씹으면서 자신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작가.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