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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없는 남자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8월
평점 :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여자 없는 남자들
문학동네
저처럼 소설을 많이 읽어 보지 못한 독자들이라도,
일본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이름만 봐도 많이 들어본 이름임을,
문학세계에서는 유명한 작가임을 금세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온.오프라인 서점을 자주 드나들었기에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이름은 익숙했어요.
그리고 책을 출간하기만 하면 베스트셀러에 오른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구요.
왜 하루키의 작품은 인기절정을 달리는지 궁금하면서도 안타깝게도 읽어보지 못했었어요.
'여자 없는 남다들'을 읽어 보기 전까지는요.
이 책의 첫 페이지를 넘기기 전까지 어찌나 기대되고 설레이는지..
정말 소중한 일기장을 펼쳐보는 심정으로, 긴장하고 흥분되는 기분으로 읽어 내려갔어요.
'이제 나도 무라카미 하루키를 만난다'...
'여자 없는 남자들'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9년 만의 신작 소설집이라고 합니다.
처음엔 장편소설인 줄 알았었는데, 알고 보니 7개의 단편소설이 담겨 있는 소설집이었어요.
제목의 '여자 없는 남자들'은 가장 나중에 나오는 작품이고요.
마지막 작품의 제목이 '여자 없는 남자들'이긴 하지만,
7개의 작품에 모두 여자 없는 남자들이 등장하긴 해요.
그래서 이 소설집의 제목으로 '여자 없는 남자들'이 가장 적절하지 않았나 싶어요.
'그러니까 결국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나 자신의 마음과 솔직하게 타협하는 것 아닐까요?
진정으로 타인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나 자신을 깊숙이 정면으로 응시하는 수밖에 없어요.'
(드라이브 마이 카, p51)
'여자를 잃는다는 것은 말하자면 그런 것이다. 현실에 편입되어 있으면서도 현실을 무효로
만들어주는 특수한 시간, 그것이 여자들이 제공해주는 것이었다.'
(셰에라자드, p214)
한 편씩 소설을 읽을 때마다 각 소설 속에서 가슴에 와서 꽂히는 문구들이 있었어요.
그것은 뭐랄까...설명하긴 힘들지만 뭔가 감성적이면서도 섬세하고,
비현실적인 듯 하면서도 현실적인 묘한 것이 느껴졌어요.
그리고 '아~ 이런 것이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만의 매력이겠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또한 다른 소설들과는 달리, 작품 속 등장인물들 속에서 작가가 느껴지지 않았어요.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이 마치 실제하여 내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은,
그런 생생한 느낌 때문인지 작품 속에 더 깊이 빠져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여러 편의 단편소설 중에서 개인적으로 아주 인상깊었던 작품들은 '독립기관'이나 '셰에라자드'이예요.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사람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여러 가지 감정들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랑, 상실, 부재와 같은 어려운 문제들을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도 있었구요.
어쨌든 저에게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는 '여자 없는 남자들'로 기억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