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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타락시아 - 정현진 사진집
정현진 지음 / 파랑새미디어 / 2014년 1월
평점 :
정현진 사진집
아타락시아(Ataraxia)
파랑새미디어
아이들이 아파트 마당에서 자전거를 타며 까르르~ 즐거워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앉아 있는 순간.
열심히 준비한 저녁식사를 가족들과 식탁에서 맛있게 맛보는 순간.
동네 산에 올라 내가 살고 있는 도시를 내려다 보는 순간.
나무 위에 작게 걸려 있는 새둥지로 왔다갔다 날아다니는 새를 본 순간.
책을 읽다가 문득 내 가슴 속으로 들어오는 글을 본 순간.
.......
일상을 지내다 보면 이렇게 문득 잠시 멈추어 생각하고 기억하고 싶은 순간들이 찾아온다.
그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사진'이 아닐까 싶다.
일상 속 그런 순간마다 손쉽게 휴대폰 카메라를 실행해서 셔터를 눌러 순간을 프레임에 담는다.
그리고 일상이 담긴 프레임 속 모습들을 꺼내 보며 추억하고 생각에 잠긴다.
사진은..작가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에게 있어서 사진은..
그냥 그 자체가 일상이다.
의도적으로 멋지고 특별한 모습을 담으려 하지 않아도, 꾸미지 않아도..
우리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것!
나에게 사진은 일상이었는데..
정현진 사진집, 아타락시아를 보고 나서는 평범한 일상이 조금은 더 특별한 일상이 된 것 같다.
정현진 작가는 따뜻한 작가인 것 같다.
평범함에 따뜻한 시선을 담는...
사진집의 제목인 '아타락시아'. 무슨 뜻일까 궁금했다.
아타락시아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이 말한 정신적 평정의 상태를 뜻한다. 데모크리토스, 에피쿠로스 등은 우주를 잘 인식하여 일체의 공포에서 해방되는 것에 의해 이것을 획득할 수 있다고 했으며, 현자가 이런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하였다.
특히 에피쿠로스는 일체의 종교적 미신을 척결하고 이성의 인식에 입각한 곳에 아타락시아가 있다며,
이것을 쾌락이라고 불렀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철학사전)
간단히 말해서 아타락시아는 정신적 평정의 상태란다.
아타락시아에 담겨 있는 사진들을 감상하고 있노라면..정말 정신적으로 평정 상태가 찾아오는 것 같다.
두꺼운 사진집에 담겨 있는 사진들은 큰 주제안에 질서 있게 담겨 있다.
형상
자유
동심
사랑
행로
장면
주위를 조금만 따뜻하고 관심있게 바라본다면 얼마든지 쉽게 찾을 수 있는 장면 장면들이다.
사진을 찍으면서 아니면 찍고 난 후에 들었을지도 모르는 생각들이 사진과 함께 글로 적혀 있다.
한 편의 시를 읽듯, 한 편의 일기를 읽듯..차분하고 따뜻하고 깊이 있는 글이 있다.
일상 속에 담긴 사람과 사랑, 인생과 의미 등을.. 잊고 있던 것들을 일깨워 주는 것 같다.
글을 설명하는 것이 사진일까.
사진을 설명하는 것이 글일까.
어찌됐든 그 둘은 조화롭고 서로가 서로에게 의미를 부여한다.
두고 두고 심심할 때, 외로울 때, 괴로울 때, 즐거울 때...
아타락시아를 들춰 보며 편안하게 생각에 빠져들 수 있을 것 같다.
아타락시아를 위해서...
나도 나만의 아타락시아를 만들어 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