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파울로 코엘료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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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파울로 코엘료
문학동네
 
 
'파울로 코엘료' 작가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가이다. 그래서 그의 새로운 작품이 세상에 나올 때마다 출판업계와 서점가는 떠들썩한 것 같다. 안그래도 주목받는 작가인데, 이번에 새로 출간된 그의 신작의 제목은 '불륜', 그래서 더욱 눈에 띄게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원제는 'Adulterio(간통, 간음)'으로 스페인어이고, 한국어로는 '불륜'으로 번역되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불륜'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면 수치스럽고 손가락질 받아 마땅한 일이라 여길테고, 그 단어를 떠올리는 것조차 불편할 것이라 생각한다. 나 또한 금기시되는 '불륜'이라는 이 단어가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제목에 새겨져 있는 것을 보고 다소 불편하면서도 호기심이 일었다. 저 단어로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걸까. 짐작할 수 있을 듯 하지만 짐작하기 어려웠다. 책을 다 읽고 책장을 덮으니 표지에서 보이는 세 개의 체리가 비로소 무엇을 형상화하고 있는지 눈치챘다.
 
스위스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는 여자(린다)가 불륜의 주인공이다. 그녀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체이다. 그녀는 사회적으로도 성공한 위치에 있으면서 행복한 가정을 가졌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부유한 남편과 아이도 둘이다. 린다는 세상에 부러울 것 없는 여자이고, 더없이 행복한 여자이다. 아니, 그렇게 보인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으로만 안에 무엇이 있는지를 짐작할 수 없듯, 린다는 세상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고, 급기야는 제목 그대로 '불륜'을 저지르고 만다.
그녀의 불륜은 뭐랄까,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의 모든 '불륜'과 다를바 없다. 어찌보면 한 유부녀의 불륜의 현장을 독자가 낱낱이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생생하게 든다. 하지만 계속 그녀의 불륜을 지켜보며 책을 읽다 보니 제 3자의 입장이라는 독자의 눈이 아닌, 그녀와 나를 동일시하게 되는 묘한 감정이 들었다. 그녀를 이해할 수 밖에 없었고, 그녀를 감쌀 수 밖에 없었다. 역시 파울로 코엘료 작가가 글 속에 담은 깊은 섬세함 때문인 것 같다.
남자이면서, 어떻게 저렇게 여자의 감정을 잘 이해해서 표현해냈을까. 감탄했다. 그런데 그 감탄은 결말로 갈수록 자연스러운 칭찬으로 바뀌었다. 남자와 여자의 문제를 떠나서 모든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는 고뇌와 두려움을 '불륜'이라는 것에 빗대어 표현해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어도 외로워 하고, 변화를 원하고, 자유를 원한다. 왜 그럴까?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그녀의 불륜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다. 작가는 말한다. 살아간다는 것은 사랑하는 것이라고.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 만으로 사랑을 알고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랑을 깨닫고 사랑을 하기 위해 사랑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린다의 이야기를 통해서 전해주고 있다.
 
'더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
'인생은 끊임없는 배움의 과정이다. 그리고 우리가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하는 방법이다.' -p 358
 
우리가 살아가고, 변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오직 사랑뿐임을....
사랑을 정의하고 이해하기란, 또..사랑하기란 어렵다. '불륜'을 읽고 나서 머리 속이 더 복잡해졌다. 아무래도 '사랑'에 대해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나도 변하고 싶다. 사랑하고 싶다.
​*한우리 북까페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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