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거짓말 (양장)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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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려령 장편소설

우아한 거짓말

창비

 

 


우아한 거짓말. 영화 개봉 소식을 처음 접하고 나서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보통 영화는 원작보다는 재미가 덜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기에, 이번 작품도 원작소설을 읽기 전에 영화를 먼저 봤었다. 원작에 대한 내용은 전혀 모르는 채 영화를 보았고,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을 멈출 수 없는 상태였다. '왕따'라는 현 사회의 가장 중요하고도 위험한 문제를 다루고 있으면서 가족 간의 화합과 사랑, 친구와의 우정 등을 저변에 중요한 가치로 깔고 있었다. 가슴 아프면서도 감동적이고 재미있어서 울면서도 웃었다. 그렇게 영화 러닝타임 동안 인생에서 맛볼 수 있는 여러 감정들을 동시에 느꼈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원작소설이 정말 읽고 싶어졌다.

소설 '우아한 거짓말'의 김려령 작가는 영화 '우아한 거짓말'의 이한 감독과 두 번째로 손을 잡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첫번째 작품은 뭐였을까 궁금하여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다. 그들의 첫 번째 작품은 '완득이'였다. 안타깝게도 완득이는 영화로도 소설로도 아직 보지 못한 작품이었다. 이번에 우아한 거짓말을 읽으면서 '완득이'도 꼭 읽어보고 싶어졌다. 김려령 작가의 글에 매료된 것 같다.




 

만지, 천지, 그리고 엄마. 평범하지 않은 듯 보이는 가정이지만 아무렇지 않게 평범한 생활을 하며 잘 지내고 있는 세 사람. 어느 날 천지가 죽었다. 사실이다. 맨 처음부터 천지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우리는 그 사실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 나선다. 진실의 조각들이 하나씩 맞춰질수록 가슴이 아프고 슬퍼진다. 천지가 갖고 있었던 왕따라는 문제와 같지 않더라도,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 가지 문제쯤은 가지고 있으며, 그 문제가 때로는 나를 삶으로부터 견디기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는 걸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천지를 죽음으로 몰고 간 화연이라는 캐릭터가 처음에는 얄미웠지만 책을 읽을수록 화연이에 대한 감정은 복잡해져갔다. 화연이는 왜 천지에게 그랬을까?

누구나 아픔을 가지고 있고, 그 아픔을 숨기기 위해서 다른 이.. 특히 사랑하는 가족에게는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그 거짓말이 우아한 거짓말이든 우아하지 않은 거짓말이든, 어쨌든 우리는 그 아픔을 사랑하는 누군가에게는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하지만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고통과 아픔을 숨기려고 하는 그 사람에게도 진심을 담은 안부를 전할 누군가다 있다는 것을, 나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세상은 포기하지 않고 살아갈 가치가 있음을 알려 주고 있다. 

책을 덮고 나와 내 주위를 둘러보는 마음을 가져보게 되었다. 천지와 화연을 생각해 보았다. 그들을 통해 내가 가진 슬픔을 치유받은 기분..그래서 그들이 실제 인물이 아님에 안도했다.

영화를 보고, 소설을 읽었다.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았으면 영화가 주는 감동와 재미가 덜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영화와 소설, 이 두가지가 전해 주는 감동과 메세지를 모두 전해 받았다. 그래도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소설 '우아한 거짓말'을 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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