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같은 선물이야

마법 같은 선물이야 ㅣ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48
황선미 지음, 이고은 그림 / 시공주니어 / 2014년 3월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48

마법 같은 선물이야

시공주니어

내 인생에 마법 같은 선물이 하나 쯤은 있었을까. 이 책의 표지와 제목을 보면서 언뜻 떠오른 생각이다. 표지의 그림을 보면 이름모를 두 아이가 둥그런 무언가를 함께 손에 들고 있고, 그 물건에서 푸르스름한 신비로운 빛 같은 것이 뿜어져 나오는 장면을 보니 '아이들이 마법을 부리는 것일까?' 하는 특별하지 않은 추측을 해 보았다. 이 책이 아들에게 마법과 같은 선물이 되어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들과 함께 읽어 보았다.

처음에는 아들이 '다음에 읽어볼게요~'하는 예상 외의 반응을 보였지만, '이 책~ '마당을 나온 암탉'을 쓰신 '황선미' 작가님의 책이야~' 하는 말에 '아, 그래요? 그럼 읽어 볼래요~'하며 금세 태도를 바꾸었다. 작가가 가지고 있는 매력과 분위기 등이 어린이들이 책을 읽는 것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일단 '황선미' 작가의 작품이라서 이 책을 왠지 꼭 읽어봐야 할 것 같은 기분으로 읽기 시작하였고, 정말 읽어보길 잘 했다는 만족감을 갖고 책을 덮었다. 아이와 함께 읽어 보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이라서 더더욱 책이 마음에 들었다.

재하는 할머니와 함께 캐나다에 계시는 고모, 고모부네 집으로 잠시 가게 되었다. 재하는 사촌인 에디와 만나는 것이 설레이기도 하고 걱정도 된다. 또 처음으로 캐나다라는 나라에 가게 되는 것이라서 그 곳에 대한 기대감도 안고 있었다. 신문 기자인 고모는 가족들과 함께 오로라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워 두셨다. 오로라에 대한 기사도 쓰고, 가족들과 함께 신비로운 오로라를 직접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오로라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던 재하에게는 모든 것이 낯설고 걱정되며 힘든 여행이 아닐 수 없었다. 사촌 에디를 조금씩 알아가면서 생각했던 것 보다는 에디와의 사이가 좀처럼 가까워질 것 같지 않았기에 재하에게 오로라 여행의 시작은 더욱 힘겨웠으리라. 한국에서 엄마가 에디의 생일 선물로 마련해 주신 오르골을 재하가 포장을 찢고 가지고 놀면서부터 재하와 에디의 감정대립은 더욱 팽팽해지는 듯 했다. 재하와 에디, 그 둘에게 찾아 온 마법 같은 선물은 무엇이었을까?

에디를 향한 재하의 감정에 대한 깊은 설명이 없는 글임에도 불구하고, 재하와 에디간에 흐르는 감정전선을 통해서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야기를 좀 더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도록 해 주는 그림도 좋았다. 추운 밤하늘, 멋지게 퍼지는 오로라 빛을 보며 재하와 에디의 마음 속에도 마법과 같은 빛이 들어갔을 것이다.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 놓은 과거의 빛, 오로라를 직접 눈 앞에서 본다면 어떤 느낌일까..아이들과 당장에라도 그곳으로 달려가서 오로라를 만나보고 싶고, 오로라가 마법을 일으켜 줄지 궁금하다.

아이들이 가족애를 새삼 느끼고, 신비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느껴 보기에 더없이 좋은 책, '마법 같은 선물이야'이다. 재하와 에디의 감정 갈등에 초점을 두고 읽어보면 더 좋을 것이다.

황선미 작가의 또 다른 훌륭한 작품을 만나보게 되어서 영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