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초등학교에서 작은거인 37
오카다 준 지음, 양선하 옮김 / 국민서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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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거인 37

밤의 초등학교에서

국민서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에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나, 학교에 다녀오고 난 후 밤에 학교를 지나갈 때 괜히 한번 학교에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었다. 낮에 아이들로 북적이며 시끌벅적 하던 학교 운동장이 고요한 어둠과 적막에 휩싸여 있는 걸 보면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그 무서움을 이겨내고 밤의 어둠 속에 초등학교에 들어가 보고 싶었다. 선생님께서 남아서 공부를 하고 계실까? 경비 아저씨께서 곳곳에 숨어 있을 유령들을 쫓아내고 계실까? 혹시 놀이터의 놀이기구들이 살아 움직이지는 않을까?...아이들이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쳐 볼 수 있는 '밤의 초등학교'.

초등학생들이 흥미롭고 재미있게 책읽기에 빠져들 수 있는 '작은거인 시리즈'의 37번째 책이 바로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 보았을 '밤의 초등학교'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아 놓았다. 초등학생이라면 자연스럽게 '밤의 초등학교에서'라는 제목을 보고 관심을 갖고 책을 펼쳐볼 것이다.



어린벚잎 초등학교에서 야간 경비일을 얼마동안 하게 된 주인공이 실제로 밤의 초등학교에서 겪은 신비롭고 재미있는 일들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 글로 이야기가 구성된다. 그날 있었던 일을 날짜와 함께 써 놓은 글이 한 챕터를 이룬다. 총 18개의 첩터로 이루어진 이야기를 읽다 보면 밤의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일들을 모두 알게 되는데, 그 일들이 하나같이 신기하다. 그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을까 하는 현실적인 의문이 들지만, 정말 그런 일들이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재미있게 이야기에 빠져든다.

학교 운동장에 양복을 입은 거인이 넋이 나간 듯 달을 보고 있었던 일부터 두 소년이 녹나무 아래에서 플룻과 클라리넷으로 차이코프스키의 '잠자는 숲 속의 미녀'중 한 곡을 연주하기도 하고, 또 어느 날 밤에는 사람처럼 커다란 토끼가 나타나 뜬금없이 고맙다며 수프를 끓여주고 가기도 했다. 6개월 정도 초등학교에서 야간 경비일을 맡는 동안 주인공이 겪은 평범하지 않은 일들이 재미있게 연관되어 있기도 했다.  마치 밤의 초등학교에서 꾸었던 환상적인 꿈일지라도, 그 모든 신비로운 일들이 우연히 야간 경비일을 맡게 된 주인공을 위해 미리 준비라도 한 것 같았다.

밤의 초등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이 궁금하지만 야간 경비일을 맡을 수 없다면, 그저 조용히 이 책을 펼쳐서 읽으면 된다. 간접적으로나마 밤의 초등학교에서만 얻을 수 있는 멋진 경험을 해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오래전 음악 선생님이셨던 다케우치 선생님이 밤의 초등학교로 찾아와 제2 음악실에서 달빛아래 연주하는 베토벤 월광 소나타곡이 귓가에 들려오는 상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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