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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과학자를 위한 피이야기 - 실수투성이 과학자들이 찾은 혈액의 비밀 ㅣ 봄나무 과학교실 21
김영주 지음, 벼리 그림 / 봄나무 / 2013년 12월
평점 :
어린 과학자를 위한 피 이야기
봄나무
책 제목에 들어가 있는 '어린 과학자'라는 말이 참 듣고 보기 좋았다. 과학을 좋아하는 아들이 '어린 과학자'라는 이름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니 왠지 이 책이 더 정감있게 느껴졌다. 과학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이 식을 줄 모르는 어린 과학자에게 과연 어떻게 피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지 기대가 컸다. 물론 가지고 있던 큰 기대감 만큼 책에 만족했다.
아들은 이 책을 늦은 밤에 읽기 시작했는데, 조금만 읽고 다음 날 읽자고 한 내 말에 알겠다고 수긍을 한 상태였다.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어서 새벽 1시까지 다 읽고 잠이 들었단다. 나는 그 사이에 깊은 잠에 빠져 버렸었고. 아들이 읽는 시간 상관없이 책을 한 번 잡으면 끝까지 읽는 경우는 책이 아주 재미있고 흥미로울 때인데, 그럼 이 책이 아주 재미있었다는 것! 책을 읽고 나서 어떤 과학자가 어떤 질문을 하고 어떤 연구를 했는지 등에 대해서 엄마한테 알려 주느라 침을 튀겼다. 이제껏 피에 대해서 몰랐던 것들이 너무 많았다면서 새로운 지식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는 아들이었다.
이 책은 다른 과학동화들처럼 이야기를 통해 과학지식을 전달해 준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혈액에 대한 과학지식을 다양한 과학자들의 관점을 통해 생각하고 이해해 볼 수 있다는 점이 다른 책들과는 구별된다. 히포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갈레노스, 윌리엄 하비, 일리야 메치니코프 등 혈액에 대한 관심을 갖고 연구했던 여러 과학자들을 만나면서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혈액에 대한 과학적 사실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살펴볼 수 있다.
로마 검투장에서 다친 검투사들을 치료하던 갈레노스는 심하게 다친 한 검투사의 심장을 직접 보면서 심장이 온 몸에 피를 보내는 출발장소라고 생각했고, 피가 심장에서 폐로 흐르고 다시 심장으로 흐른다는 발견을 해 냈다. 또한 갈레노스는 심장벽에 구멍이 있어서 오른쪽 방에서 왼쪽 방으로 흘러 온 몸으로 흘러 나간 피는 장기들의 영양분으로 쓰이고 사라지며, 음식을 섭취하면 간에서 다시 피를 만들어낸다고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렇듯 오래 전 과학자들은 지금과는 틀린 생각을 하고 연구를 했다는 것이 책을 읽는 아들로부터 호기심과 재미를 자극한 것 같았다. 과학자들도 엉뚱하고 틀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깔깔대며 즐거워했지만, 그런 과학자들의 호기심과 노력 덕분에 현대 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할 수 있었다는 것도 배울 수 있었다.
과학자들을 한 명씩 만나면서 혈액에 대한 비밀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혈액에 대한 풍부한 과학적 지식을 얻는 것은 기본이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고, 창의적인 사고를 하며 끈기있게 파헤치는 열정을 덤으로 배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