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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생물학 - 엉뚱하고 기발한 질문에 생물학이 대답합니다
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이규원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친절한 생물학
은행나무
나는 생물학과 그다지 친하지 않지만 학창시절에 생물이 꽤 재미있는 과목이긴 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생물과 무생물을 빼면 논할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니 생물학이 멋져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생물학을 일상생활에 대입시켜 실용적으로 활용하기에는 내 상식도 모자랄 뿐더러 생물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위해 달달 외우며 공부하던 기억 때문에, 생물학은 신비롭긴 하지만 지루하고 어렵다는 편견을 갖고 있다.
과학에 관심이 많은 아들과 함께 읽어 보기에 좋을 '친절한 생물학'이란 책을 읽어 보고 나서는 생물학에 대한 편견이 싹 사라져 버렸고, 어렴풋이 가지고 있는 생물학에 대한 호기심과 재미가 새삼 강하게 솟구쳤다. 표지에서도 느낄 수 있는 이 책의 매력은 책 속 문장에서도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재미있고 유쾌하고 기발하고 친절하고 엉뚱한 생물학적 대답을 확인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이 책의 작가는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교토대학교, 미국 록펠러대학교 및 하버드 대학교를 거쳐 현재 아오야마가쿠인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후쿠오카 신이치'이다. 똑똑한 분자 생물학 교수가 들려 주는 생물학 이야기가 뭐 그리 재미있겠냐는 의문을 가진다면 잠시 접어 두어도 좋다. 이렇게 재미있는 생물학 이야기 책을 쓰신 교수님이라면 제자가 되어 생물학에 대해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으니깐.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재미를 느낄 수 있는 Q&A 형식을 시종일관 갖추고 있다. 한번쯤은 직장이나 가정 등에서 떠올려 보았을 사소하거나 혹은 진지한 질문들이 나오고, 그 질문들에 생물학자가 대답을 해 준다. 참으로 어울리지 않을 듯 한 질문과 대답일 거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하나 하나 질문과 대답을 읽다 보면, '왠만한 질문들은 생물학으로 답할 수 있는 걸까?' 하는 생물학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생겨난다. 예상치 못했던 대답을 보곤 피식 웃고, 생명에 대한 소중함과 경이로움이 저절로 느껴지는 것에 놀랐다.
판다는 혀에서 글루탐산(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감칠맛을 느끼는 수용체 유전자가 기능하지 않아 육식을 하지 않고, 초식동물에게 있는 셀롤로오스 분해균의 기능이 강하지 않아서 방대한 양의 대나무를 먹는다고 한다. 즉 판다는 육식동물에서 초식동물로 아직 진화중인 것이다. 흥미롭고 재미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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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40여개 이상의 일상 속 궁금증이나 고민거리에 대해 공감이 가고 생물학자의 명쾌하고 재미있는 대답이 알고 싶다면, 어서 이 책을 펼쳐서 읽어보길 권한다. 생물학이 우리에게 친절하고 친근하게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