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인간이 정말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인간이 정말
문학동네
 

 
처음 이 책의 표지 그림을 보고 독특하고 코믹해서 당장 책을 펼쳐서 읽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었다. 제목도 멋지지 않은가! '이 인간이 정말'이라는 제목 속의 '이 인간'은 어떤 인간일지, 왜 저런 실망과 분노의 말을 들어야 했는지 궁금했다. 단순히 제목만 보고 장편소설일거라 생각을 했었는데 아니었다. 단편소설 8편이 수록된 소설집이고, '이 인간이 정말'은 표제작이다.
사실 '성석제' 작가의 작품은 처음 읽어 보았다. 작가에 대한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읽은 이 책으로 인해 단번에 '성석제' 작가의 팬이 되어 버렸다. 개성 넘치는 분위기와 독특한 재미를 이끌어내는 그만의 이야기에 매료되어 버린 것이다. 자신만의 색깔을 글을 통해 세상에 내비치는 몇 안되는 작가인 것 같다. 이미 주목받은 작품들이 많은데, 한 편씩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작품을 통해 작가의 생각과 가치관을 들여다 보며 내 삶을 돌아 볼 수 있고, 책읽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기에.


 

 
8편의 단편 작품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고 재미있었던 작품은, '남방'과 '이 인간이 정말'이다.
'남방'이라는 작품은 여행에서 하루에 한번 감동을 받기로 한, 한 남자의 평범한 듯 불편한 라오스 여행기를 그려 놓았다. 라오스의 후텁지근한 더위 속에서 황금빛 사원을 함께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고스란히 전해 받았다. 바로 눈앞에 펼쳐진 책 페이지에서 라오스를 여행하는 그들의 여정이 보이는 듯, 짧은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표지 그림에서 깊은 인상을 받은 작품인 '이 인간이 정말'은 어머니의 요구로 억지로 맞선 장소에 나간 30대 후반의 남자가 주인공이다. 처음 보는 여자에게 일부로 퇴짜를 놓을 기세로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말을 쏟아내는데, 그 말이 처음 만난 남녀 사이에 나눌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었다. 작품 속 여자는 지루하고 짜증하는 순간이었겠지만, 그 작품을 읽는 나는 그 상황이 흥미롭고 남자의 그 재미있는 말들이 너무도 재미있어서 그 남자의 맞선상대가 나라도 된 것처럼 즐겼다. 물 흐르듯 쏟아지는 쇠고기 사료, 닭과 새우 사육, 지엠오 농산물 등에 대한 남자의 이야기가 아주 전문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이라서 오히려 더 흥미로웠는데 주인공 여자는 아니었나 보다.
각각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8편의 작품들이지만 작가의 개성이 뚝뚝 묻어난다는 점에서는 통일된다. 낙엽비가 내리는 늦가을의 정취 속에서 즐길 수 있는 따뜻한 커피 한 잔과 어울리는 책으로 강력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