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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좋게 지내자, 우적우적 ㅣ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 6
미야니시 타츠야 글.그림, 허경실 옮김 / 달리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6
사이좋게 지내자, 우적우적
달리
처음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의 책을 읽고서 책의 매력과 감동에 빠져서 한참을 허우적댔던 기억이 난다. 책을 읽는 아이들도 함께 읽는 나도 단순하게 생긴 공룡들이 전해주는 이야기가 이렇게 가슴을 저리게 할지 상상도 못했었다. 집에 있는 이 시리즈 책 한 권 '넌 정말 멋져'를 읽고 또 읽고 또 읽고를 반복했다. 집에 없는 이 시리즈의 책들은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읽곤 했다. 주위에 좋은 책으로 추천도 많이 해 준 것 같다.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 때문에 작가 '미야니시 타츠야'를 좋아하게 되었다. 굵고 단순하며 독특하면서도 인상적인 색채감을 가진 그림도 참 마음에 든다.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와 그림이 멋진 조화를 이루어 내고 있다.
사랑과 우정, 교훈이 담겨 있는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 그 시리즈의 6번째 책을 읽고는 또 눈시울을 붉힐 수 밖에 없었다.
눈이 내리고 매서운 추위가 찾아 온 골짜기에 살고 있는 배고픈 티라노사우르스가 익룡 타페야라를 따라서 산 너머 초록 숲으로 길을 떠난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눈밭에서 지쳐갈 무렵 타페야라는 티라노사우르스에게 기운을 북돋아 주며 조금만 더 가면 된다고 부추긴다. 결국 지쳐 쓰러진 티라노사우르스. 옆에서 지켜보던 타페야라는 매서운 눈으로 티라노사우르스를 덥석 물고 마는데.... 티라노사우르스가 견딜 수 없었던 것은 추위와 배고픔이 아닌 믿었던 이의 거짓과 그로부터 얻은 배신감이었을 것이다.
죽을 힘을 다해 타페야라를 물리친 후 가까스로 힘을 내어 초록 숲에 다다른 티라노사우르스에게 호말로케팔레 세 마리가 다가온다. '우적우적 다 먹어 주마.' 하며 세 마리에게 달려든 티라노사우스르였지만 세 마리는 웃으며 '우적우적'이란 말을 따라하며 좋아하고 티라노사우르스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 준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티라노사우르스와 호말로케팔레 세 마리의 우정은 그렇게 시작이 되고, 그들의 사랑과 우정은 아픔과 감동을 가져오게 되는데..
서로 사는 곳도 다르고 생김새도 다르고 쓰는 언어도 다르지만, 서로의 마음이 통하게 하는 것은 그런 것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걸 티라노사우르스는 깨닫게 된다. 말이 통해도 마음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던 티라노사우르스에게 마음이 통한 친구들의 존재감이 더 없이 크게 소중했을 것이다.
함께 책을 읽는 6살 아들도 적잖히 감동을 받은 눈치였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서, 그 말을 계속 중얼거리면서 책을 또 펼쳐 보았다.
그림책 한 권이 가르쳐 주었다. 사이좋게 지내며 서로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티라노사우르스의 눈에 맺힌 눈물을 보며 함께 눈물을 훔치며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아이와 함께 읽는 그림책이 때론 그 어떤 두껍고 유명한 책보다 더 큰 감동과 가르침을 준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이 책이 주는 감흥에 빠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