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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조선의 하늘을 보다 - 조선 시대 천문학 ㅣ 통합적 지식을 키워 주는 역사동화
황은주 지음, 최지은 그림 / 그린북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소년, 조선의 하늘을 보다
그린북
조선시대 세종대왕님께서 후대에 남긴 업적은 실로 대단하다. 한글을 창제하고 천문학을 발달시켜 많은 발명품들을 만들어내셨기 때문이다. 세종대왕하면 함께 떠오르는 짝꿍같은 인물이 장영실이다. 조선시대 최고의 발명가이자 과학자였던 장영실은 관노의 신분에서 벗어나 상의원이 되었고, 세종대왕과 함께 조선의 과학을 눈부시게 발전시켰지만 많은 업적을 남긴 인물치고는 안타까운 결말을 맞이한 그이다.
여러 위인전을 통해 만난 장영실 이야기의 끝은, 장영실이 직접 만든 세종대왕의 가마가 부서지는 사건을 빌미삼아 궁에서 쫓겨나게 되었고 그 이후의 장영실의 행적은 기록에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어떻게해서 쫓겨나기까지 했는지, 다시 궁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는지, 쫓겨난 후 그의 삶은 어떠했을지 궁금했고 그런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 물수록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궁에서 쫓겨난 후의 장영실의 안타까운 삶을 상상하여 그려낸 작품이 바로 '소년, 조선의 하늘을 보다'이다. 이 책의 작가도 장영실의 삶에 대한 비슷한 느낌을 가졌나 보다. 위인전에는 나오지 않는 장영실의 이야기라서 더 재미있고 특별했다.
경이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가난한 소년이다. 힘들게 일하시는 엄마의 짐을 덜어 드리고자 새벽에 어물전으로 가서 일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삿갓을 쓴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알고보니 옆집에서 들려오는 기침소리의 주인공은 상호군을 지내다가 현재는 궁에서 쫓겨나 힘든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는 장영실이었다. 우연히 장영실을 아저씨라 부르게 된 경이는 장영실을 정성껏 돌보게 되었고, 그러면서 점점 장영실 아저씨의 지난 이야기들을 알게 된다. 장영실은 자신을 해하려 하는 무리를 피해 다시 몸을 숨겨야 했다.
장영실 아저씨가 몸을 숨기기까지 경이와 나누게 된 추억을 엿보다 보면 이제껏 우리가 알고 있었던 장영실의 과학발명품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알게 된다. 지금까지는 장영실의 과학발명품들의 이름들만 알았다면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것들이 어떻게 만들어져서 어떻게 작동하고 쓰였는지를 자세히 알게 된다.
경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끌여들여 지은 장영실에 대한 재미있는 상상 이야기를 읽고 나니 장영실이 더 좋아졌다.
이야기 중간 중간에는 '역사 속 궁금한 과학 이야기'라는 코너가 있고, 조선 시대의 시간, 해시계, 천상열차분야지도와 혼상, 혼천의, 측우기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담겨 있다.
박물관에 다니면서 여러번 보았던 조선시대 과학자와 그의 발명품에 대해서 박물관에서보다 더 잘 알게 해 준 이 책을 아들은 두고두고 펼쳐볼 생각이라고 한다. 스토리텔링 과학동화와 같은 느낌을 주는 이 책이 참 재미있단다. 하긴 나도 재미있게 읽었으니 아이들은 오죽할까.
조선시대 과학자 장영실과 조선시대 천문학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소년 경이의 뒤를 따라가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