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고전

철학의 고전 - 철학 고전을 이해하기 위한 길잡이
로베르트 짐머 지음, 이동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9월

철학의 고전

문예출판사

나는 지금껏 인생을 살아오면서 유명한 철학책 한 권 펼쳐보지 못했었다. 그래서 철학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았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인생을 살아가는 것 자체가 철학적인 일이라는 것을 느끼고 나서는 고전 중에서고 철학고전들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까지 그러한 나의 생각은 그저 생각에 그칠 뿐이긴 했지만 늘 고전철학을 제대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은 놓치 않고 있었다. 특히 나 뿐만 아니라 내 아이들도 청소년이 되면 철학고전을 읽어보길 바라는 마음이 있어서인지 더욱 관심이 가는 것 같다.

생각을 하다가 막상 어려운 고전철학에 눈을 돌려 읽을려고 하면 더럭 겁이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철학자도, 철학을 공부하는 사람도 아닌 일반인으로 생각하는 '철학'은 그저 어렵고 대단한 학문이라는 선입견을 덜어내기가 쉽지 않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나와 같은 일반인들 또는 청소년들에게 권할 수 있는 고전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한 시각으로 접하고 읽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이 책, '철학의 고전'을 먼저 만났다.

'철학의 고전'을 쓴 작가는 '로베르트 짐머'는 베를린에서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고, 일반인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철학책과 실용서들을 쓰고 있다고 한다. 철학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철학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작가들의 존재가 고마울 따름이다. 작가는 이 책에 제시된 16편의 에세이는 철학이라는 집을 안내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철학이라는 집으로 들어가는 현관 문을 열어 슬쩍 들여다 본 느낌이 들었다. 여전히 깊이 있는 이해는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어떠한 느낌을 가진 작품들인지는 내 나름대로의 생각과 의견, 가치를 바탕으로 유추해 볼 수 있어서 책을 읽는 동안은 철학의 세계에 빠져볼 수 있었다.

에세이에서 다루고 있는 고전철학의 작품들로는 플라톤의 '국가론',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데카르트의 '방법서설',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등이다. 흔히 고전철학의 고전이라 불리울 만한 작품들인 것 같다. 이런 고전철학 작품들을 슬쩍이나마 맛을 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을 제공해 준 이 책이 나에게는 처음 만나는 철학선생님과 같은 존재이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가장 먼저 읽어 보고 싶은 고전철학은 이성의 내적 영역에 주목했다는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이다. 고전철학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으니, 언젠가 한 권을 다 읽게 되면 이 책의 작가가 쓴 에세이와 나의 의견과 느낌을 비교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