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늑대 스토리콜렉터 16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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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늑대

북로드

 


 

'사악한 늑대'라는 간단명료하면서도 자극적인 느낌을 주는 책제목과 빨간 망토를 쓰고 있는 늑대의 얼굴이 담긴 표지에 매료당했다. 작가에 대해서, 작품에 대해서는 사전에 어떠한 정보도 알고 있지 않은 상태로 단지 책이 너무나 궁금해서 읽어내려가기 시작한 책이다.

유아동 서적이나 육아서 등에 치우처져 있던 나의 독서패턴에도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책이라서 사실 읽기 시작하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큰 도전이었다. 마침 아이들 방학이라서 하루종일 아이들과 밖에 나가 있는 날도 많았고, 밤에 아이들이 잠이 들면 북라이트를 켜 놓고 몇 시간씩 읽어 내려갔다. 읽다가 잠이 들기도 하고...그렇게 600쪽이나 되는 분량의 책을 꼼꼼히 읽고 나서 책을 덮는 순간 묘한 성취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헤아릴 수 없는 많은 감정과 느낌들이 한꺼번에 몰려 드는 기분이었다.

아동 성범죄라는 소재를 과감히 다룬 작가가 과연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고, 소설이지만 실제로 어두운 곳에서 버젓이 저질러지고 있을 아동 성범죄 현장을 샅샅이 파헤치는 적나라함이 끔찍하고도 역겹고 불편했다. 그러면서도 미스터리 소설이 독자에게 전해주는 흥미와 재미 때문에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하는 책의 매력에 둘둘 휘감겼다.

 



 

직관적인 본능을 가지고 자기 일에 철저한 여형사 피아와 그녀의 카리스마 있는 파트너인 수사반장 보덴슈타인. 그들 앞에 어느 날 펼쳐진 끔찍한 사건. 어린 여자 아이가 마인 강물을 따라 내려와 사체로 발견되었는데, 사체에서는 오랫동안 지속되었을 끔찍한 폭력과 성학대의 흔적이 보였다. 본격적인 수사를 벌이며 수색작업에 들어가지만 사건의 실마리는 풀리지 않고 있는데 또 하나의 사건이 터졌다. 성공한 방송인으로 인정받는 한나 헤르츠만이 어느 날 성학대와 신체폭력을 당한 상태로 차 트렁크에서 발견된 것이다.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이 두 사건과 예전에 있었던 사건들까지 점점 하나의 결말로 모아지는데....

이야기가 중반으로 들어가기 까지는 산발적으로 흩어진 인물들의 이야기가 다소 혼란스럽고 이해하기 힘들었기에 계속 읽어 내려 가는 것이 좀 힘들긴 했다. 하지만 결말까지 읽기를 마치고 나니 흩어져 있던 인물들의 조각이 하나의 퍼즐판에 맞춰지는 것이 참으로 신기했고 작가의 스킬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각하고 민감한 '아동학대'라는 소재로 사건을 전개해 나가는 미스터리 소설로서의 긴박감과 흥미로움, 반전이 주는 재미는 말할 것도 없고, 등장 인물들이 가진 각자의 삶에 대한 이해와 감동이 함께 하는 이야기였다. 그래서인지 자칫 거북할 수 있는 소재가 소설로 승화될 수 있는 것 같다.

저자 '넬레 노이하우스'는 알고 보니 피아와 보덴슈타인이 등장하는 '타우누스 시리즈'로 이미 유명세를 타며 인정받은 작가였다. 나만 몰랐던 것이다. 읽어 보고 싶었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사랑받지 못한 여자' 등이 타우누스 시리즈 중 하나였다니.. 타우누스 시리즈 중 최신작인 '사악한 늑대'를 먼저 읽었으니 시리즈 순서를 역행하여 책을 읽어 보는 수 밖에 없겠다. 이미 출간되어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받은 타우누스 시리즈들을 읽게 되면, 저자 스스로 최고의 작품이라고 칭한 이번 작품이 가진 재미와 완성도를 새삼 느껴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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