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

현대문학

아이들을 데리고 서점 나들이를 했었던 겨울방학의 어느 날, 서점 입구 메인 자리에 깔려 있던 책을 슬쩍 흘기며 지나갔었다.

제목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음..요즘 새로 나온 책인가 보네. 베스트셀러인가? 인기가 있으니까 저렇게 많이 깔고 쌓아 두었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리고는 인터넷 서점을 둘러 보던 중..그때 그 서점에서 보았던 그 책이..

'용의자 X의 헌신'의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안달이 났었다. 어서 빨리 읽어 보고 싶어서..유일하게 내가 좋아하게 된 일본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었기에..

그리고 마침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완독한 감격스러운 날이 왔다.

깔깔대며 웃었고, 왕방울만한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책 속에 완전히 빠져 들어서 읽었으니..'역시'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어떻게 이런 작품을 쓸 수 있을까...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면서..다음에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어떤 작품을 읽어볼까 생각했다.

이 책의 번역가는 이렇게 말했다.

지칠줄 모르는 수많은 작품을 발표하면서 여러 비판도 피할 수 없었던 히가시노 게이고가 드디어 해 냈다고.

끝까지 믿고 기다려준 독자들에게 마침내 큰 선물을 주었다고.

그렇다면 나는 뭔가? 단 하나의 작품(용의자 X의 헌신)을 읽고 나서 이렇게 큰 선물을 받게 되었으니 행운아가 아닌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그 책 속으로 잠깐 들어가 보겠다.

아쓰야, 쇼타, 고헤이 이 세 사람은 좀도둑.

어느 빈집에서 물건을 훔쳐 차를 타고 도주하던 중 차가 고장나는 바람에 야밤에 허름한 폐가로 들어가 피신하게 된다.

그들이 피신한 폐가는 오래전 잡화점이었고 아직 그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었다.

먹을 것과 누울 자리를 살피던 아쓰야 일행은 우연히 셔터 우편함에 날아든 편지를 읽게 된다.

펜싱 선수가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아픈 남자친구를 위해 올림픽에 출전할 것인지 병간호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적은 내용이었다.

야쓰야 일행은 이런 허름한 폐업한 잡화점에 편지가 날아든 것도 의문이고..고민에 대한 답을 해 주어야 하는 상황도 난감하기만 하다.

한번 해 보자며 답장을 쓰고 우유상자에 넣었더니..번개같이 다시 날아든 편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낸 정보로는 그 곳이 나미야 잡화점이며..

사람들의 고민상담을 해 주는 곳으로 주간지에 실려서 어느 정도 알려진 곳이라는 것.

금방 넣어 둔 편지가 사라지고..바로 답장이 날아드는 기이한 현상에 머리를 맞댄 아쓰야 일행은

나미야 잡화점이 시간을 초월하여 사람과 사람의 끈이 맞닿아 있고,
나미야 할아버지와 사람들과의 고민상담이 그날 단 하루동안 부활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된다.

나미야 잡화점 할아버지에게 고민상담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하나씩 펼쳐치고..

나미야 할아버지의 이야기와 나미야 잡화점에 얽힌 비밀도 점점 밝혀지게 된다.

졸지에 고민상담을 하게 된 좀도둑 삼인방이 직설적인 말투로 건네는 단호한 고민상담에 웃음이 터졌다.

나미야 잡화점에 고민상담을 했던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읽다가 울음보도 터졌다.

고민없는 사람이 누가 있으랴..고민의 많고 적음, 깊고 얕음의 차이만 있다.

나미야 할아버지 말씀처럼..

고민을 갖고 있는 이들은 누군가가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주길 원할 뿐..고민에 대한 해답은 스스로 알고 있다.

그리고 고민을 해결해 가면서 성공적인 길로 가는 것은 각자 본인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는 것이다.

나도..내 고민을 들어주는 나미야 잡화점 같은 존재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냥 다 솔직하게 털어 놓을 수만 있다면 해결책 쯤은 어찌되도 상관없다는 생각도 해 본다.

또..나미야 할아버지와 잡화점에 고민상담 편지를 쓴 사람들이 모두 서로 연관되어 있는 걸 보면서..

인생에 있어서 사람과 사람사이의 인연. 그 묘한 끈에 대해서도 한번 멈춰 생각해 본다.

눈을 감으니 책에서 만난 모습 그대로 서 있을 나미야 잡화점의 셔터 우편함 속에 편지를 넣는 내가 보인다.

그리고 곧... '덜컥~'.....우유 상자 속으로 떨어지는 나미야 할아버지의 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