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똥 개똥 밥 미래그림책 124
김하루 글, 박철민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미래그림책 124

똥똥 개똥 밥

미래아이

 


늘 가던 동네 골목을 다니거나 공원에 산책을 갈 때면 가끔 길가에 내버려진(?) 개똥을 마주할 때가 있어요.

아마 길을 가던 개가 먹은 음식을 잘 소화해 낸 징표로 남기고 간 것일 테지만..

개똥을 보게 되는 저로서는 그리 달갑지는 않더라구요. 사람들이 다니는 길목에 개똥이 있으니 지저분하게 느껴졌어요.

개도 개똥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제가 둘째 아이와 함께 <똥똥 개똥 밥>이라는 푸근하고 재미난 책을 읽어 보게 되었는데요..

'나를 비롯한 사람들이 보기를 꺼려하는 길가에 버려진 그 개똥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한번도 해 보지 않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역시 아이들은 '똥'이라면 가릴것없이 좋아라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답니다.^^

아! 더이상 개똥이 지저분한 그냥 똥으로 보이지 않는 마법에도 걸렸어요. ㅎㅎ

 



이 책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그림입니다.

마치 한폭의 멋진 한국화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그림이라 책을 보는 내내 눈이 즐거웠어요.

글에는 운율감이 살아 있어서 책을 읽는 입이 재미있었어요.

어슬렁어슬렁, 붕붕붕, 졸졸졸, 동동동, 살살살, 솔솔솔...다양한 의성어와 의태어들이 들어 있어요.

김하루 작가의 동시를 그림책으로 만든 것이라고 하니 글이 주는 리듬감과 흥겨움에 즐거워지는 건 당연하겠지요.^^

 

개똥의 주인인 개의 이름은 보배.

보배..참 예쁘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이름인데..개의 이름이라니..개도 개똥도 왠지 달리 보이는 것 같아요.

아마 똥똥 개똥 밥이 너도 나도 먹는 밥인 것 처럼..개똥 밥을 먹는 그 누군가에게는 개똥 밥이 보배로 여겨지는 것 처럼..

그래서 개의 이름이 '보배'구나..그래, 그러고 보니 '보배'만한 것도 없구나..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네요.

 

똥과 밥..참 서로 어울릴 수 없을 것만 같은 두 단어인데..

막상 책을 읽고 나니 똥과 밥이 제법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도 하지요.

밥을 먹으면 저절로 똥이 만들어지고 밖으로 나오고..그 똥이 누군가의 밥이 되기도 하고..

아름다운 그림 속의 보배가 매일 누는 개똥을 누가 누가 나눠먹는지 그저 재미있게 보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주는 책!

<똥똥 개똥 밥>입니다.

그저께 길가에서 만난 개똥밥이 아직 남아 있는지...한번 찾아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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