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헴! 아저씨와 에그! 아줌마
박미정 글.그림 / 계수나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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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헴! 아저씨와 에그! 아줌마

계수나무

 

시대가 급변하고 있고,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도 예전의 가부장적 사고를 많이 버렸지만...

아직도 사회의 가장 기초적이고 작은 단위인 가정에는 가부장적인 사고의 뿌리가 뽑히지 못하는 듯 합니다.

저희 집만 봐도 그렇거든요.

아무래도 저는 전업주부이고, 남편은 밖에 나가 회사일을 하며 돈을 벌어 오니..

제가 하는 일을 남편에게 맡길래야 맡길 수도 없고,

남편이 하는 일도 제가 대신 할 수 없지요.

그렇다 하더라도 휴일에는 청소 정도는 도와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답니다.

 

제 아이들은 둘다 아들이지만..

남자도 여자가 하는 가정일을 꼭 함께 해 주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싶은데,

그걸 실천하지 못하는 부모인 것 같아서 늘 걱정이었어요.

그 걱정을 날려버릴...너무나도 재미있게 날려버릴...

멋진 책을 만났어요~^^

 

이 책의 제목에서도 느껴집니다.

에헴! 아저씨..

아저씨는 대장부이기 때문에 아내가 하는 일 따위는 하찮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 가부장적인 낡은 권위를 표현하는 헛기침 소리 에헴~!을 달고 있네요.

에그! 아줌마..

아줌마는 아저씨의 그런 말에 화가 나서 남편에게 그 심정을 토로하는 감탄사 에그~!를 달고 있구요.

제목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가님의 재치가 돋보였답니다.^^

 

송아지 돌보는 일로 서로 말다툼을 하던 에헴 아저씨와 에그 아줌마는 내기를 걸었어요.

둘 중에 먼저 말을 거는 사람이 송아지를 돌보기로 한 거지요.

다음날도 아저씨는 여전히 빈둥거리면서 말을 하지 않았고,

아줌마는 그런 아저씨의 모습을 계속 보고 있으면 말을 할 것만 같아 집을 나가 버립니다.

아저씨는 그냥 내기에 이길 생각으로 입을 다물고 있어요.

아줌마가 나간 뒤, 거지가 집에 찾아와서 밥을 달라고 했어요.

에헴 아저씨는 마누라가 속임수를 쓰는 걸로 생각하고는 모르는 척 했답니다.

그 거지는 아저씨를 정신나간 사람 취급하며 마음 놓고 집에 있는 음식을 몽땅 먹어 치우고 가 버렸어요.

그 다음에는 떠돌이 이발사가 찾아 오고..

또 그 다음에는 방물장수 노파가 찾아 오고..

급기야는 도둑까지 찾아 오게 되었어요.

 

여전히 입을 꾹 다물고 꼼짝 하지 않는 아저씨는

어느 새 엉망진창이 되어 버린 집안에 덩그러니 앉아 있었어요.

 

참~

송아지 돌보는 일이 싫어서...마누라와 한 내기에 지기 싫어서..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아저씨에게 연민마저 느껴졌어요~ㅎㅎ

에헴 아저씨와 에그 아줌마는 어떻게 이 일을 헤쳐나갈까요??

 

에헴! 아저씨와 에그! 아줌마 이야기를 통해서

남자와 여자가 맡은 일의 영역의 벽을 허물어 버릴 때...

서로에 대한 애정과 관심으로 서로의 일을 도와줄 때...

진정으로 행복한 웃음꽃이 피어나는 집이 될 수 있다는 걸

아이가 너무나 재미있게 느낄 수 있었어요~

 

다소 황당한 듯한 스토리 전개가 오히려 더 큰 재미와 웃음과 감동을 주었던 것 같아요.

그림도 재미있고 글도 맛깔스러워서 더 맘에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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