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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여왕
로버트 슈나이더 지음, 김해생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밤의 여왕
로버트 슈나이더 지음
북스토리
음악에 대한 지식도 없고, 수준 높은(?) 음악적인 감상을 즐길 여유도 없고,
더군다나 나만을 위한 독서를 할 시간적, 마음의 여유도 별로 없고, 더군다가 이 책의 작가 로버트 슈나이더를 전혀 모르는 주부로서..
제가 읽은 '밤의 여왕'은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1992년 오스트리아 시골 상트다미안을 배경으로 시작되는 안토니아의 이야기를 어떤 공감대도 형성되지 않은 채..
단지 이 책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메시지는 과연 어떤 것일까..하는 기대감으로 읽어 내려 갔습니다.
집안 여자들에게 나름대로의 헌신적인 사랑을 바쳤던 아버지 루퍼트.
아름답고 자애로웠던 어머니 알마.
따뜻한 안도감을 주는 언니 베로니카.
동생 아말리에와 막달레나.
그리고 주인공 안토니아.
그렇게 행복한 낙원의 삶을 살았던 살러 가족은 결국 아버지의 대책없는 사랑 덕분에 파산하고 맙니다.
아버지 때문에 안토니아의 삶이 그토록 망가지게 된 것이지만..
어찌됐든 안토니아의 운명은 마치 그렇게 정해져 있던 것 처럼..넓은 바다의 작은 배마냥 이리 저리 풍랑에 휩싸입니다.
그당시 유럽 사람들이 저마다 가슴에 꿈을 안고 신대륙 아메리카로 떠났던 배 안에 안토니아도 있었어요.
안토니아는 그렇게 팔려서 뉴욕으로 가게 되면서..자신의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됩니다.
그때부터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끔찍하고 지저분하고 연민을 느끼는 가난한 밑바닥 삶을 보게 되요.
도둑질, 마약, 살인, 매춘과 같은 암울한 단어들이 등장하면서 안토니아의 삶은 점점 비극으로 치닫습니다.
하지만 안토니아는 그저 불행하기만 하진 않았을 겁니다.
안토니아의 사랑, 발타사(바이푸스)가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발타사로 부터 아무런 반응을 얻지 못해 방황하는 안토니아..
그러던 중 만나게 되는 또 하나의 운명 아론.
적어도 책을 읽는 동안만은 안토니아와 하나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충분히 안토니아의 삶을 이해할 수 있었으니까요~
안토니아의 방황과 슬픔, 고통이 있었기에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노래를 부를 수 있었겠지요.
자신의 삶을 노래하는 안토니아의 멋진 노래를 저도 옆에서 듣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안토니아의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박수를 쳤던 수많은 관중들 속에 저도 있었어요.
안토니아 살러
엘자 바트카
토니
푸시
안토니아 슈바르츠
안토니아 플라이지히
이 모든 이름들과 함께 각각 다른 삶을 살았던 안토니아.
하지만 그 삶 속엔 늘 노래가 있었고, 사랑이 있었어요.
안토니아의 얘기를 통해서 음악이 인생에서 그토록 중요한 의미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느꼈어요.
그런 음악이라면...저도 음악을 사랑할 수 있을 것만 같네요~^^
온전한 음악소설이 아니었기 때문에 전 더 즐겁게 즐길 수 있었어요.
저에게 일상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짜릿한 감흥을 전해준 책,
'밤의 여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