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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함께 걷는 길 ㅣ 담쟁이 문고
이순원 지음, 한수임 그림 / 실천문학사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아들과 함께 걷는 길..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다.
아버지와 아들이 단둘이서 길을 걸어가는 모습이 봄빛처럼 그려진 표지그림에서는
그들간의 애정이 그대로 묻어나는 듯 했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저렇게 아빠와 단둘이서 함께 하는 시간이 턱없이 모자라는 큰아들에게 미안해서..
저렇게 아버지와 단둘이서 함께 걸어본 적이 없는 내가 안타까워서..
그래서 자꾸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책도 읽기 전에 말이다...
사실 이 책은 회사일로 늘 바쁘고..휴일엔 침대와 친구가 되는 아이들의 아빠, 내 남편에게 권하고 싶었다.
결국 시간이 없는 남편보다 내가 먼저 책을 읽을 수 밖에 없었지만..^^
아버지와 아들이 걷는 길을 따라가는 내용이라 살짝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을거라는 두려움으로 책을 읽어내려갔다.
하지만..그런 나의 걱정은 어느새 사라지고, 책 속 이야기에 푹 빠져 있었다.
대관령 옛길인 '강원도 바우길'을 아버지와 아들..둘이서 걷는다.
생각만해도 가슴이 방망이질하는 듯 설레임이 묻어나는 설정이다.
몇 굽이를 돌아서 걷는지도 모를..멀다면 먼 그 길을 수없이 많은 말과 함께, 또는 말없이 걸어가면서..
아버지와 아들은 그 어떤 때에서도 그 어떤 곳에서도 느끼지 못한 감정을 확인한다.
그저 같이 걷는 것만으로도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 같고, 모든 것을 다 이해할 것만 같다.
대관령 옛길의 굽이를 하나씩 돌면서 나누는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를 읽다보면,
마치 책 속 주인공이 내 옆에 와서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들의 작은 마음까지도 내가 다 읽어버리는 듯한 쾌감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나는...
'그래..이런 소중한 경험을 나도 꼭 아들과 나누어야겠다..' 생각했다.
굳이 아빠가 아니더라도..엄마인 나와 아들..둘이서 대관령 옛길을 걸어가는 것도 좋겠다.
그럼 남편에게 차를 줘버리고 아들과 둘이서 걸어가야지..
남편도 아들과 함께 걸어보려 할텐데..(아들이 곤란하겠다..^^)
꽃이 만발하는 진짜 봄이오면 그런 기회를 꼭 한번 가져봐야겠다.
<아들과 함께 걷는 길>을 통해 짧지만 내가 살아온 길도 한번 되돌아 볼 수 있었고..
아들과 함께 걷는 소중한 길을 계획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책 속 주인공이 되었을 때, 내가 처음 느낀 제목의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