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독서기록정리중
#책사는속도는읽는것보다빠르고
#기록은읽는것보다느리다

📚홍학의 자리
정해연 (지은이) 엘릭시르 2021-07-26, 336쪽, 미스터리 소설

🍊 얼마 전 (이라기엔 조금 지난) 방영한 드라마 ‘유괴의 날‘이 인상적이라 (실제 제대로 드라마를 보진 않았으나) 찾아보니 원작소설이 있었다. 그리고 최근 인스타에서 리뷰를 많이 보던 이 책과 같은 작가님이라는 걸 알게 되고 마침 도서관에 있어 읽게 되었다.

🍊 일단 책의 시작은 ‘호수가 다현의 몸을 삼켰다.‘ 라는 문장으로 이미 한 사람이 사망한 것으로 파격적으로 시작한다. 물론 요즘 강렬한 시작이 많아 파격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시작을 계속 긴장감 있게 계속 유지하는 건 역시 작가의 힘이다. 화자인 주인공에 서술에 의하면 주인공은 비록 다현을 호수에 버렸으나 죽이진 않았다. 그렇다면 책에 니오는 누군가는 범인이고 범인은 주인공을, 그리고 읽고 있는 독자를 감시하는 듯한 느낌에 스릴이 계속 느껴진다.

🍊 크게 이 소설은 세 가지 반전이 있는데, 추리소설을 많이읽어 본 사람이라면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진 못해도 막연히 이럴 수 있지 않을까 할 수 있다. 그러나 뻔하지만은 않다. 나 같은 경우는 잠시 ‘혹시‘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갔으나, 빠른 전개에 잠시 가졌던 생각을 잊어버리고 작가에게 휘말렸다. 확실한 건 다 읽기 전까지 책을 덮기 어렸다. 덕분에 새벽 늦게 잤다. 소설을 구성한 전부라 할 수 있는 반전 세가지가 어디선가 느껴본듯한 것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 그리고 반전이나 추리가 전부가 아니다. 준후, 다현, 조미란, 은성, 영주, 황권중 전부 현실서 부담스럽고 위험한, 그리고 불쌍하고도 연약한 사람들이다. 현대사회의 구성원들로 함께 있는 사람들. 나는 어떠한가.

🍊 마음에 더 남은 구절들

🌱아주 잠시, 준후는 그것이 자신의 얼굴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무섭게 굳어버린 얼굴 속에 일그러진 욕망이 있었다. 두려움과 슬픔의 외피를 두른 악마가 도사리고 있었다.
8

🌱
차라리 다현을 죽인 것이 영주였다면 좋았을 것을.
다현이 죽지 않았다면, 하고 생각한 적이 없다는 사실에 준후는 조금 놀랐다.
269

🌱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일그러진 조미란의 얼굴을 보며, 정은성은 조미란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 자체가 슬프다는 얼굴을했다.
˝내가 어떻게 엄마를 실망시켜.˝
279

🌱
준후는 저항하듯 벌떡 일어섰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 강치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준후를 똑바로 응시했다.
˝가능합니다. 남학생이니까요.˝
323

🌱
그중 한 사람만이라도 다른 선택을 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지 모른다.
강치수가 답했다.
˝외로웠겠죠.˝
328

🌱
아무도 모른다.
그 냄새나는 차의 문을 닫을 때, 황권중이 살아 있었던 것은 아무도 알지 못한다.
김준후는 길고 긴 복도를 웃으며 걸었다.
33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속이 상했다. 아빠는 형제들 중 머리카락이 아직 남아 있는유일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엄마가 아프고 난 이후로 3분의 2가 빠져나갔다. 그것은 아빠가 몰래 빼앗긴 또 하나의 자산처럼 느껴졌다. 정말로 아버지는 내가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고절대 이해 못할 방식으로 전 생애에 걸쳐 자기 것을 빼앗겨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 P299

우리는 일본의 유명한 다리를 재현해놓은 곳에 멈춰 서서 현지인들이 촛불을 켠 작은 종이배를 강물로 떠내려보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호이안이평화로운 만남의 장이라는 뜻인 줄은 꿈에도 모른 채로.
- P305

나는 눈을 감고 마지막 숟가락을 떠서 입에 넣고는, 보드라운 죽이 엄마의 갈라진 혀를 살포시 감싸는 순간을 상상했다. 그리고 따뜻한 액체가 천천히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동안 뒷맛을 천천히 음미했다.
- P320

그동안 엄마의 옛 편지와 사진을 정리하면서 나는 이모를 자주 떠올렸다. 그걸 이모에게 보여줘야 할지 아니면 그것들로부터 이모를 보호해야 할지 판단이 잘 서지 않았다. 
- P32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느 사람들처럼 피터 역시 도통 적절한 말을 할 줄 몰랐다. 이 남자의 위로 방법은 언제나 내 감정이 사그라질 때까지 그냥 조용히 내 옆에 누워 있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것도 참 고마운 것이, 어차피 그것 말고 그가 딱히 할 수 있는일은 없었다.
- P205

 하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이미 찢겨나간 육체적 자율성의 조각들은 하루하루 누더기 꼴이 되어갔고, 이제 살아가는 일과 죽어가는 일은 그 차이를 분간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 P215

하지만 피터에게 달라진 점은 오로지 나에 대한 감정뿐인 것 같았다. 그뒤로 우리 친구들끼리는 내가 그 두 괴한을 고용한 게 아니냐는 농담을 주고받았다.
- P227

아빠는 부부 사이가 별로 친밀하지 않다는 사실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나는 아빠의 비밀을 알았지만 아빠가 엄마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늘 믿어왔고, 인생이란 게 그냥 그렇게 생겨먹을 때도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 P238

세상에 우리 엄마만큼 내 기분을 있는 대로 잡쳐놓을 수 있는 신랄한 사람도 없지만, 또 우리 엄마만큼 내가 아름답다고 느끼게 만드는 사람도 없었다.
- P240

우리는 아름답고 냉정한 성인 여자가 곧장 눈물 터뜨리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얼추40년이란 세월이 흘렀는데도 엄마라는 말 한마디의 파급력은그 정도였던 것이다. 나는 몇 년 뒤에 똑같은 감정과 맞닥뜨릴 내 모습을 상상했다. 엄마의 죽음이라는 벌에 쏘이는 그 순간부터, 나란 존재가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남은 평생을 벌침이 박힌 채로 살아가게 될 것이었다. 
- P247

그리고 우리가 아주머니를 언짢게 만들어서 역정이 났을까봐, 얼른 쫓아가서 제발 여기 있어달라고 설득하라고 할까봐 두려웠다. 하지만 엄마는 나를 보고 꿈이라도 꾸듯 활짝 웃기만 했다.
"그동안 아주머니도 재미있었을 거야." 엄마가 말했다.
- P252

엄마가 죽은듯 누워 있는 모습을 보다가 아빠와 나는 갑자기 무언가에 이끌리듯 집안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생전 열어보지도 않던 서랍을 열고 그 안에 있는 물건들을 검정 쓰레기봉투에 마구 쓸어 담았다.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할 일을 미리 해버리려는 것처럼. 엄마가 진짜로 죽고 나면 그 일이 더 크고무거워질 걸 아는 것처럼.
- P255

우리는 엄마가 죽기를 기다렸다. 마지막 며칠은 아득하게 길고 고통스럽게 느껴졌다. 갑작스러운 죽음을 그토록 두려워해온 내가, 이제는 엄마의 심장이 아직도 뛸 수 있다는 사실에놀라고 있었다. 먹지도 마시지도 못한 지 며칠이나 지났다. 엄마가 그냥 굶어 죽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미칠 것 같았다.
- P256

‘사랑스럽다‘는 말은 엄마가 굉장히 좋아하는 형용사였다.
엄마는 나를 딱 한 단어로만 표현해야 한다면 ‘사랑스럽다‘는말을 고를거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엄마에게는 그 단어가 이상적인 아름다움과 열정을 아우르는 말처럼 느껴졌나보다. 그것은 엄마의 묘비명에 새겨넣기에도 딱 알맞은 단어였다. 자애로운loving 엄마는 남에게 아낌없이 베푸는 사람이지만 사랑스러운 lovely 엄마는 온전히 자신만의 매력을 지닌 사람이니까.
- P268

어쩌면 나란 존재가 엄마가 세상에 남기고 간 자신의 한 조각에 가장 가까울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그냥 겁이 났던 건지도 모르겠다.
- P269

오빠 역시 자기 몫의 슬픔이 있을 테지만 그 순간만큼은 꼭 삼켰다. 한 사람이 무너지면 나머지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기 어깨를 내주며 그 무게를 감당하는 법이니까.
- P270

 최대한 금욕적으로 지내려고 가족에게 눈물을 숨기려고 안간힘을 써왔다. 그렇게 막아두었던 감정이 한순간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식당에 있던 모든 사람이, 어깨를 들먹이며 흐느껴 우는 나를 쳐다보는 걸 느꼈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렇게 실컷 감정을 풀어놓고 나니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다.
- P274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부터 어찌어찌 내가 엄마를 흡수한 것처럼, 이제 엄마가 내 일부라도 된 양 느꼈고, 적어도 그렇게 되길 바랐다. 그런데 미술 선생님도 그렇게 느낀 게 아닐까, 말하자면 내가 자기 말을 들어줄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고느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P281

겨우 요 몇 년 전에 와서야 우리는 불가사의한 문을 열어 서로를 수용할 심리적 공간을 만들어내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어떻게든 공통점을 찾아보려고 탐색했다. 그러다 가장 풍성한 이해의 과실을 거둬들여야 했을 시간들이 그만 난폭하게 잘려나가고 말았고, 이제 나는 열쇠도 없이 남은 비밀들을 혼자서 해독해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 P28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는 내가 말괄량이처럼 제멋대로 굴고 점잖게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에서 덜렁댄다고 시도 때도 없이 야단쳤지만 그런 엄마도 한때는 나 같은아이였다. 
- P193

은미 이모가 죽고 나자 엄마는 급변했다. 강박적일 정도로 물건을 사들이는 데 집착했던 엄마가 이제 그 강박을 내려놓고, 새로운 취미를 가까이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 P194

"괜찮아, 괜찮아." 엄마가 말했다.
내게 너무도 익숙한 한국말. 내가 평생 들어온 그 다정한 속삭임. 어떤 아픔도 결국은 다 지나갈 거라고 내게 장담하는말. 엄마는 죽어가면서도 나를 위로했다. 엄마의 모성이, 엄마가 느꼈을 테지만 능숙하게 숨겼을 무진장한 공포를 제압해버린 것이다. 
- P20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추천 #책홍보
#옆자리사람인데요고민이있어요
#고민상담소

🌈 세 번째 공저인 제 책의 홍보와 리뷰를 더한 글 입니다


🍊 50명의 글을 쓰는 걸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났다. 각자 무기명으로 자신의 고민을 내고, 그 고민들 중 비슷한 고민을 합쳐지고 선별되어, 29개의 고민이 나왔다. 2월 한 달 50명 중 절반의 사람들이 진솔하게 모든 고민에 답하고, 또 남은 절반의 사람들도 스무 개 이상의 고민에 성심성의껏 마음을 나누었다. 아니 모든 분들이 꼭 내 고민처럼 자신의 테두리에서 경험과 의견을 공유했다.

🍊 다시 이어진 시간속에서, 이 중에 고민을 몇 번에 걸쳐 다시 일부만 선별하고, 열 한 명의 답변을 나누었다. 평범한 우리의 고민들이라 꼭 내가 남긴 고민이 아닌가하는 깜짝 놀랄만한 비슷한 어려움을 보았다. 글로 답변한 이들이 더 현명하거나 나아서가 아니라, 옆에 있는 친구처럼 그저 경험과 생각을 나누었다. 대답을 남긴 사람들도 서로 의견이 갈리기도 하고, 혹은 최선의 답변이 아닐 수도 있다. 대신 마음 편안히 글로 나누는 삶과 대화일 수 있기를.

🍊 비하인드 스토리.
내가 익명으로 낸 고민은 출판 기획 중 1차에 걸러졌다😅

🍊 남기고 싶은 구절들

 하지만 꼭 큰 꿈이 아니어도 순간순간의 작은 꿈들이 모여 살아갈 수 있게 해주듯이, 지금 바라는 것에 초점을 맞춰보는 건 어떨까싶어요. 
14

내 감정 전달하기를 해보세요. 
상대방 비난이 아닌 내 감정만 전달하는 겁니다. 나 000 때문에 서운했어, 슬펐어, 아팠어. 
19

내 스스로가 예민한 것을 알기 때문에, 타인의 행동과 언변으로 인해 상처를 입으면 우선 한 번더 객관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그래도 해소가 안 된다면 당시의 상황을 글로 써보았죠. 글을 쓰다 보면 좀 더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보게 되고, 그러다 보면 내가 과하게 받아들였다는 것이 깨달아지더라고요. 
22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던 순간이 어느 날 시작되었어요. 그리고 문득 깨달았어요.
때로는 내가 먼저 내미는 따뜻한 시선이 나를 구원하기도, 서로를 구원하기도 한다는 것을.
27

 자리를 떨치고 일어나는 것도 용기지만, 
가족과 함께 누리는 안정적인 삶을 위해 참고 그 자리를 지키는 것도 용기 있고,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 
28

 사실 처음부터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없어요. 
남들처럼 끊임없이 상처를 받지만 
그 순간에 무너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반복했을 거예요. 
42

셋째, 평소 일과 휴식 시간을 규칙적으로 정해서 움직여보세요. 휴식을 몰아서 하려 하지 말고, 규칙적인 휴식을 해보세요. 그럼 몸이 덜 지치고, 좋은 에너지를 오래 품을 수 있을 거예요.
74

상처는 상대방을 너무 몰라서 생기기도 하고 
내 마음이 너무 앞서서 생기기도 하니까요.
79

미래의 많은 영역은 사실 우리 손을 벗어나 있습니다. 
미래의 일을 이유로 지금의 선택을 결정할 수는 없는 이유입니다.  
85

유머는 없지만, 다른 이의 유머에 웃으며 살고 있어요. 우리는 유머 있는 사람을 위해 웃어주면 어떨까요?
104

결국 살아감에 기준이없는 사람은 없는 거예요. 
찾아가는 중인 사람과 찾아가는 데 시간이 걸리는 인생이 있는 게 아닐까요.
146



🌈 출판사 서평

삶은 언제나 어떤 방향으로 튈지 알 수 없어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합니다.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지 않은 날도 많습니다. 행복하다가도 때때로 많은 장애물들이 앞에 놓입니다. 고민이라는 것도 그랬습니다. 행복한 고민만 하고 살지 못할 거예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고민이 꼭 나와 같지 않을 거고요.

〈고민 상담소〉에 도착한 고민을 보면서 모른 척 외면하고 싶었던 이야기도 있었고, 경험이 없어 도저히 아무런 답변을 할 수 없던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내 문제 같기도 했고, 내 일이 아니길 바라기도 했고요. 그래서 더 어려웠을지 모릅니다. ‘나라면 어땠을까.’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었지요.

어떤 고민에 같이 공감하는 것만으로 내 마음엔 많은 위로가 쌓였고, 힘들 때 내가 누군가에게 했던 말들을 꺼내 나에게 들려줄 것입니다. 책을 읽은 분들도 우리와 같은 마음이길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