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내가 말괄량이처럼 제멋대로 굴고 점잖게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에서 덜렁댄다고 시도 때도 없이 야단쳤지만 그런 엄마도 한때는 나 같은아이였다. 
- P193

은미 이모가 죽고 나자 엄마는 급변했다. 강박적일 정도로 물건을 사들이는 데 집착했던 엄마가 이제 그 강박을 내려놓고, 새로운 취미를 가까이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 P194

"괜찮아, 괜찮아." 엄마가 말했다.
내게 너무도 익숙한 한국말. 내가 평생 들어온 그 다정한 속삭임. 어떤 아픔도 결국은 다 지나갈 거라고 내게 장담하는말. 엄마는 죽어가면서도 나를 위로했다. 엄마의 모성이, 엄마가 느꼈을 테지만 능숙하게 숨겼을 무진장한 공포를 제압해버린 것이다.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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