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이 상했다. 아빠는 형제들 중 머리카락이 아직 남아 있는유일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엄마가 아프고 난 이후로 3분의 2가 빠져나갔다. 그것은 아빠가 몰래 빼앗긴 또 하나의 자산처럼 느껴졌다. 정말로 아버지는 내가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고절대 이해 못할 방식으로 전 생애에 걸쳐 자기 것을 빼앗겨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 P299

우리는 일본의 유명한 다리를 재현해놓은 곳에 멈춰 서서 현지인들이 촛불을 켠 작은 종이배를 강물로 떠내려보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호이안이평화로운 만남의 장이라는 뜻인 줄은 꿈에도 모른 채로.
- P305

나는 눈을 감고 마지막 숟가락을 떠서 입에 넣고는, 보드라운 죽이 엄마의 갈라진 혀를 살포시 감싸는 순간을 상상했다. 그리고 따뜻한 액체가 천천히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동안 뒷맛을 천천히 음미했다.
- P320

그동안 엄마의 옛 편지와 사진을 정리하면서 나는 이모를 자주 떠올렸다. 그걸 이모에게 보여줘야 할지 아니면 그것들로부터 이모를 보호해야 할지 판단이 잘 서지 않았다. 
- P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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