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영감 수집에서 디깅이란 단순히 어떤 지식을 얻고자 조사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저 나 자신을 위해 더 애쓰는 마음을 연습하는 것이다. 이렇게 노력하는 마음의근육은 관성에 젖어 흘러가는 매일에서도 나를 선명하고 단단하게 만들고 의식들 사이를 유영하며 내 안을 들여다보는 힘을 길러준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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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귀찮아서 살 수 없겠다. 귀찮기보단 버겁다.
안녕 안녕. 남은 사람들은 뭐 정신병이 없다면 그대로 쭉사시면 됩니다. 이해하지 마세요. 이해되면 정신병자.
- P12

다섯째. 오랜만에 마시는 커피, 마포대교든 양화대교든고층의 우리 집 창문이 제일 확실하겠지만 나름의 배려.
집값과 남은 이들의 삶.
- P13

나는 그를 위해서가 아니라 힘든 티를 내고 싶었던 것뿐이었나보다.
- P18

물 한 방울도 묻지 않고 투신 실패.
- P19

나의 치매 전문 병원 체험기라고생각하며 견디고 있으련다.
- P24

나는 내가 아주 아파서 힘들었으면 좋겠어요. 아픈데 그게 내 탓이 아니고 어쩔 수 없이 아픈 삶. 나에게 삶이 얼마 남지 않아서, 자살을 선택하지 않아도 되어 오히려 평화로운. 노력으로 나을 수 없는 병에 걸린 삶이란.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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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세월이 흐를수록 호랑이는 사람을 무서워하게 되었고, 사람도 호랑이를 무서워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사람들은 호랑이 산에 함부로 오를 수 없게 되었습니다.
- P15

호랑이들은 우리가 이곳에 마을을 만들고 정착하기 훨씬 오래전부터 이 산에서 살고 있었네. 누가 주인이고, 누가 객인지 생각해 보게나. 사람에게 해가 된다고, 혹은 조금 불편하다고, 혹은 조금 이득이 생긴다고 닥치는 대로 잡아 죽이면 세상이 어찌 되겠는가? 설령 그것이 사람이 아니라 짐승일지라도 말일세. 세상은 더불어 사는 곳이네. 짐승과 더불어 살지 못하는 사람은사람과도 더불어 살 수 없는 법이야.
- P27

"와, 그렇구나. 너도 왕짜 맞혀 봤어? 기분 좋았겠다."
"불쌍해."
"불쌍하다고? 호랑이가?"
"응."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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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에 힘을 빼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시간을 잠시 보내거나 ‘오늘은 못한다‘라고 커다랗게 노트 한 쪽에 적는 것도 괜찮다. 그저 마음의 방향에 행동했어야 하는 시간을 각인시키는 것이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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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타워가 뭐라고 저걸 볼 때마다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걸까.
- P57

마음을 찌르는 칼이 제아무리 아름답다 해도 그것의 용도는 상처를 입히는 것이다.
- P63

현재의 감정은 분명히 ‘증‘인데, 과거의 기억이 놔주지 않아서 자꾸만 ‘애‘가 섞여들 때가 있잖아. 그럴 땐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고심 끝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애‘가 섞여들 땐 그냥 사랑하는 수밖에 없지 않나. 종선은 반박하지 않았다. - P67

긴 기다림 끝에 비로소 자리에 앉아 소주 반병을 원샷하듯 마시더니 자기 마음이 얼마나 깊고 따듯한지 아무도 몰라준다고 철부지처럼 투정을 부렸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미진이 종선을 손절한 이유를 점차 깨달아갔다. 
- P73

차라리 뿌리라고 하자. 종선의 뿌리는 언 강에 발이 잠긴 갈대처럼 꽁꽁 얼어붙은 강물 안에 오랜 세월 갇혀 조금도 성장하지 못한 것 같았다.
- P73

손절호텔에나 다시 가자. 심종선은 왜 저렇게 나이브한 인간이 됐는지, 박예슬은 왜 거지로 살면서도 예술을 놓지 못하는지, 나는 왜 너희들한테 상처만 주는나쁜 년이 된 건지, 가서 생각 좀 해보자.
- P78

친구니까 그렇게 푹 찌를 수도 있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뒤미처 무거운 질문들이 떠올랐다.
- P78

친하다는 건 어떤 의미지?
- P79

미진은 가품을 알지만 모른 척하고 가품을 진짜인 줄 안 종선은 전전긍긍하고, 나는 종선에겐 비싼 선물은 안 사줘도 되는 친구인 데다 아직까지 그이유를 알아내지 못했다─우리는 알아야 할 일은 모르고, 몰라도 되는 일은 많이 아는 건지도.
- P81

시간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섞여 들어가지 못한 나의 자의식만이 그 순간을 떠나지 못한 채로, 무엇이 잘못됐는지, 그 잘못을 다시 되돌릴 순 없는지를 골똘히 되짚어갈 뿐이었다. 
- P97

오히려 나는편해진 마음으로 그의 말을 흘려듣고 있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저 조용히 놀라고 있었을 뿐이었는지도 모른다. 세월이 인간의 몸에 작용하는 무자비함에대하여, 그리고 시간만이 선물해줄 수 있는 무뎌짐에 새삼 감탄하며.
- P129

시간이란 참 놀라운 것이었다. 내가 주장보다 ‘태도‘를 문제삼는 어른이 되다니.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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