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밀사가 전하는 화합의 메시지페테르 파울 루벤스Peter Paul Rubens, 1577-1640네덜란드 독립의 주도권을 북부가 쥐기 시작하면서 한때 융성했던 남부는 쇠퇴하기시작했다. ‘종교‘와 ‘독립‘이 얽혀 쉽사리 판단하고 움직일 수 없는 복잡한 정세가 펼쳐지고 있었다. 이것이 이 지역 지식인들이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스토아철학을 수용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 - P259
강대국들의 틈에 낀 약소국 출신의 힘 없는예술가가 동시대의 어떤 왕보다 인류사에서 큰 평가를 받을 수있었던 이유는 하나다. 그가 특정 군주, 사람에게 충성한 것이아니라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충성했기 때문이다. 인류가 후손들에게 전하는 문화적 유전자인 밈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존과 공영의 가치일 것이다. 루벤스의 그림이 수많은미술관으로 퍼져나갔던 이유도 이런 가치가 가진 설득력 때문이다. 루벤스가 전하는 평화가 행복과 번영을 가져다준다는 데시지는 오늘날에도 변함없이 유효하다. - P266
혼란과 슬픔의 순간,가장 찬연한 예술적 대응니콜라 푸생Nicolas Poussin, 1594~1665그림이 펼쳐져 있다.마치 흐르지 않는 것처럼 고요한 물은 하늘과 세상을 모두 비추는 명경(明鏡) 같은 존재다. 중경의 왼쪽에 말을 타고 가는 사람은 설산이나 견고한 건축물과 대조되는, 빠르게 지나가버리는더언느 인생사를 상징한다. 무엇 때문에 그리 급히 가는가? - P259
큰 사건에는 언제나 작은 여파들이 뒤따른다. - P249
서리가 내린 맑고 추운 밤이었다. 눈 쌓인 비탈만이 온통 새까만어둠 속에서 하얀 은빛이었고, 고요한 들판 위에서 커다란 별들이반짝였다. 나뭇가지에 눈가루가 흩뿌려진 뾰족뾰족한 전나무들이검은 그림자처럼 곳곳에 솟아 있었고, 바람은 휙휙 휘파람을 불며전나무 사이를 스쳐 지나갔다. - P255
의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의사는 말로 표현이 안 되는 무언가가있는 것처럼 앤을 쳐다봤다. 하지만 나중에 배리 부부에게 그것을말로 표현했다. - P257
그러고는 배리 아주머니가 제게 차를 더 마실 건지 물으시더니 ‘여보, 앤에게 비스킷 좀 건네주실래요?‘라고 말씀하셨어요.어른이 된다는 건 틀림없이 근사한 일일 거예요. 어른처럼 대접받았을 뿐인데 이렇게 기분이 좋은 걸 보면 말이에요. - P261
당신의 1인칭 관점, 무엇인가를 보는 자, 바로 그 자리에서 세계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능력, 관조하는 무엇, 다시 말해 텅 빈 의식만이 남아 있다 - P357
세상과 인연을 끊고 진리를 찾아 내면으로 침전해나가는 이들을 인도인은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슈라마나라고 불렀다. 이들은 《베다》 의 엄격한 전통을 따르는 브라흐마나와 구분되었다. 이들을 각각 사문과 바라문이라고 한역해서 부르는데, 우리는 [불교] 파트에서 이들을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그때 낯설지 않기 위해 지금 이 두 단어 정도는 기억해두는 것도 괜찮겠다. 슈라마나와 브라흐마나, 즉 사문과 바라문. - P369
우리는 범아일여를 이해하기 위해 관념론과 실재론을 비교해보았고, 머릿속에 투명한 수정구슬을 떠올림으로써 자아 안에 세계가 담긴다는 의미를 체험적으로 연습해보았다. - P377
부모님과 나는 언제나 우리 자신에게는 온갖 의무만을 부과하고 타인들에게는 모든 권리와,나아가 온갖 변명까지도 인정하는 식으로 처신했다. 크리스타가 잘못을 했다면 뭔가 비밀이나 설명이나 정상을참작할 만한 상황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나였다면 호된 질책만 떨어졌을것이다.이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니 조금 화가 났다. - P149
"도대체 제 말을 이해하지 못하시는군요! 누군가를 끝까지 믿는다는 건 그 사람에게 설명을 강요하지 않는 거라구요.""네가 클라이스트 작품을 읽은 걸 보니 기쁘구나. 하지만 우리는 너처럼 섬세한 사람이 못돼, 우리에겐 설명이필요해." - P152
"네 부모와 너는 내 등뒤에서 험담하느라 시간 가는 줄모르겠구나. 적어도 심심하지는 않겠어.""너로서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우리는 네 얘기를 아예 입에 담지도 않아." - P158
앙테크리스타의 교묘함은 그녀가 하는 비방의 은밀함에 있었다. 대개의 경우 부모님과 나는 우리에게 가해지는 비난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그저 비열한 것이겠거니 했다. - P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