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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감정 조절법 - 화내지 않고도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송남용 지음 / 전나무숲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어떤 사람은 분노를 지혜롭게 다루어 인생을 술술 풀어 가고, 어떤 사람은 분노를 어리석게 다뤄 자신과 주변에 상처를 남기고 때론 화를 입는다. 분노는 행복과 불행, 성공과 실패를 모두 부른다. 분노의 주인에게는 행복과 성공을, 분노의 노예에게는 불행과 실패를 안긴다."
미국의 심리 치료사이자 작가인 비벌리 엔젤의 <화의 심리학>에 나오는 분노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지적한 부분이다. 이 책의 저자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 인간이 갖는 자연스럽고 때론 필요한 감정인 분노를 어떻게 하면 잘 조절해서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지... 그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어려운 주제를 다루고 있기에 기존에 출간된 분노에 관한 번역서들에 비해 독자들이 좀 더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쓰여졌다. 전문용어의 사용을 자제하고 우리 실정에 맞는 적절한 예화를 들어 설명해주는 부분에서 저자의 배려를 읽을 수 있다.
『내 감정 조절법』은 '화내지 않고도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이다. 현직 목사님이 이 책의 저자다. 이 책은 건강한 인간 관계를 위해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서두에서 이렇게 말한다. "내 본가 식구들은 무슨 말을 할 때 생각해 보고 나서 말을 한다거나, 혹은 화가 났을 때 상대방이 화가 풀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차분하게 말을 하는 법이 없었다. 화가 나면 즉석에서 쏟아 내거나, 아니면 얼굴을 붉으락푸르락 하면서 위협적인 눈으로 바라보곤 했다. 그와 같은 환경 탓인지 나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화를 내곤 했다." 성인이 되어 화를 잘 내는 사람은 자라온 성장 배경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그로 인해 스스로의 잘못된 부분을 인식 못하는 상태로 습관적으로 화를 내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이렇게 봤을 때 습관적인 분노 표출을 그대로 방치하면 자신과 타인이 겪는 고통 뿐 아니라 자식에게도 대물림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관점인 셈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화를 내게 되고 무엇이 분노를 일으키게 만드는 것일까? 저자는 사람들이 평소에 자주 분노하는 원인을 객관적인 이유가 아닌 어떤 상황과 사건을 비합리적인 사고 즉, 부정적 감정을 갖고 받아들이는 개인의 주관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스스로의 기준으로 자신 혹은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이미 좌절과 낙심, 그리고 분노를 예약해 놓은 것이나 다름없다."(p.80) 우리가 모르는 잠재의식 속에 자신이 참거나 받아 줄 수 있는 한계나 범위를 미리 정해 놓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선을 넘으면 분노 하게 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 책에서 내가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문은 제2부 '화, 치명적 부작용을 부르는 감정'이었다. 첫째, 공격형 분노 관리. 화가 나면 불같이 폭발하지만 금새 풀어져 버리는 사람이다. 본인들 표현으로 "나는 그래도 꽁한 성격은 아니지 않는가? 뒤끝은 없잖아." 이렇게 공격적인 유형의 사람은 자신의 분노가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아픔을 주는지 인식하지 못한다고 한다. 둘째, 수동형 분노 관리. 공격형이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것과 달리 수동형은 자기 자신이나 약한 대상에게 해를 입히는 유형의 사람이다. 특정한 사람과 관계가 악화되었을 때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셋째, 수동 공격형 분노 관리. 첫번째 유형과 반대되는 분노 관리방식으로 일명 '뒤끝이 있는 사람'이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당사자에게 직접 의사를 전달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은근히 골탕을 먹이고 앙갚음을 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p.46)
저자는 이 세가지 유형의 사람들 모두 방식은 다르지만, 나름대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사표현을 하는 거라고 한다. 하지만 이 같은 분노 관리방식들은 궁극적으로는 문제를 더 악화시킬것이 분명하기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신이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지 자가진단해 볼 수 있도록 체크사항들이 포함돼 있으니 꼼꼼하게 읽을 필요가 있다.
이러한 세 가지 잘못된 분노 관리방식을 효율적인 분노 관리방식인 자기 표현형으로 바꾸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저자가 소개하는 감정 조절 방법은 약자로 'EEM 기법'으로 탐색하기(Explorattion) - 평가하기(Evaluation) - 수정하기(Modification)라는 3단계 방법이다. 이 방법을 통해 비합리적인 사고를 합리적인 사고로 바로잡음으로써 분노의 감정을 긍정적인 감정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로인해 긍정적인 행동으로 나타난다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예컨대 공격형의 사람들은 화가 나려고 할 때 속으로 "타임아웃"이라고 말하는 훈련을 하라고 한다. 처음에는 그 자리를 피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차츰 훈련이 되면 타임아웃이라는 말만 들어도 자동으로 화를 멈추게 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한다. 또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왜'라는 자기질문 보다 '어떻게'라는 질문을 하는게 좋다고 한다. '왜'라는 단어가 원망과 분노를 키우는 문제지향적인 단어라면 '어떻게'라는 단어는 문제를 해결하게 하는 해결지향적인 단어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수동형이나 수동 공격형 사람들은 쉬운 것부터, 덜 두려운 것부터 조금씩 분노 관리방식을 변화시켜 나가라고 한다. "우선 상대방에게 직접적으로 한마디의 말이라도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서 두려움이 조금씩 해소되고, 한마디가 두 마디가 되고 두 마디가 세 마디가 되어 결국 자기 표현형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p.120)
책의 뒷 부분에 이런 글이 있다. "욱하고 화낸 뒤에 남은 것은 결국 후회뿐이다." 사람과 사람간에 미움과 분노가 쌓이면 결국에는 좋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올바른 감정 조절은 개인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진지하게 논의 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점에서『내 감정 조절법』은 올바른 방향으로 우리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