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알려주었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 죽음을 통해 진정한 내 삶을 바라보는 법
알루아 아서 지음, 정미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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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몇 년 전 죽음과 관련한 의료 행위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존엄사나 안락사를 법제화 하여야 하느냐는 문제로 여러 의견이 대립하였던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여러 용어가 혼란스럽게 통영되는 것 같다. 존엄사, 안락사, 웰다잉, 조력 존엄사…. 이들 용어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알아야 할 것 같다. 먼저 존엄사는 Death with Dignity로 의미없는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스스로 결정하여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죽음 자체도 존엄을 존중받아야 한다는 입장이고 본인 스스로 선택을 하는 것이다. 안락사는 Euthanasie로 환자 생명 유지에 필수 적인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등의 의료행위를 중단하는 것이다. 미국 드라마에서도 이러한 안락사에 대한 상황이 많이 나오는데, 법 적용이 엄격한 미국의 경우, 환자가 자신이 응급상황에 빠졌을 경우에 대한 본인의 의사를 명확히 하였을 경우, 의료인들의 의료 행위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안락사의 최종 선택은 본인보다는 타인 즉 보호자가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웰다잉은 Well Dying으로 잘 사는 것 만큼 잘 죽는 것도 중요하다는 일반적인 개념인 것 같다. 조력 존엄사는 Physician-Assisted Suicide로 의료진의 약물 처방을 안내 받은 후, 환자 스스로 결정하는 죽음이다. 이미 캐나다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는 법제화가 완료되어 조력 존엄사 만을 전문으로 하는 의료진이 있을 정도로 전문화 되어 있다고 한다. 이러한 다양한 죽음을 바라보는 임종 도우미의 입장에서 죽음을 이야기 한 신간을 읽게 기회를 얻었다. 알루아 아서의 <죽으미 알려주었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이다.
저자는 임종 도우미라는 독특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아직까지 죽음이라는 용어를 말하는 것조차 꺼려지는 우리나라 사회 분위기에서 임종 도우미는 새롭게 다가온다. 임종 도우미는 삶의 마지막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평온하고 존엄 있게 인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전문가다. 이들은 임종 준비뿐만 아니라 법률 문제와 재산 정리, 의료 서비스 조율, 장례나 추모 계획 수립, 그리고 가족이나 가까운 이들의 정서적 지원까지 폭넓게 관리한다. 조직화된 종교나 특정 공동체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이 증가하고, 죽음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이들의 역할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미국의 ‘고잉 위드 그레이스(Going With Grace)’와 같은 단체는 임종 도우미 교육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전문성을 확장하며, 죽음을 둘러싼 다양한 필요를 채우고 있다.
저자는 죽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안하면서, 우리의 삶을 깊이 있게 만드는 여정으로 이끌어 준다. 저자는 죽음을 삶의 끝으로만 바라보는 대신,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삶의 깊은 본질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로 제안한다. 우리는 누구나 언젠가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를 두려움과 회피의 대상으로 여긴다. 그러나 죽음을 숙고하고 이를 삶 속에 받아들일 때, 우리는 삶의 새로운 가능성과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마치 삶의 마침표가 단순한 종결이 아니라, 만족스럽고 완전한 문장을 완성하는 역할을 하는 것과 같다. 죽음은 종말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를 되돌아보고 현재의 삶을 충만하게 살도록 돕는 중요한 선물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죽음을 직시함으로써 삶이 가진 경이로움을 새롭게 발견하고, 매 순간을 더 소중히 여기는 자세를 가질 수 있다.

저자는 현대 사회가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한다. 사람들은 슬픔, 분노, 상실감 등 복잡하고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논의를 피하며, 이러한 감정을 숨기고 억제하려 한다. 그러나 억눌린 감정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내부에서 곪아 문제를 악화시킨다. 이는 죽음을 논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죽음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주해야 할 필연적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를 공공연히 논의하지 못하도록 막는 분위기 속에 산다. 이러한 태도는 결국 죽음을 준비하지 못한 채 외롭고 두려운 마지막 순간을 맞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저자는 죽음과 가까이하는 경험이야말로 삶의 고통스러운 복잡성을 직시하고, 이를 통해 진실을 받아들이는 강력한 계기가 된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개인적인 삶에서 경험한 어려움, 특히 가나에서의 어린 시절과 가족이 겪은 쿠데타의 공포, 그리고 소중한 시동생의 죽음을 통해 이러한 통찰을 얻었다. 그녀는 죽음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삶의 다양한 감정과 진실을 드러내는 계기임을 깨달았다. 죽음은 우리가 삶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미처 치유하지 못한 감정적 상처를 마주하며, 용서와 화해의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다.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종종 자신이 미처 실현하지 못한 꿈, 후회, 기쁨, 사랑 등을 다시 떠올리며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개인에게 깊은 치유와 평화를 선사한다.

저자는 자신이 임종 도우미로 활동하며 만난 고객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죽음이 어떻게 삶의 중요한 교훈을 제공하는지 생생히 전달한다. 너무 많은 일을 하며 충분히 놀지 못한 후회, 사랑과 관계에 대한 미완의 이야기, 방치된 감정적 상처와 용서의 갈망 등은 우리가 삶 속에서 자주 간과하는 문제들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현재의 선택과 행동을 보다 신중히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죽음은 삶의 경이로움을 더욱 빛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저자는 죽음을 준비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종종 삶의 기적과도 같은 순간을 경험한다고 말한다. 삶 전체를 다시금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하는 깊은 깨달음이다. 이러한 깨달음은 죽음과 직면했을 때만이 가능하며, 이는 우리로 하여금 삶의 모든 부분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 만든다. 저자의 메시지는 죽음을 준비하고 이를 논의하는 것이 죽음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삶의 가치를 재정립할 수 있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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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여정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박재연 옮김 / Pensel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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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작품이 탄생하기 까지의 예술가의 여정과 그 여정 속에서 탄생한 예술 작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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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여정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박재연 옮김 / Pensel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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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역사상 명작이라고 이야기 되는 미술 작품을 창작한 예술가는 인생에 있어서 어떤 여정을 가지며 그 작품을 그렸으며, 그 예술 작품을 어떤 관점에서 창조를 하였는지를 분석적으로 이야기 해 주는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트래비스 엘버러의 <예술가의 여정>이었다. 추후 미술 작품을 볼 때, 예술가가 어떤 인생의 여정을 통해 그 작품을 창작했는지 배경을 알고 관람자의 관점에서 예술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고 그 작품 속에 담긴 의미와 우리에게 주는 위안을 생각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 같다. 저자는 역사 전문가로 많은 경험에서 나오는 미술 작품에 대한 저자만의 독특한 관점도 같이 야기 해 준다. 좋아하는 미술 작품들과 함께 예술가들의 인생 여정을 같이 따라가 본다. ^.^
책은 예술가들이 여행을 통해 방문한 장소와 그 장소가 작품에 미친 영향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조지아 오키프의 경우, 그녀의 뉴멕시코 여행은 작품 세계의 전환점이 되었다. 그녀는 척박한 사막과 차마 강의 풍경에서 고요하면서도 강렬한 에너지를 느꼈으며, 이를 자신의 작품에 담아냈다. 오키프의 그림 속 풍경은 장소 묘사와 함께, 그녀가 그곳에서 느낀 감정과 영감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독자는 그녀의 작품을 통해 뉴멕시코의 풍경을 단순히 바라보는 것을 넘어, 그 풍경에 스며든 작가의 감정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또한, 파울 클레의 튀니지 체류는 그의 예술적 성숙에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12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그는 튀니지의 강렬한 빛과 색채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으며, 이 경험은 그의 작품 세계를 새롭게 정의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클레는 이후에도 튀니지 여행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색채 실험을 이어갔다. 이는 여행이 예술가에게 단순한 여흥이나 휴식의 시간이 아니라, 작품 세계를 확장하고 재구성하는 기회임을 보여준다.
예술가의 여정은 종종 개인적인 감정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이는 그들의 작품에 깊이를 더하고, 관객과의 공감을 가능하게 한다. 구스타프 클림트는 여행 중 자연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작품들을 창작했다. 그의 작품 속 황금빛 모티프와 자연의 요소들은 클림트가 여행 중에 느꼈던 경외감과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를 담고 있다. 반면, 빈센트 반 고흐는 예술가로서의 고독과 여행 중 느낀 감정적 혼란을 작품에 녹여냈다. 그는 아를의 따뜻한 햇살과 생생한 자연 풍경에서 위안을 얻으며, 이를 작품에 표현했다. 그러나 그가 겪었던 내적 갈등 역시 그의 붓끝에 묻어나와, 관객이 그의 작품을 통해 고흐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고흐의 작품은 단순히 풍경의 묘사가 아니라, 그가 그 장소에서 경험한 감정의 기록이다.
《예술가의 여정》은 예술 작품이 화폭 위에 그려진 그림이 예술가의 삶과 경험, 그리고 감정이 응축된 결과물임을 강조한다. 이 책은 데이비드 호크니, 칸딘스키, 앙리 마티스, 파블로 피카소 등 현대미술의 거장들이 여행을 통해 어떻게 새로운 시각을 얻고, 이를 작품으로 승화시켰는지를 상세히 설명한다. 그들의 여행 일지와 기록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예술가의 삶과 작품 세계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책은 또한 예술가들이 특정 장소와 맺은 관계를 탐구하며, 그 장소가 예술가의 작품에 미친 영향을 조명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독자는 예술 작품과 여행, 그리고 예술가의 삶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예술가들의 여행 경정은 그들의 삶과 예술을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그림을 감상하는 기술을 배우는 것은 미술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각 작품의 숨겨진 의미를 발견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저자는 명화를 감상하는 데 필요한 예술가들의 인생 여정에 대해 상세하게 이야기해 주어, 이를 통해 독자들이 그림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이러한 저자와의 여정은 참 즐거웠다. ^.^

예술가의 여정, 총리뷰

예술 작품이 탄생하기 까지의 예술가의 여정과 그 여정 속에서 탄생한 예술 작품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예술가들의 여정을 통해 그들의 작품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화두를 던져주며, 여행이 예술가의 삶과 창작에 미친 깊은 영향을 보여준다. 또한, 예술 작품이 예술가의 경험과 감정, 그리고 철학이 집약된 결과물임을 일깨워 준다. 예술과 여행은 서로를 보완하며, 함께 어우러져 새로운 영감을 만들어낸다. 책을 통해서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관점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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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극복의 심리학 - 트라우마 회복 후 성장하는 5단계 프레임워크
에디스 시로 지음, 이성민 옮김 / 히포크라테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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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들어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여러 현대전쟁을 겪으면서 트라우마라는 개념이 사회적으로 주목받게 되었다. 현대 정신의학의 발전과 함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라는 진단명이 등장하게 되었고, 이는 개인이 겪은 극심한 스트레스가 장기적인 정신적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강조한다. PTSD는 전투, 폭력, 사고 등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나타나는 증상으로, 기억의 플래시백, 악몽, 불안감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겪은 현대인은 트라우마가 반드시 장기적인 고통으로 이어진다고 믿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사회적으로도 널리 퍼진 인식이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와 조사에 따르면, 폭력적이고 치명적인 사건을 경험한 사람들 중 다수가 PTSD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많은 사람들은 트라우마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도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감소하거나, 처음에는 약한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다가 나중에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많은 스트레스에 대해서 해소하지 못하고 트라우마로 빠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번에 이러한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한 심리학을 자세히 설명해 주는 책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에디스 시로의 <트라우마, 극복의 심리학>이었다. 트라우마의 세계로 들어가 본다.
에디스 시로의 『트라우마, 극복의 심리학』은 트라우마의 심리학적 이해와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심도 있게 전달해주는 책이다. 시로 박사는 트라우마를 고통의 원천으로만 보지 않으며, 이를 통해 우리가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책은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PTG(외상 후 성장)를 중심으로, 트라우마가 인간에게 미치는 복잡한 영향을 분석한다. 특히 시로는 트라우마를 극복해야 할 고통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그 속에서 개인의 내적 성장을 이루는 중요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먼저 트라우마는 심리적 외상을 의미하며, 이는 개인의 정신적, 감정적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을 말한다. 시로 박사는 트라우마를 단지 과거의 고통스러운 경험에 의해 발생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현재와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은 일상생활에서 불안, 악몽, 플래시백, 회피 행동 등 다양한 심리적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기능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며, 그 결과 개인의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PTSD는 외상적 사건을 경험한 후 발생하는 부정적인 반응을 포함하는 정신적 장애다. PTSD의 주요 증상에는 지속적인 불안, 악몽, 플래시백, 회피 행동 등이 있다. PTSD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종종 외상 사건을 떠올리기만 해도 감정적 반응을 일으키며, 이를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일상생활에서 외상 사건을 재현하는 상황을 피하려 하며, 타인과의 관계에서 거리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반응들은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 기능을 저하시켜 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반면 PTG는 동일한 외상 경험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겪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는 고통을 통해 개인이 새로운 관점을 얻고, 자신의 강인함을 발견하며, 관계의 깊이를 이해하고, 삶에 대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인 것이다. PTG는 고통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통해 삶의 질이 향상되는 과정을 나타낸다. 시로 박사는 PTG가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새로운 의미와 목적을 발견하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인간의 회복력이 단순히 과거의 고통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가는 능력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다.
트라우마의 치유는 단순히 고통을 잊는 것이 아니라, 그것과 마주하는 과정이다. 시로 박사는 25년 간의 연구와 다양한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트라우마 치료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 제시된 PTG 치료 프로그램은 신경생물학, 임상심리학, 후성유전학, 사회학, 정신역학 등의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PTG는 전통적인 치료 방식과 달리,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인지적 접근뿐만 아니라 심리 치료와 영적 치유의 차원을 도입하여, 치료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시로 박사는 트라우마를 빠르게 회복하는 것만을 목표로 하는 기존의 치료 방식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제공한다. 전통적인 회복력 중심의 접근 방식은 개인이 사회적인 기능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강요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시로는 이러한 방식이 결국 트라우마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실패한다고 말한다. 회복력은 단지 사회적 기능을 회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며, 인간 존재의 심리적 깊이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로는 트라우마를 완전히 지우려 하기보다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트라우마와 고통의 관계를 다룬 시로의 주장은 매우 심오하다. 고통은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인간은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다. 시로 박사는 고통이 우리를 분열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깊은 관계를 형성하고,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발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고통을 경험한 사람은 자신이 더 강하고 회복력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되며, 이는 곧 PTG로 이어진다. 고통을 통해 우리는 자신을 재발견하고,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시로 박사는 트라우마를 이야기할 때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트라우마를 고통의 연속으로 보지 말고, 그것을 새로운 서사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트라우마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그것을 통해 우리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이 책은 고통을 새로운 언어로 발화하는 방법을 제시하며, 이를 통해 독자들은 자신이 겪은 고통을 이해하고, 그것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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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시대 - 다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자연에서 배울 수 있는 것
프란스 드 발 지음, 최재천.안재하 옮김 / 김영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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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다정한 사회를 위해서 자연에서 배울 수 있는 공감의 법칙에 대한 신간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프란스드발의 <공감의 시대>였다. 우리는 참 자연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많은 것 같다. 자연에서 배우는 공감에 대해 읽어 본다.
우리는 경쟁과 생존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승자 독식과 끊임없는 경합이 인류의 역사를 지탱해 온 원동력처럼 여겨졌지만, 최근 학문과 사회적 논의의 중심에 "공감"이 자리 잡고 있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인간 사회는 이기적 경쟁과 협력적 공존 사이의 역동적 균형 속에서 발전해 왔다. 20세기는 생존을 위한 경쟁과 투쟁을 자연의 법칙으로 여기는 사회적 다윈주의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생물학자 프란스 드 발은 그의 저서 『공감의 시대』에서 이와는 대조적으로 공감과 이타심이 인간과 동물의 본질적 특성임을 과학적 연구로 그의 이론을 설명해 준다. 공감이 생물학적 본성에서 출발해 사회적 제도를 형성하는 근간이 될 수 있다는 그의 주장은 오늘날 현대 사회에서도 깊은 시사점을 던져 주는 것 같다.

​공감은 사회적 개념으로 뿐만 아니라, 뇌의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본능적 반응이다. 1992년 '거울 뉴런'의 발견은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신경계가 동일한 반응을 보인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인간은 타인의 고통이나 기쁨을 신체적, 정서적으로 느낄 수 있다. 드 발은 다양한 동물 연구를 통해 공감의 기원을 설명한다. 원숭이와 침팬지 같은 영장류뿐 아니라 고양이, 코끼리, 늑대 등도 서로를 돕고 위로하는 행동을 보인다. 이러한 행동은 생존을 위한 경쟁이 아니라 협력을 통해 집단의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본능적 반응임을 나타낸다. 특히 동물들이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고 고통을 줄이려는 행동은 공감이 종의 생존을 위한 진화적 선택임을 뒷받침한다.

​공감은 본능적 반응에서 출발해 복잡한 사회적 행동으로 발전했다. 초기에는 단순한 근육 반응이었던 공감은 시간이 지나며 타인의 필요와 욕구를 이해하는 능력으로 확장되었다. 인간 사회는 이러한 공감 능력을 바탕으로 신뢰와 협력을 강화해 왔다. 드 발은 공감을 인간 사회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보고, 사회적 공감이 도덕적 판단, 공정성, 연대의 토대를 이룬다고 강조한다. 오늘날 공감의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는 자유 시장 원리에 기반한 탐욕적 시스템이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경쟁과 이윤 추구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없다. 사회적 제도가 공감과 협력의 가치를 반영할 때만이 구성원의 삶은 더 나아질 수 있다. 현대 사회는 디지털 기술과 글로벌화로 연결되었지만, 역설적으로 개인 간의 정서적 거리는 더욱 멀어졌다. SNS와 온라인 플랫폼은 즉각적 소통을 가능하게 하지만, 깊은 공감을 방해하는 경우도 많다. 익명성과 가상성은 사람들 사이의 공감을 약화시킬 수 있다.
사회적 공감을 촉진하려면 교육과 제도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학교 교육에서는 공감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윤리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과 정부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사회적 안전망과 복지 제도는 사회적 약자를 돕고 공동체의 연대를 강화하는 필수 요소다. 개인 수준에서는 일상에서 공감을 실천하는 작은 행동들이 중요하다. 경청, 이해, 배려는 인간관계를 풍요롭게 하고 사회적 유대를 강화한다. 누군가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사회적 공감은 확산될 수 있다.

책은 여러가지 실험과 그 결과에 대해서 많은 설명을 해 준다. 심리학자와 동물행동학자들은 오래전부터 공감을 인간의 독특한 능력으로 보았다. 그러나 드 발은 공감이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동물 세계에서도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보편적 생존 전략임을 보여주었. 부모가 자식을 돌보는 행위에서 시작된 공감은 포유류의 진화 과정에서 강력한 유대 형성의 수단이 되었다. 연구 결과, 아세트산 주사를 맞은 쥐의 고통에 공감하는 실험 쥐의 행동은 공감이 사회적 유대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드 발이 제시한 사례 중, 동물 사회에서는 놀랍도록 깊은 이타적 행동이 빈번히 관찰된다. 새끼를 잃은 고래가 죽은 새끼를 등에 태우고 헤엄치는 모습은 인간적 슬픔을 연상시킨다. 원숭이와 침팬지 실험에서도 동료의 고통을 덜어주려는 행동이 관찰되었다. 이는 공감이 동물 사회에서 개인의 생존을 넘어서 집단 전체의 안녕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기제로 작용함을 시사한다.
인류의 역사는 공감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것 같다. 인간은 때로는 경쟁적이고 공격적인 유인원처럼 행동하며, 때로는 협력적이고 이타적인 존재로 변모한다. 드 발은 인간의 이러한 양면성을 “양극적 유인원”이라는 표현으로 설명하며, 공감의 능력을 확장하는 것이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인간이 자연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공감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빅토리아 호수의 외래종 도입, 호주의 토끼 문제 등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려다 발생한 생태계 재앙들은 공감 없는 개입의 결과였다. 자연과 생태계를 돌보고 조화롭게 공존하려는 태도는 생존을 위한 새로운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공감은 인간의 생물학적 본능이지만, 무한히 확장될 수 있는 능력이다. 저자는 공감이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무뎌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사회적, 문화적 요인들이 인간의 공감을 억제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이를 의식적으로 강화할 수도 있다. 교육과 사회적 시스템이 공감의 확대를 목표로 해야 하는 이유다.

공감의 시대, 총리뷰

프란스 드 발의 연구는 인간 본성을 경쟁적 존재로만 바라보던 시각을 뒤집고, 공감과 협력이 생물학적으로 깊이 뿌리내린 본능임을 과학적으로 증명한다. 공감은 생존을 위한 도구일 뿐 아니라 인간다움을 실현하는 중요한 사회적 원리다. 탐욕과 이기심의 시대를 넘어 공감과 연대의 사회로 나아가려면 개인과 사회가 함께 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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