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자기 이해"와 "자기 관리"를 강조한다. 자기계발서는 목표를 세우고 습관을 관리하면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SNS 프로필은 각자가 자신을 얼마나 잘 파악하고 편집할 수 있는지를 경쟁하듯 보여준다. 그러나 프로이트가 말한 "자아는 자기 집의 주인이 아니다"는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에 정면으로 균열을 낸다. 우리는 스스로를 설계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믿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는 마음 깊은 곳에서 이미 움직인 감정과 충동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그것을 그럴듯한 서사로 정리하는 존재에 더 가깝다. 이 진단은 백 년 전보다 오히려 지금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프로이트가 살던 시대에는 억압된 마음이 꿈이나 말실수, 증상을 통해 우회적으로 돌아왔다. 오늘날에는 그 우회로가 하나 더 늘었다. 바로 우리의 클릭, 체류 시간, 검색 기록이다. 알고리즘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인정하기도 전에 우리의 욕망과 불안을 데이터로 먼저 포착한다. 사람들은 종종 추천 피드를 보고 나서야 "내가 이런 것에 관심이 있었나"라고 놀란다. 이는 프로이트가 말한 자아의 뒤늦음 즉, 의지가 아니라 이미 일어난 마음의 사건을 나중에 이해하는 구조가 기술적으로 증폭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차이가 있다면, 예전에는 그 뒤늦은 해석을 개인의 내면에서 수행했다면, 지금은 플랫폼이 그 해석의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우리에게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되팔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환경에서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라는 말은 더욱 조심스럽게 다뤄져야 한다. 취향이라 믿는 것, 정치적 견해라 믿는 것, 소비 습관이라 믿는 것의 상당 부분이 알고리즘에 의해 반복적으로 강화된 결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안다는 것은 이제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일 뿐 아니라, 무엇이 나의 관심을 대신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함께 물어야 하는 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