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혁명을 작당하는 공동체 가이드북 - 행복은 타인으로부터 온다!
세실 앤드류스 지음, 강정임 옮김 / 한빛비즈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유쾌한 혁명을 작당하는 공동체 가이드북>

 

표면적으로 우리사회는 평등사회다. 헌법에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다른 말로 모든 국민은 평등하다는 말로 이해 된다. 하지만 이 말을 믿을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사회가 평등하지 않다고 믿는 모양이다. 주변에 만나 본 지인들도 내 의견에 동의 한다. 자본주의는 자본의 힘이 지배하는 사회다. 자본을 가진 사람들이 향유하는 수많은 혜택은, 그 수를 헤아리기도 어렵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 앞에 평등' 이라는 말은 자본 앞에서 무릎을 꿇은 지도 오래되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이를 잘 증명하고 있다. 물론 대한민국 사회만 불평등한 사회는 아니다.  지구상 자본주의를 채택한 집단에게 돈은 곧 권력이고, 계급의 표식을 의미한다. 결국 자본이 계급을 결정한다.

 

공동체의 건강성을 해치는 원흉은 '불평등'이다. 불평등은 계급을 만들고, 사회적 불안을 촉발시킨다. 그 문제는 항상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물신주의와 계급상승에 대한 끝없는 욕망은 공공성을 해치고, '모두가 잘 살아야 한다'는 명제를 허무한 구호로 만들어 버린다. 과연 이러한 어려운 사회적 환경 속에서 좀더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대안은 있는가? <유쾌한 혁명을 작당하는 공동체 가이드북>의 저자는 그 해답을 모두가 참여하는 크고 작은 공동체를 만드는 것에서 찾고 있다. 공동체 구성의 기본 철학은 행복은 타인으로부터 온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타인이 힘들고 어려운데, 내가 행복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이는 동양철학자 맹자의 사단 中 '측은지심'을 떠오르게 한다. 남의 불행에 대해 슬퍼하는 마음, 인간의 보편적인 정서가 아닌가? 가족 中에 누군가 힘들어 하는데 내가 마냥 즐거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구상에 가장 행복한 나라로 평가받고 있는 덴마크의 경우 인구의 95%가 공동체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크고 작은 동호회에서부터, 사회변혁을 촉구하는 연대와, 정치를 견제하는 공동체에 이르기까지 모임의 형태와 목적은 각양각색이지만, 사회 곳곳에 자리를 잡아 제대로 기능한다. 이러한 다양한 공동체 활동을 통해 타인의 어려움에 동참하고, 정부의 불합리한 정책에 목소리를 높이는 활동이 활성화된다. 실제 공동체의 파괴력은 미국역사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흑인 인권운동에 불을 집힌 '로자 파크스' 사건은 한 개인의 항거가 집단의 힘으로 결집되었기 때문이다. 잘 못된 것을 바로잡겠다는 용기있는 결단이 모여 집단의 힘으로 발전했고 결국 불합리를 바로잡는다. 권력이 무서워 하는 것은 대중, 곧 집단지성의 힘이다. 우리도 그와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이 책은 공동체 모임의 중요성과 함께 공동체가 제대로 기능하고 발전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나와 타인의 행복을 위한 대화법, 갈등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 등 공동체 내에서 커뮤니케이션 방법에서부터, 공동체의 교육 방법 등 몇 가지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행복을 위한 대화의 원칙에서는 1.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당당하게 말하라, 2. 경청하라, 3. 친철하라, 4. 열정과 에너지를 가지고 말하라, 5.다른 사람을 인정하라, 6. 좋은 질문을 하라. 7. 평등하라, 8. 당신의 이야기를 하라, 9. 거침없이 웃어라, 10. 삶을 모험이라고 느껴라,11. 자유롭게 말하라. 등 이렇게 11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공동체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다 통용되는 좋은 대화의 원칙들이다. 물론 실천이 수반되지 않은 원칙은 무용하지만, 원칙이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엄청난 경쟁력이 될 것이다.  

 

공동체를 통한 경험의 공유는 그 어떤 교육보다 가치있는 역할을 한다. 담론과 토론이 이루어지면서 개인의 가치와 생각이 타인에게 전파되고, 수정 보완 되기도 한다. 그래서 선한 목적을 가진 공동체가 만들어지고, 구성원들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여 기대했던 결과를 만들어 내는 모임을 가끔씩 목격하게 된다. 나도 회사라는 공동체 안에서 직원들과 함께 리더스 클럽(독서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매월 2권의 책을 읽고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활발한 토론과 담론이 이어지고, 처음 시작은 미약했지만 지금은 모임의 참석자도 늘어나고 있고, 자유로운 의견이 공유되는 활발한 '아고라'의 장이 마련된다. 모임을 통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동료를 이해하고, 독서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업무에 활용 할 수 있어서 좋다는 말들이 들리기도 한다. 공동체의 힘은 이런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유쾌한 혁명을 작당하는 공동체 가이드 북>은 실용서다. 현실에 대한 통렬한 비판도 있지만, 그보다는 좋은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방법론을 대중적으로 풀어내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공동체의 필요성에 대한 나름의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책표지 내용이 인상적이다.

 

"함께 웃고 떠들며 작당하라 우리 집 거실에서부터 유괘한 혁명이 시작된다.

 

유괘한 혁명 강령

 

하나. 타인의 고통에 눈감은 채 행복을 논하지 말것

둘, 이기는 대화가 아니라 '타인을 만나는' 대화를 할 것

셋, 세상을 바꾸고 싶으면 일단 모여서 웃고 떠들고 마시며 잡담할 것

넷, 무미 건조한 삶과 작별하고, 공동체 축제에 참여할 것

 - 책표지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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