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크니의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 - 일러스트레이터미네이터 키크니의 주문제작 만화
키크니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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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크니의무엇이든그려드립니닷! : 일러스트레이터미네이터 키크니의 주문제작 만화 (2019년 초판)

저자 - 키크니

출판사 - 아르테(arte)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52p



정말로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다!



한때 SNS를 통해 사진을 보내고 사연을 적으면 그 사연과는 정반대의 정말로 상상도 못할 코믹한 사진으로 포샵질을 해주어 화제가 되던일이 떠오른다.(지금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나 역시 의뢰했었는데 깔끔하게 무시당했지만...ㅠ_ㅠ) 지금 포스팅 하는 이 작품도 포토샵 대신 사람의 손으로 그린다는걸 제외하면 상당히 비슷한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의뢰인들이 SNS에 사연을 올리면, 작가가 사연을 보고 한컷의 그림으로 그려 SNS에 올린다. 참으로 단순 명쾌한 시스템인데, 이 짧은 사연과 한장의 그림으로 웃음과 감동과 위로를 받을 수 있다니...이것이 한컷 카툰의 진정한 숨겨진 힘인 것인가?....그저 의뢰인의 사연을 특유의 개그감으로 비틀어 썩소짓게 만드는 책이겠거니 생각했는데....생각지도 못한 감동으로 마음의 울림을 전하고, 울컥하게 만드는....그러면서도 잔잔한 미소로 마무리 짓는 따뜻한 만화였다니!!! SNS 20만 팔로워의 인싸 드립력이 빛을 발한다....-_-



그림 에세이를 두고 글자로 떠들어봐야 무엇하랴....백문이 불여일견! 작품을 보며 내 마음을 심쿵하게 만들었던, 함께 공감했으면 좋을것 같은 몇몇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1. 짧막한 의뢰인들의 사연 한페이지

2. 두근대며 페이지를 넘기면 의뢰인의 사연을 토대로 그려낸 결과물이 두둥!~

3. 차분히 작가가 전달하는 이야기를 보고 그 감정을 느끼면 끝!...


[1]


























































































따....따뜻할듯.... 부...부럽다...





[2]























































































































































아....별거 아닌거 같은데 심쿵....OTL....이시대를 살아가는 엄마 아빠라면 정말로 공감할 만한 컷이 아닌가....ㅠ_ㅠ 엄마의 등을 쓰다듬는 아이의 손...





[3]




남자의 감정도 그렇습니다.....





[4]



아...ㅠ_ㅠ.....이런 감성을 담아내다니....흑....




단순한 웃음만 있었다면 이런 감동과 위로의 감정은 받을 수 없었을것 같다. 이런 작품들을 보다 보면 작가의 센스가 정말로 중요하다는걸 깨닫게 된다. 의뢰자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는 선에서 최대의 반전 코믹을 선사하고, 정말로 위로가 필요한 사연자에겐 세상 누구보다 커다란 힘이 되는 위로를 보내주는....그 선을 넘지 않는 센스...신은 작가에게 그림실력 보다 이 천부적 센스를 주신것 같다....(물론 작가의 그림실력을 까는건 아니다..ㅎㅎ 사실 이런 투박함조차도 친근하게 다가온다는...) 한 컷의 만화가 주는 직관적인 이야기는 열마디 말보다, 열줄의 글보다 더욱 우리 마음에 때려박히면서 순식간에 마음의 벽을 허물고 무장해제 시켜버린다. 사람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없다면 이런 공감의 장면은 나오지 못하리라...우락부락 터미네이터 같은 외모뒤엔 누구보다 여리디 여린 마음이 자리잡고 있는건가...ㅎㅎ 웃음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키크니 상담소....정말로 힘들고 지칠때...순식간에 단박에 기분전환 시켜주는 엄청난 에세이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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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요괴 도감
고성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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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요괴도감 (2019년 초판)
저자 - 고성배(물고기머리)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정가 - 22000원
페이지 - 399p


'제대로'된 한국의 요괴도감의 탄생!


언제부턴가 개인출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텀블벅 사이트에서 한국요괴에 관한 책들의 펀딩이 올라오고 다른 프로젝트는 몰라도 요괴관련 프로젝트는 상당히 성황리에 펀딩에 성공하는것을 볼 수 있었다. 나역시 요괴관련 프로젝트는 빠지지 않고 펀딩에 참여했었고, 그렇게 [한국요괴대백과 上]와 [동이귀괴물집] 두 권을 소장중이다. 그렇게 마이너? 출판계쪽에서 인기를 끌던 요괴 아이템이 18년 말 '곽재식'작가가 직접 수집한 자료들을 토대로 출판한 [한국 괴물 백과]가 성공을 거두면서 그동안 소외당해오던 한국 오컬트 요괴물이 메이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던것 같다. 그리고 또 한권의 요괴도감이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으니...그동안 우후죽순 중구난방 나왔던 한국의 요괴도감을 한방에 교통정리 할 뭔가 '제대로'된 요괴도감의 탄생이라 평하고 싶다. 


사실 이 [한국 요괴 도감]은 원전이 따로 있다는 사실....바로 텀블벅 펀딩으로 출간된 [동이귀 괴물집]이 그것이다. 저자 '고성배'...닉넴 '물고기머리'님의 The Kooh 문고...일명 덕후문고 4번째 작품이었던 이 [동이귀 괴물집]은 프로젝트가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목표치의 펀딩에 성공하고 펀딩이 끝낼때쯤엔 8,881명의 후원자에 1억 4천여 만원이 모이는 소위 대박터진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아무리 잘돼봐야 텀블벅이니...펀딩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은 구할래야 구할 수 조차 없는 책이었던 것이다. 그런의미에서 메이저 출판사에서 새로운 옷을 입고 좀더 세련되게 다듬어져 대중에게 공개되어 많은 이들이 볼 수있게 됐다는 점은 참 다행스럽게 생각된다. 


[원본과 편집본]




[정말로 신비스러운 고서의 느낌을 가득 담고 있는 디자인....고급스러우면서도 뭔가 악령이 깃들어 있을것 같은 포스를 풍긴다...ㄷㄷㄷ 그도 그럴게 이 책안에 218마리의 요괴가 봉인되어 있으니...요기로 가득차 있구나!!! 흐흐흐~]




[물론 외관상으로도 고서의 느낌이 나도록 제작됐겠지만 진짜 강점은 어느 페이지를 펼처도 불편함 없이 볼 수 있는 사철제본이라는 점이다.]





[띠지 또한 펼치면 책속에 담긴 요괴들이 그려진 도감이 된다..ㄷㄷㄷ]

 

확실히 디자인과 독자의 편의성을 최대한 고려한 도감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나온 한국 요괴 도감중 사철제본으로 제작된 도감은 이 책이 유일무이하기 때문이다. 사실 바로전에 텀블벅 출간돼었던 [한국요괴대백과 上]에서 사철제본으로 제작하려 했지만 인쇄소의 실수로 일반제본으로 제작되어 아쉬웠었는데...이렇게 쫙~쫙 펴지는 사철제본을 직접 보니 이리도 줗구나! -_-


외관은 그만 넘어가고 정말로 중요한건 내용 아니겠는가...작품은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1. 육신이 존재하여 만져지며, 짐승 혹은 사람처럼 생긴 '괴물'에 대한 장이다. 여기엔 인간형, 짐승형, 어류형, 조류형, 벌레형, 자연형, 식물형, 사물형등으로 나뉜다.

2. 혼백이거나 자연의 정기에 의해 만들어진 '귀물'에 대한 장이다. 

3. 일반적인 상식에서 벗어난, 독특한 능력을 갖춘 물건들을 다룬 '사물'에 대한 장이다.

4. 오래전부터 인간과 함께 해온 한국의 '신'에 대한 장이다.

요괴에 대한 자료는 한국의 고서인 [삼국유사], [삼국사기], [용재총화], [어우야담], 민담까지 각종 고전자료들을 토대로 수집되었는데, 이색적인것은 우리들이 익히 알고 있는 '홍콩할매귀신', '자유로귀신', '콩콩귀신' 등등 현대의 도시괴담에 등장하는 귀물까지 다루고 있어 폭넓은 스펙트럼의 요괴들과 만날 수 있다. 왼편에는 요괴에 대한 설명을, 오른편엔 분류와 출몰지역, 출몰시기등과 수록된 문헌을 소개하고 있어 한눈에 요괴에 대한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는 높은 가독성을 보여준다. 




[한눈에 요괴에 대한 모든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편리한 구성]



그냥 페이지를 넘기면서 요괴들의 이야기를 보는것 만으로도 유년시절의 향수가 떠오르면서 재미있는 상상에 푹~ 빠지게 만든다. 특히 우리 정서와는 거리가 먼 외국 요괴가 아닌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법한 한국의 요괴들이기에 무섭다기 보단 정겨운 감정마저 들게 한다. 공들인 디자인으로 보나 수록된 자료로 보나 이건 무조건 소장각이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건 수록된 요괴의 삽화인데...-_- 솔직히 이 삽화는 한국 요괴라는 제목을 달고 나오는 모든 책들이 아쉽다. 우리도 일본처럼 유명 만화가가 일러를 그려준다면 정말 좋을것 같은데...그렇게 책값이 올라가는건 충분히 감안 할 수 있을것 같은데...언제쯤 멋들어진 초일류 삽화가 수록된 요괴도감을 만날 수 있을까...어쨌던...이렇게 나와준것만으로도 더할나위 없다...오컬트나 판타지 덕후라면 당근 있어야 할 작품이다. [한국 요괴 도감] 짱짱!!!




[요괴도감류는 나오는대로 닥치는대로 모으는중인데, 계속 추가될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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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한효정 옮김 / 단숨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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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 (2019년 초판)
저자 - 제바스티안 피체크
역자 - 한효정
출판사 - 단숨
정가 - 15800원
페이지 - 619p



인간은 기생충과 같은 존재야. 자신의 숙주와 함께 죽을 때까지 모든 것을 빨아 먹어버리지.

멸망을 자초하는 일이야....



배부른 사람들의 한끼의 육식을 위해 12억 8천마리의 소들이 전세계 토지의 24%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곡물의 70%를 소를 비롯한 가축이 먹어치우고 있다. 매일 가축들이 마실 물을 위해 수천톤의 물이 소모되고 있다. 12억 8천마리의 가축들이 사료를 먹고 뀌는 방귀 때문에 대기의 메탄가스량이 늘어나는 웃지못할 상황...반면 지구 반대편에서는 1분에 120명의 아이들이 먹지못해 기아로 사망하고 있고, 마실물을 구하기 위해 수 키로미터를 걸어서야 겨우 구정물을 퍼마실 수 있다. 이런 극단적 대비 속에서도 인구는 나날이 늘어나 현재 70억명의 인구가 지구위에서 바글거리고 있고 매 1분마다 156명의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석유자원은 이미 고갈상태이고 이상태로 지구의 자원을 모두 소모하고 난뒤엔 남은것은 멸망뿐....



치명적인 전염성과 높은 치사율을 자랑하는 마닐라 독감이 유행단계에 접어들면서 전세계는 방역에 온 신경을 곤두세운다. 코피가 터지며 시작되는 증세는 이후 고열과 기침을 동반하며 수시간 내에 피를 뿜으며 사망에 이르게 만든다. 환자의 기침속 타액을 통해 쉽게 전염되는 강한 전파성에 인류는 공포에 떨고... 급기야 필리핀을 비롯한 여러 나라는 공항폐쇄와 의료시설이 열악한 슬럼가의 빈민들을 격리조치 하기에 이른다.

한편 독일 베를린, 총상을 입고 쓰러져 있던 남자는 정신을 차린 후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자신의 팔목에 거칠게 새겨진 '노아'라는 문신을 이름삼아 혼수상태에서 자신을 돌봐준 노숙자 오스카와 함께 추운 겨울을 버티기 위해 보호소를 찾아 헤멘다. 그러다 우연히 신문속 천문학적인 가치가 매겨진 그림 한장의 화가를 찾는다는 광고를 보게되고, 그 그림을 통해 잊혀져 있던 기억의 한 단편을 떠올린 노아는 자신이 그 그림을 그린 장본인이라 생각하고 광고속 전화번호로 전화를 건다. 전화를 받은 뉴욕의 잡지사 기자 셀린은 그림의 창작자가 노아임을 확신하고 급히 베를린의 고급 호텔을 예약하여 그곳에서 자신이 도착할때까지 노아가 머물수있도록 조치해준다. 그렇게 노아와 오스카는 호텔에 도착하고, 냄새나는 몸을 씻고 있던 노아에게 기다리던 셀린은 오지 않고 소음기를 부착한 암살용 총을 든 남자가 조용히 문을 여는데...노아와 의문의 킬러와의 대치로 잊혀진 기억과는 달리 몸에 각인되 있던 생존의 본능이 깨어나며 서서히 각성하는 노아...과연 그의 정체는 누구인가?...



치명적 전염병의 창궐...의문의 총상... 기억상실증... 노아의 목숨을 노리는 일급 킬러들...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천부적 살인센스...-_- 그리고 서서히 떠오르는 기억의 조각들이 모이고...70억 인류의 운명이 걸린 거대한 음모의 한복판에 서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도입부의 설정과 전개되는 과정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헤메던 기억상실 일급요원 [본 아이덴티티]의 '제이슨 본'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던것 같다. 분명 엄청난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데, 안개속을 헤메이듯 짤막한 기억의 파편들로 감질나게 만드는...그러면서도 시원한 액션과 기억상실을 통해 아군과 적군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복합적 스토리는 강렬한 쾌감과 스릴을 선사한다. 



서두에도 언급했지만 현재 인류는 이미 포화상태이고 파멸을 향해 내달리는 중이다. 개인으로서는 도저히 손조차 델 수 없는 곪아 터지기 직전의 문제를 국가던...미치광이 과학자건...어둠의 비밀결사던...누군가는 개입해야 하는것 아닐까?...작품을 통해 그런 의문이 들때쯤 작가는 이 피할 수 없는 전지구적 크라이시스에 전염병과 음모론을 살포시 얹어 놓는다. 우리는 이미 에볼라와 사스를 통해 세계의 허술한 방역정책과 마지막 방어선이 뚫렸을때 축적된 시민들의 공포가 어떻게 대공황으로 이어지는지를 직접 목격했다. 은연중에 대중들의 뇌리엔 전염병의 공포가 각인되 있는 것이다. 이 공포에 실존하는 서방의 극소수 권력 엘리트들로 구성된 국제적 비밀단체 빌더버그 클럽이 모든 사건의 배후로 등장하면서 모든 일들이 치밀하게 짜여진 판이었음을 가늠케 하고 세계를 움직이는 비밀단체의 궁극적 목표를 통해 극단적이지만 인류 생존의 대안을 제시한다. 사실 [놀라운 TV 서프라이즈]에나 언급되던 '일루미나티', '로스차일드', '바티칸 클럽'....그리고 '빌더버그 클럽'까지...세계경제와 정치를 좌우하는 거대한 규모의 음모론이 막 현실적으로 와닿진 않지만 인구과잉, 기아, 환경오염, 빈부격차 같은 현실적 사회문제를 근거로 제시하면서 내놓는 음모론은 더이상 음모가 아닌 인류 공존공영의 최후의 수단으로 다가오면서 그들의 주장에 대한 당위성에 힘을 싣는다.  



파멸을 향한 인류 종말의 시나리오...지금 인류의 현주소는....



사실 설정 자체는 이미 여러 작품에서 다뤄지던 익숙한 설정이다. 하다못해 [어벤져스]에서 손가락을 튕겨 전 우주의 절반을 가루로 만들어 버리던 타노스의 의도와도 부합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자연...지구...더 나아가 전 우주의 암덩어리 같은 존재..이 인간의 증식에 브레이크를 걸어 세계의 평형을 유지하려는 배후의 조종자, 그리고 인류의 멸망을 막기위해 고군분투하는 노아...그리고 밝혀지는 노아의 진짜 의미...익숙한 설정을 정신없이 빠져들게 만드는건 거대한 음모론 속에 음모론 그리고 또 그속에 음모론이 이어지면서 정신없이 내려치는 반전의 묘미가 작품 전체를 감싸고있기 때문이다. 거대한 스케일의 음모론이 허황되기 보다 진정한 공포로 다가오는건 실제로 인류가 파멸을 향해 달려가고 있기 때문이리라...



전세계를 공포에 빠트린 전염병으로 디스토피아 포스트 아포칼립스 SF의 재미를, 킬러와 킬러, 정보부간의 긴박하고 숨막히는 첩보전과 혈투를 통해 추리 스릴러의 진수를, 세계를 조종하는 그림자 정부 빌더버그 클럽을 통해 음모론의 묘미를 그리고 현존하는 사회문제를 가차없이 파고드는 날카로운 사회비판까지...이 모든 장르적 요소들을 총망라 하면서도 결코 어설프거나 산만하지 않고, 무거운 주제와 반대로 빠른 속도감과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하는 장르종합선물세트이다. 그동안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지나쳤던 환경문제에 경종을 가하려는 작가의 숨은의도가 있는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깊이있는 메시지와 거침없는 비판의 칼날을 휘두르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작품이었다. 육백여 페이지에 걸친 작가의 촘촘한 구성과 필력에 진심 놀랐다. 작가 이름 기억해 뒀다가 꼭꼭 챙겨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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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가빌라 로망 컬렉션 Roman Collection 12
김의 지음 / 나무옆의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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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가빌라 (2019년 초판)_ROMAN COLLECTION 012
저자 - 김의
출판사 - 나무옆의자
정가 - 9000원
페이지 - 234p



슬프고 비극적인 사랑



시신의 핸드폰에서 짧게 신호음이 울린다.
적막이 몰려와 방 안에 가득 찬다.
밖에는 눈보라가 몰아친다.



출판사에서 소개하는 줄거리만 보고 평범한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심리스릴러 일거라 예상하고 책을 펴들었는데, 작품 자체는 추리스릴러라기엔 약간 어색하고...죽음을 부수적 소재로 사용한 비극적 사랑이야기라고 해야될까...솔직히 나무옆의자 출판사의 로맨스 소설 열 두번째 시리즈라는 뒷날개를 보고서야 이 작품이 로맨스 소설이었다는걸 알게 되었다. 그정도로 사랑의 추악하고 비틀린면을 그리는가 하면 서로 다른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나누는 플라토닉한 교감을 그려내기도 한다. 머...그것도 사랑은...사랑인가?...-_-;;;



동물을 사랑하고 정이 많은 서른두살 솔희는 키우던 애완동물을 학대하는것도 모자라 솔희에게까지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의 학대를 참다 못해 4년간의 결혼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한적한 시냇가 옆 빌라로 독립한다.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국수집알바로 만두를 빚고 국수를 팔아 힘들게 번돈으로 두 마리의 반려동물과 함께
힘겹게 살아가는 솔희...하지만 개짖는 소리로 이웃집의 눈총을 받는등 주변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건 바로 윗층에 사는 해아저씨가 솔희가 난처한 일이 생기면 두발벗고 달려와 도움을 주는것인데, 척추장애로 곱추등이되어 등에 해를 품고 다닌다하여 해아저씨가된..그 남자는 오래된 낡은 용달을
끌고 다니며 고물을 주어 생계를 유지하는, 과묵하지만 사려깊은 마음으로 솔희의 처지를 안타까워 하는 아저씨이다. 하지만 솔희와 해아저씨가 마주치는 일이 많아지면서 빌라에는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하고...엎친데 덮친격으로 이혼한 남편이 술에취해 솔희를 찾아와 행패를 부리는 일이 많아지는데.....



사랑에도 분명히 갑을관계가 존재한다.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자연스레 을이 되는것인데, 그런 갑을관계야 아주 해피한 갑질일테고...문제는 이 갑을관계가 폭력에 의해 구분지어질때이다...나만을 사랑하고 나만을 위하는줄 알았던 사람이 시간이 지나면서 감추고 있던 폭력성향을 드러낼때...알고보니 배우자가 아주
상또라이란걸 깨달았을때...그땐 이혼밖에는 답이 없겠지...근데 문제는 이 미친놈이 술만 처먹으면 여자집에 나타나 눈물의 똥꼬쇼를 벌이는가 하면, 생때를 부리며 패악질을 벌이는 것이다. 외도...언어폭력...신체적 구타....이 모든일에 신물이 나버려 이혼으로 도피하지만...그놈의 그림자를 벗어날 수 없다는걸 깨달았을때의 모든것이 무너져 내리는 절망의 심정...이혼뒤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병, 정만도 못한 관계에서 그녀에게 지탱하고 있던 무언가가 끊어져 버린다.



무의욕과 무행복 상태. 희망을 꿈꾸고 힘을 내려고 하지만 세상은 그녀에게 등을 돌리고 하루하루가 힘겹기만 하다. 그때 자신의 눈과 닮았다고 생각했던 해아저씨의 아내가 태안에서 깊은 중병에 걸려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한게 꽤 오래되었고, 고물을 주워서는 약값조차 대기 힘든 어려운 상황이란걸 알게되고...자신의 절망적 상태와 닮아있는 해아저씨에게서 묘한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전혀 다른 인생을 살면서 전혀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솔희와 해아저씨...마주치면 인사말 외엔 조용한 침묵이 내려앉지만, 여러 말보다 더욱 강하게 느껴지는 교감의 감정...이런 드라이한 만남과 감정을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세상에 지치고 찌들려 내일을 생각할 수 없는 소외된 사람들의 강한 연대감과 동질감이 그들을 단단하게 묶어놓는다.



지속적인 가정폭력이 불러오는 비극적 파멸...



과연 솔희와 해아저씨가 은밀히 공유하고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시신은 누구이며 그날 어떤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는 두 남녀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억세게도 운없고 불행한 남녀의 세상 암울하고 암담한 이야기가 일상적 에피소드와 함께 담담하게 펼쳐진다...추리나 스릴보다는 한 인간의...한 여성의 비극적 생애에 포커스를 맞추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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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열대어 케이스릴러
김나영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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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열대어 (2019년 초판)_케이스릴러 시즌3

저자 - 김나영

출판사 - 고즈넉이엔티

정가 - 13000원

페이지 - 272p



내 남편이 연쇄 살인범?



타인과 타인이 만나서 사랑하고 영원토록 함께 하자고 약속하는 것이 결혼이다. 그런데 항상 살을 맞대고 살고 또 그렇게 살아가야할 배우자에 대해 당신은 얼마나 알고 있는가?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던 나의 배우자를 두고 연쇄살인마로 지목한다면...믿음과 의심...어느쪽을 택할 것인가?...


한국의 스릴러 작품들을 소개하는 고즈넉이엔티 출판사의 브랜드 케이스릴러가 어느덧 세번째 시즌을 맞았다. 믿고 보는 한국 스릴러로 자리잡은 케이스릴러 시즌3 작품은 이 작품 [붉은 열대어]와 '김혜빈'작가의 [캐리어]이다. 그중 붉은 열대어 처럼 물속에 서서히 퍼지는 강렬한 빗빛 표지에 끌려 이 작품을 선택했는데, 작품을 보고나니 나름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자동차 사고로 코마상태에 빠져있던 한태현과 이서린 부부중 아내 이서린이 2년만에 극적으로 깨어난다. 그녀가 의식을 찾은 동시에 찾아온 경찰은 자동차 사고직전의 상황을 묻지만, 사고의 충격 탓일까? 사고직전은 커녕 지난 4년간의 기억을 전부 잃어버리는 기억상실증에 걸린다. 단순히 사고청취를 위한 경찰 방문이 아님을 깨달은 이서린은 형사에게 이유를 묻고 형사에게서 충격적 이야기를 듣는다. 이서린 부부가 자동차사고가 나기 직전까지 그녀가 살던 지곡동엔 석달사이 3건의 여성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이서린의 남편 한태현이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받고 있었다는것. 그리고 그직후 한태현이 몰던 자동차가 의도적으로 보이는 사고로 부부 모두 혼수상태에 빠지니 한태현이 범인이라는 의심은 더욱 깊어졌던 것이다. 하지만 이서린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한태현은 도저히 연쇄살인범으론 납득할 수 없었던 이서린은 직접 남편의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남편의 작업소를 찾아가고, 자신에게 몰려드는 기자들과 접촉하며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려 애쓴다. 

"저는....생존자에요..."

3건의 연쇄살인 사건을 접하면서 우연히 머리속에 떠오른 목소리...언제인지...누군지 모를 이 기억속의 목소리로 굳건했던 남편에 대한 믿음 사이로 의심과 의혹이 파고들고...이서린은 혼란에 빠지는데....



당연하지만 기억을 잃었던 이서린은 남편의 친동생, 동생의 애인, 형사, 기자, 남편의 친구 등등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퍼즐처럼 흩어져있던 기억의 조각들이 서서히 맞춰지고, 그 기억의 퍼즐이 완성됐을때 감춰져있던 진실이 드러나고 충격적 반전으로 다가오게 된다. 믿었던 남편이 연쇄살인범일지 모른다는 불안감...서서히 떠오르는 의문의 단편적 목소리들...이서린이 느끼는 미칠것 같은 불안감과 정신적 압박이 숨막히는 서스펜스로 독자를 강타하면서 남편의 정체에 대해 끊임없이 갈팡질팡 흔들어 놓는다. 



'의심이란게 액셀레이터 같아서 일단 밟으면 어디 박기 전까지는 멈출 수가 없으니까...' 25p



작가는 이서린의 사라진 기억찾기에 유년시절 성폭행을 당한 여성 캐릭터를 등장시켜 도착적 연쇄살인과 성폭력의 상관관계를 연결하는 동시에 밀양집단성폭행사건과 같이 감싸고 보호해야 할 성폭행 피해자를 오히려 비난하는 기형적인 사회적 풍토가 피해자 뿐만 아니라 그 주변인들을 어떻게 파탄내버리는지를 작품을 통해 처절하고 극명하게 보여준다.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소녀를 향해 평소 행실을 운운하며 손가락질 하는 빌어먹을 어른들...죄를 저지르고도 기껏해야 사회봉사 몇 시간을 언도 받고 낄낄대는 가해자들...이런 미쳐버린 세상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정상일 수 있을까?...후반부 비극적이고 충격적인 결말은 우리가 앞으로 짊어지고 가야할 불행한 미래일지도 모른다.           



강렬하게 끌렸던 표지의 의미가 강제로 잃어버린 처녀성을 상징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숙연해진다. 평범했던 소년을 또라이 변태 살인마로 만들어 버리는건 죄를 짓고도 그 죗값을 치르지 않는 미쳐버린 사회 때문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해진다. 충격적인 오프닝, 그보다 더 충격적인 결말...강렬한 스릴과 서스펜스...그리고 의미심장한 사회적 메시지까지...후반부 추격전이 좀 늘어지는걸 제외하면 만족스러운 심리스릴러였다. 에필로그가 후속작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속편이 기대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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