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 소녀 상상 고래 4
차율이 지음, 전명진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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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소녀 (2018년 초판)
저자 - 차율이
그림 - 전명진
출판사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정가 - 12000원
페이지 - 179p


푸르른 제주바다 인어소녀의 모험


제주의 푸른 바다 처럼 보는 것 만으로도 막혀있던 가슴이 뻥 뚫리고 어두웠던 마음이 맑고 프레시하게 변화되는...그런 아이들을 위한 동화...[인어 소녀]이다. 우연히 서평기회를 얻어 읽게 된 작품인데, 딸아이에게 읽어주면 좋겠다 싶어 신청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아름다운 제주의 풍광과 신비로운 바다속 세계, 그리고 16살 인어 소녀 규리와 바다친구들의 모험가득 어드벤처...그리고 그 경험들을 바탕으로 인간으로서, 인어로서 한층 더 성숙해지는 소녀의 성장기...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와는 또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제주도에서 해물 라면집으로 생계를 꾸리는 규리가족에겐 비밀이 있다. 바다에 빠진 엄마를 인어 아빠가 구하고...그렇게 우연한 만남으로 서로 사랑하게된 두사람은 함께 살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고, 부부의 사랑의 결실로 첫딸 규리가 태어난다. 인간과 인어의 혼혈로 말이다. 평소에는 다른 사람과 다름없는 다리로 걸어다니지만 바닷물에 닿으면 비늘이 돋아나면서 순식간에 물갈퀴로 변하는 통에 아빠와 규리는 한여름에도 긴바지를 고수하고 항상 신경쓰며 산다. 어쨌던....주문이 들어오면 엄마는 라면을 끓이고 아빠는 앞바다로 뛰어들어 문어를 잡아 라면에 넣어주는 특제 해물라면이기에 가게는 그럭저럭 운영되고, 가족은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날.....

아빠가 사라졌다.

아무런 말도 없이 사라진 아빠를 그리워 하며 눈물 짓는 엄마를 보다 못해 직접 아빠를 찾기 위해 바다로 뛰어든 규리...바다거북 탄의 도움으로 깊은 바닷속 인어들이 사는곳에 찾아간 규리는 그곳에서 아빠가 사라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듣게 되고 혼란에 빠진다. 인어마법사 카슬의 노예가 되는 대신 다리를 얻었던 아빠는 카슬의 마지막 명령을 거부하여 감금되었던 것이다. 아빠대신 자신이 카슬의 노예가 되겠다고 나선 규리의 운명은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


한국 고유의 요괴 신지께를 통해 한국 전통의 인어이야기를 그려내면서 혼혈 인어 규리의 성장기와 함께 심각한 환경문제로 대두되는 해양오염 문제를 유려하고 서정적인 문체로 풀어낸다. 신지께는 거문도에 나타나는 인어로 상반신은 아름다운 여인이며 하반신은 물고기의 모습이다. 때때로 배가 출항하려고 하면 소리를 지르거나 돌을 던져 훼방을 놓는데, 이를 무시하고 출항하면 풍랑을 맞는다고 한다. 풍랑으로부터 사람들을 지켜주는 해신으로 모셔지기도 하며, 어촌에서는 안전을 기원하는 굿을 올리기도 했다고 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신지께는 영험한 능력을 가진 마법사로 등장하여 규리를 돕는 원군이 된다. 아동용 동화로서는 탄탄한 이야기적 구성과 특히 배경을 묘사하는 아름답고 서정적인 문체가 눈에 띄는데, 함축적이고 아름다운 은유적 표현들은 신비로운 바다속 세상과 잘 맞아 떨어져 동화적 감성을 자극한다.  


사실 책을 받고 7살된 딸아이에게 매일 한챕터씩 읽어주고 있기는 한데, 읽어주다 보니 7살 아이에겐 그런 함축적이고 서정적인 표현들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겠더라...ㅠ_ㅠ 아이도 챕터를 다 읽을때까지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그 담부터는 내가 먼저 책을 읽고 아이가 이해할 수 있을정도로 생략하고 풀어서 읽어주고 있는데, 176페이지에 글밥도 많아 전부 읽어주는건 무리인듯 하고...축약해서 알려줘야 할 것 같다. 나 역시 작품을 읽으면서 느꼈지만, 동화라고는 하지만 초딩 중반정도는 되어야 작가의 표현과 말뜻을 수월하게 이해하지 않을까 싶다. 잘 뒀다가 딸래미 크면 다시 보여줘야지...ㅎㅎ


어쨌던, 한국에서 구전되어 내려오는 인어이야기 신지께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한국형 해양 판타지라는 말에 깊이 동의하면서 디즈니 [인어공주]의 바다마녀와 인어공주의 모험이 연상되는 혼혈 인어 규리 VS 바다가재 마녀 카슬의 아빠를 찾기 위한 한판승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아이들에게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면서 아름다운 인어가 사는 바다를 더이상 인간이 더럽혀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동화... 아이와 함께 어른이 읽기에도 좋은 아름다운 이야기, 예쁜 삽화가 어우러진 동양의 판타지 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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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별의 금화 마탈러 형사 시리즈
얀 제거스 지음, 송경은 옮김 / 마시멜로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클럽별의금화 (2019년 초판)_가제본
저자 - 얀 제거스
역자 - 송경은
출판사 - 마시멜로
정가 - 비매품
페이지 - 463p



독일의 수사반장



프랑크푸르트 경찰청 강력계 팀장 마탈러 시리즈 3부작중 3부에 해당되는 [클럽 별의 금화]가 출간되었다. 앞서 출간되었던 [너무 예쁜 소녀], [한여름 밤의 비밀]을 건너뛰고 이번 3부를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기존에 읽었던 독일 스릴러라고는 '안드레아스 그루버'의 [마르틴 S. 슈나이더 시리즈]밖에 없었기에 새로운 작가의 새로운 스타일의 독일 스릴러에 궁금증과 호기심이 일었다. 정치권력과 부패경찰의 검은 커넥션과 끔찍하고 잔혹하게 살해되 시체로 발견된 독일 최고의 기자...그렇게 더러운 구정물 아래로 가라앉아가던 사건을 끈질긴 수사로 수면위로 끌어올리려는 수사반장 마탈러의 고군분투를 보니 '마르틴 S. 슈나이더'와 더불어 독일 특유의 강인한 게르만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스릴러였다.



콜드케이스 사건을 맡아 1985년 발생했던 성폭행 살인사건을 재수사 하던 마탈러는 특유의 기지로 다른 동종사건과 유사성을 발견하고 용의자를 압축한다. 미완으로 끝날뻔한 사건을 해결하고 휴가를 낸 마탈러에게 과거 인연이 있었던 기자 안나가 찾아오고 그녀와 긴밀한 연락을 나누던 유명기자 헤를린데 쉐러가 실종되었으니 그녀를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헤를린데 쉐러의 발자취를 따라가던 안나와 마탈러는 해딩 지역 경찰보다 앞서 허름한 호텔에서 권총으로 오른쪽 눈을 관통당한체 죽어있는 그녀의 시체를 발견한다. 먼저 사건 현장을 둘러본 마탈러 앞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지역수사국 반장 로텍이 나타나고, 로텍은 해당 살인사건이 전적으로 자신의 소관이라며 마탈러를 가로막는다. 마탈러의 동료가 수집한 현장 증거까지 강탈하는 로텍의 모습에서 수상함을 느낀 마탈러는 안나와 함께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유명 기자의 살인사건 뒤에 막대한 권력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음을 깨닫게 된다....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마탈러 반장과 더불어 작품속 정치세력간의 알력과 다툼이 비중있게 다루어지다 보니 간단하게 정치권 배경을 언급한다. 독일의 총리를 맡고 있는 페터와 그가 속해있는 제1정당 기독당은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프랑크푸르트 신공항의 건설을 진행한다. 하지만 총리의 정치자금의혹이 불거지고 국민의 신뢰는 곤두박질친다. 이에 맞서 라이벌당인 사회민주당에서 새로운 정치가가 떠오르고 이 정치가는 신공항 건설에 결사반대하는 자이다. 의석수 1~2자리로 제1당이 판가름나게되는 위기의 상황....제1당을 지켜내기 위해...페터의 총리직을 이어가기 위해....페터와 그의 최측근 보좌관들은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으려 한다....



일자리를 창출한답시고 기업들로 부터 막대한 뒷돈을 받아 쳐먹은 총리가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처하자 무리수를 두며 벌어지는 부정부패, 불법과 탈법의 연결고리들...-_-;;; 이거 뭔가 기시감이 전신을 엄습한다....우리도 바로 몇년전에 겪지 않았는가....4대강 프로젝트라고...멀쩡한 강 다 뒤집어 엎고 천변에 녹조라떼를 제조하던....ㅠ_ㅠ 어쨌던....멍청이가 아닌 이상 총리와 권력자들이 최고 유명기자의 살인을 직접 지시했다고 생각진 않는다. 그저 지나치게 충성심이 강한 권력의 개들이 너무 충실하게 물어뜯은 거겠지...이 작품에서도 본원은 어찌하지 못하는걸 보면 꽤나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아무래도 독일 스릴러라고는 두 작가의 작품밖에 읽은게 없으니 자연스레 비교하게 되는데, '슈나이더'가 특유의 빈정거림을 탑재한 외골수 독단적인 독불장군 스타일의 수사를 펼친다면 마탈러는 동료들의 무한신뢰를 받으며 놀라운 지휘력으로 부하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최상의 효과를 거두는 지휘자 스타일의 수사를 펼친다. 언제나 사건 회의때는 빵집에서 갓구운 빵을 사놓고 부하들과 빵을 먹으며 회의를 하는 가족같은 화기애애함이랄까?..-_- 그 옛날 TV드라마 [수사반장]에서 보아왔던 팀원들간의 합, 끈끈한 연대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팀웍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다만 이런 팀원간의 조화를 바탕으로 하다 보니 주인공 마탈러가 가져오는 사건해결의 극전반전은 약간 약하게 느껴진다.



권력자들의 암투, 부패경찰의 불법수사, 기자 살인사건, 성폭행 살인사건, 오토바이 사고, 떠돌이 청년의 연루, 클럽 별의 금화, 마탈러와 연인의 결별과 방황...이 개별적이던 수많은 사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어둠속에 가려진 거대한 장막이 드러나고...이야기의 흐름은 멈출 수 없이 급물살을 타게된다. 강렬하면서 유하다. 완급을 조절하는 마탈러의 수사방식도, 동료들간의 유대를 중시하는 인간관도 와닿았다. 기회가 되면 앞선 두 작품도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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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성역 1 - 노아즈 아크, Novel Engine POP
카지오 신지 지음, toi8 그림, 구자용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원수성역 1 : 노아즈 아크 (2018년 초판)
저자 - 카지오 신지
역자 - 구자용
출판사 - 영상출판미디어(영상노트)
정가 - 11000원
페이지 - 470p



세대우주선과 우주생존 SF의 절묘한 이종교합


19년 들어 기똥찬 SF가 출간되었다. SF장르에서 그동안 무수히 많은 작품들이 쏟아져 나온 세대 우주선과 우주생존 장르가 절묘하게 믹스된 이 작품은 SF로서 공인된 장르적 재미를 절묘하게 뽑아내면서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한 인물들의 상황을 때로는 긴박감 넘치게, 때로는 소소하게 비추며 독자들의 감정이입을 끌어낸다. 무엇보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성과 탄탄한 이야기의 설정이 강점이라고 생각되는데 작품성 또한 뛰어나 일본의 공인된 SF상인 성운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멀지 않은 가까운 미래....
태양의 플레어 폭발로 인한 전 인류에게 다가온 지구멸망의 위기...
극비에 이 사실을 접한 미국과 중동의 부호들은 그들의 자본을 총 동원하여 거대한 우주선을 축조한다.
이름하여 '노아즈 아크'(노아의 방주)....
비밀리에 완성된 우주선을 타고 미국의 대통령을 포함한 일부 선택된 3만명의 사람들은
지구를 버리고...남아있는 인류를 버리고 비밀리에 지구를 탈출한다.
목적지는 '약속의 땅'이라 불리는 180광년 거리의 지구와 흡사한 환경의 행성.
얼마나 걸릴지 모를 세대우주선의 기나긴 항해가 시작된 것이다.....



한편...
자신들을 뒤로 하고 떠나버린 사실을 깨달은 지구의 남아있는 사람들은 분노에 치를 떨고
생존을 위한 연구를 거듭하여 마침내 '점프'라고 불리는 물질전송 장치(소위 순간이동 장치)를 개발해낸다.
언제 태양이 폭발할지 모르는 상황...

최소한의 테스트 이후 인류의 70%가 생존을 위해 '약속의 땅'으로 '점프'하고...
1500 분의 1의 확률로 가까스로 행성 '점프'에 성공한 인류는 맨몸으로 처음 접하는 낯선 행성에서
생존을 위한 삶을 꾸려나가려 한다.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인류를 저버리고 노아의 방주에 탄 사람들과
자신들을 버리고 먼저 떠난 이들을 극도로 저주하며 먼저 행성에 뿌리를 내린 사람들...
전혀 다른 장소....전혀 다른 위기를 거치며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
수백년 후...서로를 원수로 생각하는 이들이 조우하게 되는날...
과연 어떤 일이 발생할 것인가.....



그렇다 정말로 알짜배기 재미를 선사하는 SF만 쏙쏙 뽑아서 만든 작품인거다. -_- 몇 백년간 폐쇄된 우주선이라는 공간에서 세대를 이어가며 생존하는 세대 우주선 이야기 하나, 낯선 행성에서 원시사회를 이루며 기괴하고 치명적인 토착 크리쳐들과 사투를 벌이는 우주생존 이야기 하나, 자신의 신념으로 혹은 연로하여 '점프'를 포기하고 종말이 오기 전까지 지구에서의 생활을 이어가는 남아있는 자들의 생존 이야기 하나까지....전혀 다른 3가지 이야기가 각 캐릭터의 시점에서 펼쳐진다. 더군다나 여러 세대를 그리는 기나긴 이야기이기 때문에 각 챕터의 이야기를 이끄는 캐릭터 또한 매번 바뀐다. 뭐랄까...각 챕터 챕터가 하나의 주제를 그리는 옴니버스 단편집을 보는 기분이랄까...이건 뭐...SF선물세트를 보는 기분이랄까...ㅎㅎ 많은 이야기를 한 작품에 담다보면 자칫 산만해 질 수도 있는데, 이 작품은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한 캐릭터들의 고뇌와 극적 이벤트의 무게 밸런스를 절묘하게 맞춰내 끝까지 긴장타고 보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었다.



칠흑같은 캄캄한 밤....순식간에 촉수를 뻗쳐 사람들을 잡아가는 기괴한 거대 괴물 '스나크'와의 사투가 한창 펼쳐지다가 노아즈 아크 발진 전 미국 대통령 딸과 순간이동 기술을 발명하게 되는 대학생과의 애틋한 로멘스가 그려지고...세대 우주선의 폐쇄된 공간에서 향수병을 못이겨 자살자가 늘어나는 문제를 두고 고심하는 노아즈 아크의 대통령의 고심과 해결이 그려지다가 느닷없이 모두가 떠난 지구에서 남아있는 노인들을 돌보는 간호사 여성의 잔잔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_- 소재 자체는 익숙할지언정 소재를 이끌어 가는 방식은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함유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작품의 특성상 동일한 장르의 여타 SF들이 떠올랐고 비교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데, 달의 폭발로 인한 지구의 멸망 때문에 지구의 선택된 소수의 사람들이 지구 위 궤도 우주선에서 수천년을 생존하고 이후 지구에서 살아남은 신인류와 우주에서 살아남은 신인류가 서로 적대하는 모습을 그리던 하드SF [세븐 이브스]와 상당히 흡사한 설정이라 생각되었다. 사실 [세븐 이브스]초하드SF로 난해하다는 말이 많았는데, 이 작품은 기술과학적 설정보다는 생존자들의 사투쪽에 무게를 실어 비교적 쉽게 즐길 수 있을것 같다. 세대 우주선이란 장르로는 '하인라인'의 [조던의 아이들] , '베르베르'의 [파피용]이... 차원의 문을 통해 전혀 다른 세계에서 원시문명으로 생존하는 장르로는 '제리 솔'의 [4차원의 신세계]가 떠오르는데 사실 이 작품보다는 듣도 보도 못한 끔찍한 크리쳐가 사람들을 살육하던 '스티븐 킹'의 [미스트]가 더 비슷한 분위기의 작품인것도 같다...'점프'라는 순간이동 소재로는 지금 한창 읽고 있는 [펀치 에스크로]가 떠오르는데, [펀치 에스크로]의 사건의 발단이 되는 사건이 이 작품에서는 단 한줄 언급으로 끝나버리니 이야기를 끌어가는 관점의 차이가 재미있게 느껴졌다. 유사한 장르를 그리는 서로 다른 작품들의 차이점들을 비교 하며 읽으니 더 많은 디테일이 보이고 더 풍성하게 즐길 수 있었다. (이런 당연한 이야기를...-_-;;;)



어쨌던...이번 1권에서는 노아의 방주 세대 우주선의 3세대, '약속의 땅' 행성의 2세대 까지의 사건들이 그려진다. 행성인들의 노아의 방주에 대한 분노는 2세대 에서는 거의 종교급으로 차곡차곡 적립되고 있으니...2권에서는 수백년이 지나 이들의 후손들이 조우하게 될지....조우한다면 어떤 만남을 갖게 될지...너무나 궁금해진다. 역대급 스케일의 대하 서사시! 이를 뒷받침 하는 정교하고 탄탄한 스토리...일단 1권까지는 대박 SF로 별 5개를 날린다. 역시 깐깐한 일본애들이 성운상 그냥 주는건 아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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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아르테 미스터리 1
후지마루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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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기억못하겠지만 (2019년 초판)
저자 - 후지마루
역자 - 김은모
출판사 - 아르테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68p


시급 300엔짜리 사신 아르바이트



당신이 죽은 뒤에 일종의 추가 시간이 주어진다면?....당신은 그 추가된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사신과 사자...미련과 체념...후회와 회한...이 세상을 살아가고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할 모든 사람들에게 세상을 아름답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전하는 희망의 이야기...[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이다. 몇 년전 종영한 드라마 [도깨비]에서 검은 양복을 입고 사자들을 저승으로 인도하던 회사원 스러운 현대식 저승사자들이 기억난다. 저승주식회사의 직장인의 애환을 그리던 이 작품이 기존의 저승사자의 이미지와는 색다른 모습이라 꽤 인상깊었었는데, 옆나라 일본인이 그리는 작품속 사신 역시 독특하고 색다른 모습이라 신선하게 다가왔다.



어느날 나에게 찾아온 동급생 하나모리
그녀가 내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안한다.
최저임금에도 한참 모자란 시급 300엔...근무기간 6개월의 사신 아르바이트....
장난같은 제안에도 응할 수 밖에 없던건,

밥한끼를 먹을 돈조차 없는 나의 어려운 경제적 상황 때문이었다..
그렇게 장난같은 사신으로서의 알바가 시작되고...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망자들의 사연을 듣고 그들이 성불하지 못하고 구천을 떠도는 이유...
이승에서의 미련을 풀어주고 저승으로 떠나 보내야 한다....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어머니와 이혼후 아버지와 어려운 생활을 꾸려나가는 어두운 성격의 사쿠라 신지가 활달한 성격과 미모로 인기있는 동급생 하나모리와 함께 사신으로서 일하면서 사자들의 기구한 사연에 공감하고, 그들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하면서 자신도 인간적으로 성장하게 되는 감동과 힐링의 성장스토리가
그려진다. 이 작품에는 여타의 사신 작품들과는 다른 독특한 설정이 등장하는데, 사람이 죽고 난뒤 사자가 되면 죽음 뒤의 일상이 이어지는 추가 시간이 주어 진다는 것이다. 세상에 미련 혹은 한이 남아있어 성불하지 못하고 사자가 되지만 일상의 삶은 계속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물론 주변인들은 사자가 죽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사자는 자신의 미련을 해소하게 되면 마침내 성불하고 사자가 추가시간동안 있었던 일들은 모두 리셋되버린다. 아...말로 설명하기 어렵네..-_-;;; 작품속 사신과 사자의 법칙을 정리하자면...



[사신]
1. 6개월 사신 기간이 끝나면 사신으로 있었던 기억은 모두 지워진다.
2. 6개월 사신 기간을 완수하면 리워드로 소원 하나를 이룰 수 있는 '희망'이 주어진다.
3. 사자의 이승에서의 미련을 간파하고 해결해주면 사자는 저승으로 떠날 수 있다.



[사자]
1. 이승을 떠나지 못할 미련 혹은 한이 남게되면 성불하지 못하고 사자가 된다.
2. 사자가 되지만 추가시간으로 생활은 이어지기 때문에 자신만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주변 사람들은 죽은줄 모름)
3. 추가시간동안 미련을 해소하면 성불
4. 추가시간은 무한하지 않고 종료시간이 존재한다. 종료시간까지 미련을 풀지 못하면 사자는 그대로 소멸
5. 사자마다 종료시간은 다름
6. 대부분의 사자는 이승에서의 미련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7. 사자가 되면 미련을 기억해낼 힌트가 되는 특별한 능력을 부여받는다.

   (시간정지, 거짓말을 구분하는 능력 등등)
8. 사자는 사자를 알아 볼 수 있다.
9. 추가시간부터 성불하기까지의 일들은 오로지 사신과 사자만이 기억하게 된다.

   주변인들의 기억은 사자가 죽은 직후의 시간으로 리셋된다.

10. 사신이 사자의 미련을 풀어주지 못하면 다른 사신으로 대체 된다. 사신 역시 사자를 포기할 수 있다.




이런 여러 규칙으로 다양한 상황과 생각못한 반전의 이벤트가 벌어지며 이야기로서의 재미를 증가시킨다. 사자의 미련을 알아내야하고 그 미련을 풀어줘야 성불할 수 있는 중심설정을 통해 미스터리적 요소를 끌고 가면서 사자들의 사연에 깊이 공감하고 그들의 상처를 보듬고 이해하는...감성을 자극하는 오컬트 힐링계 미스터리라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



사망 후의 추가 시간은 정말 신의 선물일까? 추가시간동안 사자의 기억이 남아있다면...주변인들의 삶이 어떻게던 영향을 받는다면, 그렇게 과거의 잘못을 바로 잡을 기회가 주어진다면 축복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추가시간동안 사자가 말했던, 행동했던, 변화시킨 모든것은 죽은 시점으로 초기화되버리고 만다. 오로지 사자의 미련을 풀기 위해 주어진 시간인것인데...그 미련이 어떤 종류의 것이던 하루하루 또다른 죽음을 준비하기 위한 추가시간일뿐...생전의 가족과의 갈등...친구와의 싸움...갈등과 후회...이 모든 미련들을 사자가 되고나서야 풀어낸들...성불과 함께 무효가 되버리니...사자의 추가시간은 또다른 의미의 연옥이나 마찬가지이리라...



표지나 설정만을 봤을땐 다소 경쾌하고 가벼운 에피들로 감동을 이끌어내는 작품으로 예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예상과는 달리 상당히 현실적으로 비정한 세상의 쓰리고 아픈 부분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작품이었다. 저승으로 떠나지 못하고 이승을 멤도는 사자들의 미련과 한은 얼마나 깊고 어둡겠는가...연이은 사업에 실패하고 가족마저 흩어져 혼자가 되버린 실패한 가장의 쓸쓸한 죽음...오로지 집안의 대를 이을 아이만을 위해 사랑없는 결혼을 하고 출산도중 쇼크로 사망한 임산부...엄마의 집요하고 지속적인 학대로 고통받아오다 결국 아파트 7층에서 엄마의 손에 떠밀려 떨어져 죽은 초등학교 2학년 소녀....상상을 초월하는 극도의 고통과 말할 수 없는 깊은 상처로 갈기갈기 찢겨진 사자의 마음들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그들을 위해 때로는 남겨진 사람들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초짜 사신의 노력의 과정이 잔잔하지만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현실은 너무나 잔혹하고 참혹한 세상이지만...그렇기에 더욱 세상을 바꾸는 구원의 열쇠는 누군가를 걱정하고 배려하는 작은 마음...이타심이라고 말하는듯 하다.



6개월의 끝...사신으로서 모든 기억을 잊어버리고....너는 기억 못하겠지만....니가 베푼 선의의 마음들이 모이고 모여 세상을 바꾸는 희망의 초석이 되는거야...알바의 끝에 사쿠라가 적은 '희망'이란 소원이 이루어지길 나 역시 바래본다. 이 겨울 사람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이 담겨있는 가슴 따뜻해지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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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왕 요괴 랭킹 슈퍼 대사전 과학 학습 도감 최강왕 시리즈 10
코마츠 카즈히코.이이쿠라 요시유키 감수, 이진원 옮김 / 글송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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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왕요괴랭킹슈퍼대사전 (2019년 초판)_최강왕-10

저자 - 글송이 편집부

역자 - 이진원

감수 - 카마츠 카즈히코, 이이쿠라 요시유키

출판사 - 글송이

정가 - 10000원

페이지 - 184p



미스터리 요괴 130종 총집합!!!



공교롭게 요괴관련 서적이 출판사를 달리하고 연이어 발간되었다. 바로 얼마전 서울문화사에서 나온 [요괴 배틀왕 결정판]을 포스팅 한게 엊그제 같은데 이번엔 글송이 출판사에서 나온 [최강 요괴 랭킹 슈퍼 대사전]이다. 어제는 일본 고전요괴를 토대로 인간사 이야기를 그려나간 '교고쿠 나쓰히코'의 [후항설백물어 하]

읽었는데 오늘은 요괴 총집합이라니...연초부터 요괴에 파묻힌듯한 느낌적인 느낌...-_-;;; 어찌됐건...다다익선! 요괴던 귀신이던 오컬트던...자료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법. 어릴적 동심의 세계로 끌어 당기는 신비하고 진기한 요괴들의 세계로 한바탕 빠져보자. 



아무래도 비슷한 시기에 두 종류의 요괴도감이 나온만큼 비교를 안할 수가 없구나...-_- 그래서 나도 붙여봤다. 격돌! 요괴도감 배틀! ㅋㅋ



 구분

 최강왕 요괴 랭킹 슈퍼 대사전

 요괴 배틀왕 결정판

 요괴수

130종 

35종 

 디자인

2D 

3D 

 특징

종목별(몸집,길이,종류 등)  랭킹소개 

배틀 랭킹 소개 

 출판사

글송이 

서울문화사 


사실 수록된 요괴수로 따지자면 130종의 요괴를 담은 이 [최강왕 요괴 랭킹 슈퍼 대사전]의 승리라고 밖에는 볼 수 없을것 같다. 수록된 삽화도 개인적으로는 아직은 사람이 그린 2D가 좀 더 끌리다 보니 이 작품에 약간의 점수를 더 주고 싶다. (그립체도 마음에 쏙 든다. 삽화야 개인적 호불호이니 그렇다 치고...) 언급했다시피 이 책에는 요괴의 랭킹이 표시되어있긴 하지만 뱀요괴 랭킹, 여우요괴 랭킹, 개요괴 랭킹 식의 종별 랭킹과 비호감, 깜찍이, 오싹 랭킹 등 다분히 주관적 관점에서 랭킹을 나눈듯 보인다. 그런면에서는 각 요괴의 스킬과 체력, 요력등의 수치화 자료를 토대로 배틀을 붙여 랭킹을 정한 [요괴 배틀왕 결정판]이 좀 더 설득력 있던것 같다. 뭐가 됐던...둘 다 보면 제일 좋고, 여의치 않으면 취향에 따라 땡기는 작품을 보면 될듯...



그동안 애니, 만화, 소설등으로 보아왔던, 그리고 이름만 듣고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던 낯익은 요괴들을 만나볼 수 있어 좋았다.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인해전술로 밀고 쳐들어 오면 답이 없듯이, 130종에 ([항설백물어]에 언급된 오래된 고전 요괴를 제외하고는) 웬만한 요괴는 전부 수록되 있는것 같다. 옆나라에서 넘어와 한국 전체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요괴 '빨간 마스크'도 소개되있다. 



혹자는 이따위 말도 안되는걸 뭣하러 보냐고 말하는 이도 있겠지만..바로 어제 포스팅한 [후항설백물어 하]에서 얘기했듯...



거짓을 거짓인줄 알면서도 믿는다.

현혹되고 눈이 멀면서도 그래도 좋다고 꿈을 꾼다.

이것이 꿈인 줄 알면서도, 알고 있으면서도 믿는다.

꿈속에서 사는 것 말고는....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도 계속 꿈꿀 수 있게 해주어야 하리라...

그것이 거짓일 지라도...



ㅋ (이 책에 맞는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_-;;) 옛날 사람이던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이건 그들에게 요괴란 거짓인줄 알면서도 믿고 싶은것...존재하지 않지만 작용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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