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아파트 특별판 빛의 뱀파이어와 어둠의 아이 애니북 - 티빙 오리지널
서울문화사 편집부 지음 / 서울문화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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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오리지널 특별판 신비아파트 빛의 뱀파이어와 어둠의 아이 (2022년 초판)

저자 - 서울문화사 편집부

출판사 - 서울문화사

정가 - 11000원

페이지 - 167p



신비아파트 팬들을 위한 스핀오프



OTT 플랫폼의 홍수 속에서 흥미로운 드라마로 어른들을 호객하는 줄 알았더니 아이들마저 유혹의 손길을 뻗치더라. 뭔말인고 하니 인기 애니시리즈 신비아파트의 스핀오프 겪인 [빛의 뱀파이어와 어둠의 아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여타 시리즈를 케이블 방송에서 공개하는 반면 이 작품은 티빙 오리지널로 오직 티빙에서만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신비아파트 팬인 아이들이 이 작품의 광고를 접하고 내게 보고싶다고, 보여달라고 졸라댔지만 보여줄 수가 없었다. 이미 넷플과 디플에 가입중이었고 티빙까지 가입하기엔 과다지출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이 작품의 종이책 출간 소식은 반갑기 그지없는 소식이었다. 종종 극장판의 장면을 캡쳐하여 책으로 내놓은 것을 보아왔는데 티빙 오리지널판도 캡쳐 만화책으로 나와주니 책도 읽히고 애니메이션으로 보지 못한 아이들의 니즈도 충족시켜주는 일석이조의 책이 아니겠는가. ㅎㅎㅎ



신비아파트 팬을 위한 특별판 답게 신비아파트 오리지널 캐릭터 미소년들의 멋진 전투가 가득하다. 주인공 하리와 두리가 아닌 리온과 강림 그리고 뱀파이어 족인 이안이 뱀바이어 왕국의 반역자 발로우의 음모를 막아낸다. 악마가 되었지만 자신의 스승을 헤칠 수 없는 리온과 악마를 무찌르려는 강림의 대립은 마치 마벨 히어로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의 캡틴과 아이언맨을 방불케 한다. ㅎ



TV시리즈나 극장판으로는 볼 수 없는 오리지널 스토리이기에 신비아파트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작품이다. 택배가 도착하자마자 손에든 책을 낚아챈 아이들이 순식간에 독파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ㅎㅎㅎ


* 서평단으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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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토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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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토끼 (2022년 초판)

저자 - 와카타케 나나미

역자 - 문승준

출판사 - 내친구의서재

정가 - 18000원

페이지 - 533p



위기의 하무라 아키라. 역대급 고난의 롤러코스터



고난의 탐정 '하무라 아키라' 신작이 출간됐다. 그동안 넘버링되어오던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시리즈가 아니라 의아했는데 읽어보니 백곰탐정사로 활동하기 이전 시간대의 작품이라 그랬던 것.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는 [불온한 잠] 한 편만 읽은지라 이제까지의 히스토리는 알지 못한다. 하여 [나쁜 토끼] 작품의 출간시점은 고려치 않고 내 나름대로 백곰탐정의 프리퀼이라 생각하며 읽었다. 



내 이름은 하무라 아키라. 

국적은 일본, 성별은 여자. 서른한 살. 하세가와 탐정사무소라는 작은 탐정사무소와 계약한 프리랜서 탐정이다. 하세가와 탐정사무소에서 직원으로 3년간 근무한 후, 하세가와 소장의 권유도 있어서 프리랜서 계약을 맺는 형태로 이곳에 남은 지 몇 년 되었다. 프리랜서 탐정이라 하면 멋지게 들리기는 하나, 요컨대 아르바이트 심부름꾼이다. 바쁠때는 잘 시간도 부족하지만 일이 없으면 굶주린다.



서른살 초반의 하무라는 [불온한 잠]으로 만났던 마흔 살의 하무라와 마찬가지로 당장 탐정업을 때려치우라는 말이 입밖에 튀어나올 정도로 고난과 위기를 맞이한다. 칼에 찔리고 다리가 분쇄골절되는가 하면 퍽치기로 납치 감금에 조난까지.... 와일드하고 시크하지만 살짝 츤데레한 탐정 하무라 아키라의 넘치는 매력을 이 작품에서 접할 수 있다. 



사건의 시작은 귀족 여학생의 가출사건에서 시작된다. 

대기업 중역의 딸 열일곱 살 미치루를 찾아 달라는 의뢰를 받고 하무라와 심부름센터(?) 직원은 한 멘션을 들이 닥친다. 남자와 함께 있던 미치루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하무라는 칼에 찔리는 부상을 입고 입원. 퇴원과 함께 새로운 미션이 주어진다. 미치루의 친구인 미와를 찾아달라는 것. 미치루와 마찬가지로 단순 가출로 여기고 주변 조사를 시작하지만 미와의 가출은 그리 단순한 사건이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엘리트 부모의 지원을 받아 모자랄 것 없는 생활을 영위하는 귀족 여학교의 여학생. 그녀들의 은밀하고도 위험한 일탈. 초반만하더라도 여고생들의 은밀한 일탈을 파고드는 학원물로 예상하고 읽었다. 그러나 하무라 아키라의 눈물의 고생담이 이어지면서 십대 여고생의 일탈은 독자의 눈을 속이기 위한 떡밥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욕망과 과시욕에 찌든 어른들의 무자비한 폭력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가녀리고 힘 없는 토끼들이 우리에 가득 모여있다. 그중 몇몇 나쁜 토끼가 우리를 벗어나 우리 밖을 뛰어 돌아다닌다. 어둠속에서 우리를 벗어난 토끼를 노리고 있던 늑대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토끼 사냥에 나선다. 가출 여고생을 나쁜 토끼로, 늑대들을 아이들을 꾀어내는 어른들로 자연스럽게 치환된다. 명예와 성공에 가려진 어른들의 이중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파멸을 향한 치킨게임에 희생된 '나쁜 토끼'들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그와는 별개로 결혼을 앞둔 친구에게 핀잔을 받으며 여성으로서 안정된 생활에서 벗어나 위험한 사건에 몸을 던지는 하무라 아키라 역시 무리에서 일탈한 '나쁜' 토끼로 비쳐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작품을 읽는 누구나 알 수 있으리라. 모든 역경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임무를 수행하는 '나쁜' 토끼로 인해 구원받는 토끼들이 있다는 것을. 어둠의 공포에 전등을 켜지 않고는 잠을 이룰 수 없는 하무라 아키라의 인생에 언제쯤 광명이 찾아올까. 시리즈의 종장에서야 가능할까. 그렇다면 미안하지만 조금 더 그녀의 고생담을 지켜보고 싶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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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
렌조 미키히코 지음, 양윤옥 옮김 / 모모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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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 (2022 초판)

저자 - 렌조 미키히코

역자 - 양윤옥

출판사 - 모모

정가 - 14500원

페이지 - 316p



끝없이 펼쳐지는 반전의 반전



SNS에서 화재가 되고 있는 작품 [백광]을 읽었다. 2011년에 국내 출간됐는데 이번에 새로운 옷을 입고 재출간되었다. 기출간작임에도 이토록 회자되는 것은 그만큼 작품의 완성도가 높다는 반증인지도 모르겠다. "충격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렌조 미키히코표 미스터리의 걸작"이라고 말한 '이사카 고타로'의 말에 백프로 동의한다. 끝없이 펼쳐지는 반전의 반전이 독자를 혼란의 도가니에 빠트린다. 전율을 일으키는 마지막 페이지 그날의 진실에 할 말을 잃게 된다. 격조 높은 미스터리의 완성이랄까. 



전쟁에 파견되어 열대의 남국에서 전쟁포로가 되었던 게이조는 종전 후 지금은 고인이 된 아키요와 재혼하여 지금의 일가를 일구었다. 게이조의 며느리 사토코는 딸 가요의 치과 진료를 위해 치매가 걸린 게이조에게 여동생 유키코의 딸 나오코를 맡기고 집을 나선다. 얼마 뒤. 집에 돌아온 사토코는 네살박이 나오코가 사라진 것을 깨닫고 나오코를 찾아나선다. 그리고 마당에 심어진 능소화 아래에서 흙속에 파묻힌 나오코의 시신을 발견하고 경악에 휩싸인다. 나오코를 죽인 사람은 치매에 걸려 정신이 나가버린 게이조일까?



등장인물이 많고 이 인물들의 관계가 온통 엇갈려 있어 작품을 읽는데 방해가 될 것 같지만 막상 작품을 읽다보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가계도가 그려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바로 그런 점이 놀라웠다. 평소 등장인물이 많은 작품을 꺼리는데 이 작품은 각 캐릭터의 개성과 성격이 명확하게 그려지던 것. 



사건은 단순 명료하다. 네살박이 소녀 나오코의 사망. 이어서 나오코를 죽인 자가 누구인지 등장인물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사건이 독백으로 이어지는 구성이다. 시아버지 게이조, 며느리 사토코, 남편 류스케, 딸 가요, 사토코의 동생 유키코와 남편 다케히코, 유키코의 불륜남 히라타에 이어 사망한 당사자 나오코까지.... 각자가 바라본 그날의 사건은 다수의 캐릭터 만큼이나 다양한 해석과 추리를 가능케 한다. 



아침드라마 뺨치는 애증과 불륜, 질투와 증오가 소용돌이치는 막장의 진수를 보여준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생각하게 마련. 하나의 사건에 대한 각자의 해석이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작용하는 것인데 독백이라는 형식의 정보의 단절이 얼마전 읽었던 [기만의 살의]를 떠올리게했다. [기만의 살의]의 서신이나 [백광]의 독백이나 독자에겐 일방적일 수 밖에 없는 효과적인 방법인 것이다.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은 미스터리의 묘미이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진범을 찾아가는 과정은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다. 가족들을 둘러싼 욕망에 찌든 인간의 민낯을 마주해야 하며 어른들의 잔혹함에 아무런 죄 없는 소녀의 희생을 목도해야만 한다. [기만의 살의]로 클래식한 미스터리의 정수를 느꼈건만 [백광]의 완벽에 가까운 치밀한 설계에 혀를 내두른다. 모든 것이 복선이며 그 무수한 복선들이 모이고 모여 경악의 결말을 그려내니. 내놓으라 하는 일본 작가들의 연이은 칭송이 거짓이 아님을 깨닫게 될 것이다. 





소설 백광은 반전이 백미인 추리소설인 만큼 지금 출판사에서 "범인의 정체에 놀라지 않았다면 전액 환불해드립니다." 환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studioodr)에서 확인하기를.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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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 - 세계적인 법의인류학자가 들려주는 뼈에 새겨진 이야기
수 블랙 지음, 조진경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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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죽은 자의 이름을 묻는다 (2022년 초판)

저자 - 수 블랙

역자 - 조진경

출판사 - 세종서적

정가 - 19000원

페이지 - 443p



내 몸속 곳곳에 새겨진 나의 이야기



'대부분의 시신 절단은 시신을 몸통은 그대로 두고 나머지 부위를 5~6개로 자른다. 몸통을 자르려다 보면 먼저 체내 장기들을 모두 제거하지 않는 이상 아주 엉망이 된다. 이 경우에는 내장이 제거 되었고, 몸통은 허리뼈를 가로지르며 갈라졌고 시체 토막들은 쓰레기통 비닐과 분홍색 샤워커튼에 싸여 있었다. 외부 생식기는 잘려 있었고, 머리와 팔, 내장은 발견되지 않았다.' _175p


'각각의 척추뼈는 사망자의 나이, 성별, 신장 등을 알려주며 병리와 질병, 부상에 대해 분명히 설명해준다. 그러나 척추뼈가 법의인류학에서 갖는 가장 큰 가치는 사망 전후로 피해자에게 가해진 외상과 손상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준다는 것이다.' _178p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에서 끔찍한 장면들이 저절로 그려진다. 하지만 끔찍한 묘사가 전부가 아니다. 이제껏 몰랐던 뼈에 담긴 이야기는 사건을 해결하는 열쇠로 작용하면서 새로운 호기심을 충족시킨다. 영국에서 손꼽히는 법의인류학자이자 해부학자인 저자 '수 블랙'이 자신이 경험한 사건 사례들을 바탕으로 각 인체의 뼈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소설이나 영화로 보아오던 만들어진 픽션이 아닌 그녀가 들려주는 진짜 리얼 사건들은 때로는 끝내 범인을 잡지 못해 미제사건으로 끝나는가 하면 뼛조각만으로 사망 이유를 밝혀내지 못하는 꿉꿉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세계에서 100% 범인 검거는 없지 않은가. 오히려 수사 실패 사례가 더욱 현실감을 증폭시키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사실 법의학자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법의인류학자는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개념을 알게 됐다. 의료법적 목적을 위해 인간 또는 인간의 유골을 연구하는 학문인 법의인류학은 오로지 인간의 뼈. 유골에 새겨진 흔적으로 시신과 소통한다. 



책은 크게 3개의 챕터로 구성된다. 머리와 몸통 그리고 사지로 구분되고 세부적으로 머리는 두개골, 얼굴로, 몸통은 척추, 가슴, 목 등으로 나뉘는 구조이다. 각 챕터별로 부위별로 알아낼 수 있는 시신의 상태와 부위에 얽힌 사연이 소개되고 저자가 직접 겪었던 사건 사례들이 3~4건 정도 소개된다. '92세 남성의 의문사', 해안에 떠밀려 오는 토막난 사체들', '자신의 손가락을 끓이는 남자' 등등 그녀가 겪은 사건 제목만으로도 사건에 대한 호기심이 증폭되는 것은 비단 나뿐만은 아니리라.     



그중 가장 나의 눈길을 끌었던 사건은 '여행가방에서 발견된 한국인 진효정 사건'이었다. 낯선 땅 영국에서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된 유학생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 더불어 그녀를 살해한 사람 역시 한국인이었다는 것이 몹시 충격적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한국을 발견해서일까. 아니면 낯선 땅에서 명을 달리한 두 여성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일까. 할아버지의 성적 학대를 이기지 못하고 자살한 소년의 정강이 뼈에서 발견된 해리스선. 정신적 트라우마가 뼈에 물리적으로 흔적을 남길 수 있다는 사실 또한 내겐 놀라운 이야기였다. 물론 이밖에도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이 한 편의 추리소설을 보듯 긴장감 넘치게 이어진다. 



얼마전 독일의 저명한 법의학자 '클라아스 부쉬만'이 직접 경험한 사례를 담은 [죽은 자가 말할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책이다. 육신이 썩어 문드러진다 해도 마지막까지 망자의 목소리를 담은 뼈는 우리를 향해 소리치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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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법 1
야마다 무네키 지음, 최고은 옮김 / 애플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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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법 (2022년 개정 2판 1쇄)

저자 - 야마다 무네키

역자 - 최고은

출판사 - 애플북스

정가 - 15000원 * 2

페이지  - 408, 420p



* 제66회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 대상

* 제10회 일본 서점 대상 수상작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영생은 정녕 축복인가



흥미로운 SF소설이 개정판으로 새옷을 입고 다시 찾아왔다. 제목은 익히 들어왔던 작품인데 쏟아지는 신간들에 밀려 잠시 망각하고 있다가 이번 개정판으로 새롭게 만날 수 있었다. 인류의 노화를 정복하고 죽지 않는 영생의 비밀을 밝혀낸 뒤 벌어지는 이야기가 이 작품의 기본 스토리이다. 노화와 죽음의 공포는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에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인류의 근원적 공포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불로 시술로 죽음을 정복한다면 지상낙원이 펼쳐질까? 한정된 자원에서 정체된 세대의 지속은 종말을 고한다. 종말을 막기 위해 일본 정부에서 내놓은 법이 바로 백년법이다. 



불로의 시술 HAVI를 받은 후 백년이 지나면 강제로 안락사를 시키는 법안이다. 영원의 생명을 약속받은 이들이 백년법을 지지할리는 만무한 일. 설득하려는 자와 거부하는 자. 일본의 미래를 걸고 백년법 실시를 위해 몸바친 이들의 치열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유사는 백년법 실시에 대한 찬반 투표를 앞두고 국민들에게 백년법의 당위성을 홍보하는 정부 부처 홍보기구의 실장이다. 일본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백년법의 실시는 불가피한 일이지만 이미 백년의 기한을 앞두고 있는 고위직 의원들부터 백년법의 실시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결국 찬반 투표가 시행되고. 충격적인 결과에 유사는 다른 계획을 세우는데....


란코는 저소득층을 위해 3개월마다 로테이션 되는 생산직 업무를 알선하는 유니언에 소속되있다. 절친이었던 친구가 HAVI 수술을 받지 않고 자연사 했다는 소석에 커다란 충격을 받고. 친구와 꼭 닮은 딸과 만나면서 백년법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갇게 된다.


란코의 아들 니시나 겐은 HAVI를 받지 않은 채 자연 노화의 길을 선택한다. 백년법의 시행 이후 안락사 거부자들이 은둔해 사는 마을에서 함께 생활하던 겐은 충격적인 학살을 목격하는데....



불로의 시술이 가져오는 변화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불로 시술 이후 백년법의 시행이 가져오는 격변과 그에 따른 사회적 파장을 그리는 SF작품이다.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끝없는 정권. 이른바 독재정권의 유혹에 맞서는 유사를 통해 정치권의 긴박하고 치열한 암투를 그려내고, 일반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란코의 눈으로 대신하며 동시다발적 폭탄테러를 일으킨 테러리스트 아나타 도진이라는 캐릭터로 혼란에 빠지는 일본 사회를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고령화가 만연한 일본사회에서 작가는 늙지 않는 세상을 꿈꾸었고 그로인해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을 무수한 사고실험을 통해 현실감 넘치게 그려냈다. 장르는 SF이나 음모와 계략, 암투가 난무하는 정치 스릴러에 가깝다는 느낌이다. 사린 가스를 살포했던 옴진리교의 교주가 떠오르는 테러리스트 아나타 도진의 실체와 대중의 공포를 이용하여 이득을 취하려는 인물들의 음모가 한데모여 소용돌이 친다. 무너져가는 일본의 미래를 견인하는 이는 과연 누구일지.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으로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누구나 꿈꾸는 소원이기에 더욱 간절하고. 그렇기에 생존제한법의 의미가 깊게 와닿는다. 자신의 수명에서 백년을 더 살 수 있다면.... 당신은 하루하루 죽을 날을 기다리며 백년 연장의 시술을 받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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