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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제션 - 그녀의 립스틱
사라 플래너리 머피 지음, 이지연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포제션 : 그녀의 립스틱 (2018년 초판)
저자 - 사라 플래너리 머피
역자 - 이지연
출판사 - 한스미디어
정가 - 14800원
페이지 - 455p
금기된 사랑 뒤에 숨겨진 치명적 위험
죽은자와의 대화...누군가를 떠나 보내고 남아 있는 사람들은 언제나 먼저 떠나보낸 이를 그리워 하고 추억한다.
하지만 그리움에 사무쳐 견딜 수 없을때...잊지 못하는 망자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망자와의 만남...소위
빙의를 소재로 하는 오컬트 로맨스 미스터리 작품이 출간되었다. 외국이던 한국이던 빙의에 대한 소재는 많은
신비감을 불러일으키는것 같다. [사랑과 영혼]에서 '우피 골드버그'가 연기하던 접신 장면을 통해 영미권의
빙의는 한국의 무당을 통한 접신과는 성격이나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지만 국경, 종교를 떠나 망자에 대한 그리움의
무게는 어디든 똑같구나 라는걸 느꼈었다. 다만 작품속에서 그려지는 빙의는 '우피 골드버그'같은 괴짜 아줌마가
아닌 한창 젊음을 꽃피울 이~삼십대의 여성들이 하늘 하늘한 속옷같은 슬립만 입고 밀폐된 공간에서 의뢰자와
단둘이 빙의를 하고 돈을 받는...뭔가 비밀스럽고 에로틱한 프라이빗 공간으로 그려진다. 엘리시움 소사이어티라는
간판을 내걸고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전문 빙의 사업체...죽음은 막을 수가 없는 천재이니...수요는 얼마나
많겠는가...-_-;;;
전문 빙의 사업체 엘리시움 소사이어티에서 5년째 근무하며 인기 바디(영매)로 근무하는 에디는 익사사고로
아내를 잃은 핸섬한 남성 패트릭을 의뢰자로 맞는다. 아내가 썼다는 짙은 다크 립스틱을 건내며 아내와 만나기를
원하는 패트릭을 보며 빙의를 성공시켜주는 약 로터스를 삼킨 에디는 영접 시간 30분 뒤에야 깨어나게 된다.
이후 2회 3회에 걸쳐 패트릭의 아내를 빙의하는 에디는 패트릭에게서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느끼게 되고
그 감정이 사랑이라는걸 깨닫게 된다. 패트릭에 대한 관심을 주체하지 못하던 에디는 패트릭에 대해 조사하게
되고 패트릭의 아내 실비아가 죽게된 익사사건이 석연치 않은점이 있음을 알게 된다. 실비아의 죽음에 대해
파헤치면서도 패트릭에 대한 사랑은 점차 깊어지고....에디는 패트릭에 대한 감정 때문에 혼란에 빠지는데.....
일단 작품속 빙의에는 몇가지 법칙이 있다.
1. 빙의에 빠지면 영매는 빙의 당시의 기억이 없다.
2. 빙의에 빠지기 위해선 보조제 로터스가 필요하다.(이 약은 엘리시움 소사이어티에서만 구할 수 있다.)
3. 허용량 이상의 약을 복용 후 빙의 시 빙의된 영혼에게 속박 될 수 있다.
4. 원칙적으론 사고로 죽거나 자살한 영혼은 불러내지 않는다.
5. 망자와의 만남은 1회 30분이 원칙(원칙은 깨지라고 있는법...)
등등등 이런 자세하고 세부적인 설정들은 작품속 복잡하게 얽히는 이야기에 완성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사실 뒷표지에 언급되는 출판사 플롯만 보면 이후의 이야기는 뻔하리라 생각했다. 패트릭이 아내 실비아를 죽인
범인일까?....멀쩡해 보이는 외면 뒤에 숨겨진 광기의 살인마?...에디는 진실에 접근 하면서 어떤 위험과 고난에
처하게 되는가?...등의 예상을 했었는데, 이 예상을 전부 피해가는게 내겐 가장 큰 반전이라면 반전일까...-_-;;;;;
한마디로 빙의를 소재로 한 뻔~한 스릴러는 아니란 거다. 그보단 좀 더 사람과 사람사이, 생과 사 사이에서 고뇌
하는 남녀들의 사랑과 비탄...배신과 슬픔을 중심으로 그리는 심리적 서스펜스에 가깝다. 망자를 불러내는 빙의와
더불어 작품속 주요한 소재는 바로 임신과 출생이다. 생과 사라는 대비되는 소재를 통해 탄생의 기쁨과 상실의
고통을 극명하게 대비 시키며 패트릭과 에디의 위험한 사랑에 예상치 못한 결말을 도출해 낸다.
한가지만 더 썰을 풀어보자면 위 5번 법칙에 반하는 바디(영매)들의 불법적 매춘 행위는 꽤 충격으로 다가왔다.
죽은 배우자를 만나는 것으로 모자라 배우자가 빙의된 상태에서 섹스를 하다니...이 성행위는 망자와의 섹스 인가?
영매와의 섹스 인가?...-_-;;;; 이런 놀라운 설정들 외에 결말의 에디의 행보(농장사업) 또한 상식을 초월한 파격
그 자체이니..(사실 내가 상상하는게 맞는지 모르겠다..;;;) 여러모로 놀라운 작품이었다. 다만 이런 파격에도
불구하고 아쉬웠던건 본격 매혹 로맨스 고딕 스릴러를 표방하지만 생각보단 수위가 높지 않더라는것...
상실의 고통을 겪은 사람들의 비뚤어진 사랑과 집착...광기..과연 두 남녀의 교류를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