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별이 사라지던 밤
서미애 지음 / 엘릭시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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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별이사라지던밤 (2018년 초판)

저자 - 서미애

출판사 - 엘릭시르

정가 - 13800원

페이지 - 387



하늘의 별을 좋아하던 넌 우리 가족의 빛나는 별이었어...

너의 버킷리스트라며 전국의 천문대를 함께 도는 동안 

난 하늘의 별을 모두 갖는 기분이었단다.

별을 자세히 관찰하겠다며 천체 망원경을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널 보며 이제는 정말 다컸다며 네 엄마와 대견해 하기도 했는데....

천문학자를 꿈꾸던 네가 차디찬 시신을 발견된날...

내 마음속 별이 빛을 잃은 날이었어.

16살의 꿈많고 우리 가족의 중심이던 네가 별이되어 하늘로 올라가고

2년이 지나서 네 엄마는 암에 걸렸단다. 수술을 했지만 암은 재발하고

네 엄마는 스스로 너의 곁으로 떠났어....

이제 나도 밝게 빛나는 네 별 옆에서 네 엄마와 함께 빛나려고 준비중이야...

잠시만 기다려줘...



'추리의 여왕'이라 불리는 '서미애'작가의 신작이라고 하는데, 아쉽게도 작가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인지라

오히려 어떠한 선입견이나 편견 없이 無의 상태에서 작품을 접할 수 있었다. 작품을 읽으며 너무나 슬프고...

너무나 깊은 심연 속으로 침잠시키는 가슴아픈 이야기 때문에 내 멘탈은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딸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별을 좋아해 딸아이와 함께 천문대를 가본 경험자로서, 별과 SF를 좋아해 두 딸 아이에게 

우주와 관련된 이름을 지어준 아빠로서 상상조차 하기 싫은 소재인지라 온몸의 떨림을 억누르고 절절한 마음

으로 주인공의 아픔에 공감하며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힘겹게 넘기게 만든 이야기였다. 



딸을 잃고 3년이 지나고, 암투병중이던 아내는 스스로 아파트 옥상에서 몸을 내던진다. 아내의 장례를 치르고

자신도 목숨을 끊겠다 마음먹던 우진은 장례식이 끝나고 외투를 정리중에 우연히 주머니에서 의문의 쪽지를

발견하고 심장이 멎는듯한 충격을 받는다. 

"진범은 따로 있다"

분명 딸아이를 죽음으로 몰은 범인들은 나름의 죄값을 치른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쪽지는 무엇인가?....

궁금증과 의혹 때문에라도 지금은 죽을 수 없는 우진은 딸아이를 죽인 범인들중 한명인 윤기를 자동차로 미행

하던중 윤기를 피해 도망치듯 서있던 우진의 차에 올라탄 처음 보는 여학생을 태우게 되고... 이렇게 우진과 

의문의 여학생과의 기묘하고 불편한 드라이브는 시작된다.....



이렇게 쪽지 한장으로 모든것을 잃은 아빠는 다시 한번 마지막 한방울의 힘을 짜낸다.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빛나는 별이던 딸을 위해서...작품은 한국사회의 고질적 문제인 지배층과 피지배층, 가진자와 그렇지 못한자

사이의 계층간 격차로 비롯된 더러운 음모와 부조리를 문제제기 한다. 나의 가장 소중한 분신, 내 모든걸 바쳐

사랑을 쏟아내는 하늘의 선물...아이가 못다피고 바스러진것도 억장이 무너지는데, 아이를 살해한 악당들이 

권력과 힘을 이용해 교묘하게 법의 심판을 피해가고 게다가 진범은 따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나라면 어떤 감정이 들게 될까?....그저 텍스트를 읽는것 만으로도 피가 거꾸로 솟는듯한 분노가 일게 되는데

페이지가 넘어갈 수록 내 마음속 온도는 영점으로 떨어져 내리는것 같았다. 



사실 약간 눈치만 있는 사람이라면 우진과 여학생의 기묘한 여행 끝에 무엇이 기다릴지는 예상할 수 있을것

같다...바꿔말하면 이렇다할 반전은 없지만 신의 장난 같은 우연한 만남으로 인해 둘사이의 운명을 어떻게 

비틀어버리는지, 양파처럼 한꺼풀씩 벗겨지는 비밀이 어떤 참혹한 진실을 향해 달려가는지...차안의 어색했던 

분위기는 차츰 거역할 수 없는 종말을 향해 압도적 긴장감을 선사하며 돌진한다. 



권력자의 부조리한 딜로 인해 아무 저항도 할 수 없이 산산이 조각난 소시민의 축 처진 어깨는 현실사회 그 

자체의 모습이기에 씁쓸한 뒷맛과 함께 가슴 언저리 꽉막힌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내가 권력자라면?...

죄를 지은 내 아이를 일말의 고민 없이 단죄 할 수 있을까?...막상 죄를 면할 힘이 생긴다면 모두들 그렇게 

행동하지 않을까?...단지 누군가는 힘이 있어 죄를 피하고...누군가는 힘이 없어 당하고만 사는것 아닐까?...

현실은 잔혹하게 냉정하다...이 작품을 보면서 다시 한번 넘을 수 없는 계층간의 벽을 느끼며 깊은 암울감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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