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플란드의 밤
올리비에 트뤽 지음, 김도연 옮김 / 달콤한책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라플란드의밤 (2018년 초판)

저자 - 올리비에 트뤽

역자 - 김도연

출판사 - 달콤한책

정가 - 16000원

페이지 - 607p




극지방 소수민족의 억압의 역사



북유럽 극지...살을 에는 추위와 적막하고 고요한 밤이 40일간 지속되는 극야의 저주받은 땅...그러나 그곳에도

사람은 살아가고 저마다 타고난 삶의 방식으로 생을 지속한다. 이 작품은 북극의 극지방 라플란드에서 벌어지는

한건의 살인사건에 대해 파고 들어가는 스릴러인데, 그동안 쉽게 접해보지 못한 극지라는 기괴하고 신비스러운

이국적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더한 서스펜스와 몰입감을 가져온다. 두귀가 잘려버린체 살해된 시체로 발견된 

사미족 순록치기와 세상에 일흔한개만 남았고 이제 일흔두개가 될지도 모르는 희귀한 사미족의 영적인 북이 도난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마을의 유일한 사미족 원주민인 순록경찰(순록들이 순록치기들 사이의 경계를 넘어 순록 

소유권 분쟁이 발생했을때 이를 해결해 줌) 클라메트와 신참 니나는 이 두사건을 파헤치면서 이차세계대전 직후의

70년이라는 세대를 관통하는 사건 이면의 추악하고 잔혹한 진실에 접근하게 된다....


 

[사미족의 북]


이 작품의 중심엔 북극 원주민 사미족이 중심에 서게 된다. 라플란드 대륙에서 대대로 살아오던 사미족은 전통적

으로 순록을 치며 극한의 자연에 맞서 살아가는 원주민이었으나 유럽 열강들의 침략과 이권 다툼으로 인해 강제로

국경이 나뉘고 극심한 인종차별과 억압을 받으며 명맥을 겨우 이어나가는 소수민족이다. 독특하고 독자적인 생활

양식으로 살아가던 사미족은 주변의 신을 섬기며 주술사가 점을 치고 병을 고치는 샤머니즘을 믿는 부족이었는데,

작품에서 도난 당한 북은 샤먼이 사용하던 북으로 사미족의 영적인 믿음의 토템이고, 따로 문자가 없던 부족은

'요이크'라는 노래를 통해 부족의 이야기를 대대로 전달 한다. 이렇듯 작품 전반에 깔리는 이국적인 소수부족의

모습은 굉장히 낯설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왔고 좀 더 작품에 집중하게 만드는 소재가 되기도 한것 같다. 


아마존의 원주민들, 티벳의 소수민족들처럼 사미족도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강대국의 탐욕과 무자비한 폭력

의 피해자로 대를이어 힘겹고 암울한 삶을 살아온다.(종교인도 다를바 없다. 부족의 샤머니즘을 악마라 칭하며 

화형을 시켜버리는 목사의 잔인함은 놀랍기만 하다.) 세대를 거쳐 긴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권력자들은 라플란드를, 

사미족을 자신들의 이익과 욕망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려 하고, 생존하기 조차 바쁜 사미족들은 반항할 여유조차 없다. 

침략 초기부터 라플란드 대륙의 풍부한 광물자원을 위해 무차별로 광산을 개발하여 노동력을 착취하더니 이번엔 

극지의 엘도라도를 찾기위해 70년에 걸친 탐욕의 이빨을 드러내는 위정자와 조상의 땅을 지키려는 사미족과의 대립이 

숨가쁘게 펼쳐진다. 70년에 걸친 탐욕과 신성하고 영적인 전설 그리고 저주받은 운명의 굴레가 어지럽게 얽혀 있는 이

작품은 요즘 쏟아져 나오는 빠른 호흡의 스릴러들과는 달리 서서히...나도 모르는사이 천천히 옥죄면서 암흑이 

지속되는 극야의 밤처럼 절망과 비극의 늪으로 침잠시킨다. 




 

[사미족]


현대를 살아가면서도 부족의 전통을 지키려 전통방식의 순록치기를 고수하고 멸시와 억압에 맞서 조상의 땅을 지키

기 위해 목숨바쳐 투쟁하는 순록치기 아슬락의 숭고한 정신에 겸허한 존경심이 생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맞이하게

되는 불행한 결말은 안타깝게 느껴졌다. 힘이 없으면 언제까지고 당할 수 밖에 없음을 보는듯한...인간의 위선과

폭력성에서 비롯된 악의와 대면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덧1 - 각 장이 끝날때 마다 QR코드를 배치하여 요이크를 직접 들어볼 수 있게 배려한다.

 



덧2 - 직접 들어본 요이크는 상당히 아름답고 신성한 노래로 들렸는데, 이 사미어를 사용한 요이크로 뜻이 전달

      된다고 하니...우리나라의 창/판소리라고 생각하면 되려나.....


덧3 - 순록경찰은 순록치기의 분쟁을 해결하지만 경찰로서의 공권력도 행사 가능한것을 보니...교통경찰 정도의 지위

      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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