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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비츠 평전 - 인공자아 음악의 시작
김상원 지음 / 소울파트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러브비츠 평전 - 인공자아 음악의 시작 (2017년 초판)
저자 - 김상원
출판사 - 소울파트
정가 - 14000원
페이지 - 397p
문학과 음악이 컨버전스된 진정한 하이브리드 SF
도전과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신기하고 기묘한 책이 나왔다. 기존 문학 작품에서 언급된 음악들을 컴필레이션 음원으로
출시하여 음악을 들으며 작품을 읽을 수 있는 기획의 작품들이 나온적은 있었는데, 이 작품 처럼 작품에서 나오는 음악
을 위해 다른이도 아닌 작가가 직접 음악을 제작하고 음원으로 출시하는 경우가 있었던가?...-_-;;; 상당히 새로운
시도 라고 보여지는데, 스토리나 음악 역시 상당히 유니크하고 미래지향적이라 더욱 독특한것 같다. 작품과 더불어
음악까지 만드는 작가겸 뮤지션의 이력을 보니 더욱 독특하다. 김반장을 배출했던 [아소토 유니온]과 [윈디시티]의
음반 제작자 였다가 파산하고 IT회사에서 재직한 이력까지...그루브 넘치는 [아소토 유니온]과 이번 [러브비츠 평전]에 실린 싸이키 델릭한 트렌스 음악들은 장르적 괴리감 마저 느껴지게 하는데 파란만장한 이력도 그렇고 장르를 초월하는 음악적 스펙트럼도 그렇고 비범한 작가이자 뮤지션 임에는 틀림 없는듯 하다.
작품속 화자인 작가가 [파충류의 과대망상]이라는 음원 하나만을 남기고 자살해버린 홀 앤 러브비츠의 정체에 대해,
그녀의 음악에 대한 해석과 그녀의 음악으로 인해 야기되는 사회적 파장에 대해 분석하며 여러 명사들의 인터뷰를
첨부하는 형식으로 마치 논문을 보는듯한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 되는데 실제 사건과 가상의 사건들이 교묘하게 혼재되고 용어를 설명하는 각주 역시 실제인지 가상 개념인지 분간이 어려워 현실감을 극대화 시키는 페이크 다큐를 보는듯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다양한 음악적 기술용어들과 AI가 뮤지션으로 활동하는 미래지향적 세계를 굉장히 하드하게
그리다 보니 정말 논문 혹은 특허문서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정도로 딱딱한 것이 단점인것 같다. -_-;;;; 물론
결말을 보면 전반적인 작가의 문체가 왜그리 딱딱한지 알 수 있는 반전이 마련되 있지만 어쨌던 무척 난해하여 쉽게 읽기 힘든 하드 SF임엔 분명한것 같다.
전뇌화로 인하여 인류는 육체적 제약에서 벗어나 넷상에서 영생을 누릴 수 있는 세계를 목전에 앞둔 어느날 홀 앤 러브비츠는 기괴한 음원과 함께 장문의 유서를 남긴체 자살해 버린다. 사람들은 자살했다고는 하나 시체도 없고 그녀가
현실세계에서 머물렀다는 흔적도 찾을 수 없기에 그녀는 실체가 없는 휴마바타(인공자아가 음악을 만들고 그 음악을
인간이 연주하는것)나 CME(인공자아가 유행에 따라 작곡하는 맞춤 뮤직 엔진) 캐릭터가 아닌가 하는 가설을 내놓는다. 오가는 논란 속에서도 그녀의 유작은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고 나는 그녀의 실체에 대해 추적하기 시작하데...
현직 뮤지션으로 작가가 그리는 미래세계 인공자아가 창작해내는 음악을 듣게 되는 시대상은 상당히 정교하고 그럴듯
하게 그려내는것 같다. 얼마전 본 기사로는 벌써 AI가 만든 트렌스음악이 상당히 들어줄?만 했다는 기사를 본것도
같은데 다른 장르는 모르겠지만 EDM쪽은 사실 어느정도 흥행의 공식이 존재하기 때문에 AI에 의한 작곡도 가능한것으로 보인다. 이 책에도 러브비츠가 만들었다는 [파충류의 과대망상]을 포함해 AI가 만들었다는 총 10곡의 음원을 QR코드를 이용해 들어볼 수 있는데(물론 멜론이나 m-net등의 정식 음원 사이트에서도 서비스 하고 있다.) 나야 평소에도 하우스나 멜로딕 트랜스 등등 EDM계열의 음악을 즐겨 듣고 있지만 개인적으론 러브비츠의 음악들은 EDM중에서도 상당히 퓨쳐리스틱 하고 싸이키델릭하며 인더스트리얼 하면서 얼터너티브하더라(??) 흠...미래에는 이런 음악을 듣게 될까?...기묘한 느낌을 자아내는 표지와 속지 삽화 마저도 인공지능 화가 딥드림의 작품이라고 하니 이 책이야 말로 현실 과학 기술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을것 같다. 어쨌던 서평 카페를 통해 이런 신박하고 기묘한 음악소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준것에 감사한 마음을 표한다.
덧1 - 러브비츠 평전 외에 뱀파이어와 미래세계에 관한 두편의 단편이 외전으로 실려있다.
덧2 - 러브비츠의 유작이 궁금하다면 직접 들어보시라!! https://youtu.be/_Q7XWSPoJ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