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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영휴
사토 쇼고 지음, 서혜영 옮김 / 해냄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달의 영휴 (2017년 초판)
저자 - 사토 쇼고
역자 - 서혜영
출판사 - 해냄
정가 - 13800원
페이지 - 403p
달이 차고 기울때 사랑은 반복 된다.
2017년 나오키의 선택...제157회 나오키상 수상작인 [달의 영휴]이다. 일반적인 러브스토리가 아닌 환생이라는오컬트적 소재를 접목하여 독특한 러브스토리를 그려낸다. 전생의 기억을 갖고 현생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조그만 관심을 갖고 보면 우리 주변에서 흔하다면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어린 소년이 어느날 갑자기전혀 다른 나라의 언어를 구사하고, 가보지 않았던 곳의 장소를 정확하게 묘사하는 등의 사례를 소개하던 일요일 오전 국내 대표 오컬트 미스터리 프로그램 [서프라이즈]에서도 다뤘던 에피소드이고...작품에서도 언급되지만사랑했던 아내가 죽고 얼마뒤 열어놓은 창문으로 참새 한마리가 날아와 머무르며 남편의 보살핌을 받게 되고,남편은 그 참새가 아내가 참새로 환생하여 자신에게 찾아온것이라 말하던 에피를 방영했던 [세상에 이런일이]라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오죽하면 죽은 이의 영이 달라 붙을까봐 임산부는 장례식장에 가지 않는다는 속설도 있지 않은가...이렇게 조금만 살펴보면 의식하던 의식하지 않던 우리 주변엔 윤회에 대한 실제적, 미신적 속설과 사례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나 역시 불교 신자로서 윤회나 환생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깨어 있다고 볼 수 있어 이번 되풀이 되는 환생을 통한 사랑 이야기를 꽤 흥미 있게 지켜보았다.
젊고 잘생긴 건축회사 직원 마사키와 담배가게 아르바이트생 루리는 마사키의 끈질긴 구혼으로 마침내 결혼에 이른다. 결혼 초기 안정된 삶을 살지만 임신을 향해 거듭되는 노력에도 아이는 생기지 않고 어느새 마사키는 오로지 임신을 목적으로 하는 기계적인 섹스만 갖게 된다. 사랑이 결여된 기계적인 육체적 행위에 거부감이
들지만 참던 루리는 결국 임신에 실패하고 마사키는 출장이라는 명목하에 대놓고 외도를 하게 된다. 남편 없이 시간이 남아도는 루리는 어느날 비를 피하기 위해 들어간 비디오 대여점 건물 지하 계단에서 스무살의 청년 미스미를 만나게 되고....그 우연한 만남에 루리와 미스미는 곧바로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달이 차고 기울 듯 당신에게 돌아올게...
달이 차고 기우는것 처럼 자신이 죽고 나면 다른 사람의 몸을 빌어 미스미에게 나타나겠다고 농담처럼 선언 한뒤 달리는 전동차에 몸을 던져 세상을 떠난 루리....미스미는 루리의 기묘한 말을 떠올리며 언젠가 다시 나타날 루리를 촉각을 곤두 새우며 기다린다...그러나 그런 시간도 단 일년....떠나간 사람에 대한 기억을
서서히 잊고 새로운 일상을 사는 미스미에게 몇년 후 기묘한 전화가 걸려온다. 꼬꼬마 초딩이 자신이 바로 루리라는 것이다. -_-; 작품은 이렇게 마사키와 루리 그리고 미스미의 러브스토리를 담고 있으면서 루리가 환생하여 살게되는 가족의 이야기도 함께 담고 있다. 일곱살의 딸이 열병을 앓고 난 후 전혀 다른 사람으로
바뀌고, 갑자기 나이든 언행과 눈빛을 보이고, 들어본적 없는 때지난 유행가를 흥얼거리고, 누군가를 찾기 위해 갑자기 가출해버리는...루리야 원해서 환생한것이지만 루리의 부모는 그야말로 미치고 환장할 노릇인 것이다. -_-;;; 그렇게 루리 본인을 시작으로 세번의 환생을 거친 3대 루리까지 이제는 늙고 나이든 노년의
미스미를 찾아 헤메는 끝나지 않을것 같은 영겁의 러브스토리.....이것을 진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감동의 러브스토리라고 할 수 있는 것인가?...루리를 잃고 방황하던 마사키는 제정신 차리고 재기 하지만 다시 나타는 루리의 망령 덕분에 불행한 생을 마감한다. 그럼 삼대에 걸친 루리를 배출한 부모들은 어떤가...
모두 아이의 이상행동에 속을 태우고 환생한 루리의 돌출 행동 덕에 모두 불행한 삶을 맞는다. 러브스토리의 당사자 미스미는 어떤가...스무살 몇달간의 불륜녀와의 불장난으로 다른 이와의 교제는 실패한체 한평생을 홀로 보내게 된다. 아이러니 하게도 루리와 연관된 사람들은 전부 비명횡사 하거나 불행한 고통받는 삶을 사는...영겁의 쳇바퀴를 돌며 저주를 전파하는 마녀와 다름 없는 것이다...
전생의 기억을 잃고 환생하여 운명의 끈으로 다시 만나 새롭게 연을 쌓아 가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 전생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 한체 다시 시작하려는 사랑은 주변인들에겐 아픔만 주는 너무나 이기적인 사랑으로 보였다.보낼땐 보내주고, 잊을땐 잊어줘야 새로운 관계가 시작되는것 같다. 불로불사하는 도깨비야 다시 환생한
김고은을 만나 새롭게 시작해도 되겠지만....-_-;;;;; 머...루리에 대한 생각이야 내 개인적인 생각이고...작품 자체는 현재의 이야기 속에 각 등장인물의 회상을 통해 이야기 전체를 그리게 하는 액자식 구성으로 미스터리 못지 않은 궁금증을 자아내고 루리의 비극적 상황들을 통해 상당히 몰입하고 집중하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작품이었다. 어쨌던 장난삼아 생을 버리고 환생하여 주변인들을 비극으로 몰아넣는 루리를감정이입 하며 욕하면서 보다 보니 더욱 몰입한게 아닌가 싶다. 작품성과 재미 모두를 만족하는 나오키상에 빛나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