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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머니 ㅣ 밀리언셀러 클럽 148
로스 맥도날드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10월
평점 :
블랙머니 (2017년 초판)_밀리언셀러클럽-148
저자 - 로스 맥도널드
역자 - 박미영
출판사 - 황금가지
정가 - 13000원
페이지 - 360p
돈이냐 사랑이냐...
3대 하드보일드 거장의 작품이라는데 사실 이쪽 방면으로는 아는게 없어 좀 찾아보니 '대실 해밋',
'레이먼드 챈들러', '로스 맥도널드'가 하드보일드 3대 거장으로 손꼽힌단다. (불현듯 SF 빅3가
생각나긴 한데...) 어찌됐던 결과적으론 3대 거장의 처음 읽는 작품이 이 작품이 되었다...
'코앤'형제가 영화화를 한다는건 작품 자체로는 전혀 손색이 없는 작품이라는것이 자명한 사실이고
제목 또한 '검은 돈'이니 돈에 얽힌 탐욕과 욕망의 인간군상을 다룬 작품이라 생각하여 큰 기대감으로
읽은 작품이다.
[블랙머니]
한 사회의 공적인 통로를 통하지 않고 음성적으로 유통되는 돈.
특히 대체로 공인된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대금업자를 중심으로 자금이 공급되고 또한 상환된다.
이러한 돈은 막대한 세금을 회피하고 현행법으로는 불법적인 사업(예를 들면, 마약사업이나 기업의
비자금 등)으로부터 생기는 돈으로서 주로 사채시장에서 유통된다.
(출처 : 두산백과)
이 작품에서는 카지노로 벌어들인 돈을 음성적으로 세탁하기 위해 고리대금등을 놓고 회수하는 돈을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부유한 부자들이 사는 동네 몬테비스타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사설타정 '루
아처'가 수사하면서 깊숙이 묻혀 있던 진실을 파헤치게 된다. 퇴역장군등의 부호들이 아름다운 해변
마을에서 수천달러의 회원제 태니스클럽에서 태니스나 치며 노년을 보내는 몬테비스타지만 각 인물들
의 면면을 파헤쳐 보면 대부분 도박빚으로 자금난에 허덕이고 배우자의 외도를 걱정하며 노심초사하는
부자동네의 초라한 허상을 그린다. 당연하게 부자들을 등쳐먹기 위해 사기꾼이나 협잡꾼이 모여들고
이들이 한데 섞여 자연스레 블랙머니가 흘러들어오는 상황이 연출된다.
부유한 뚱보돼지 피터는 사설타정 루 아처에게 자신의 전 여자친구를 빼앗아간 남자에 대해 조사해달
라는 의뢰를 한다. 몬테비스타의 가장 아름다운 처녀 지니의 마음을 훔쳐간 남자는 프랑스 출신의
신흥부호 마텔로 어느날 갑자기 벤틀리를 몰고 나타나 돈을 흩뿌리며 피터로 부터 지니를 빼앗아갔다
는것....피터는 마텔의 정체를 의심하고 마텔로 부터 지니를 지키기 위해 루에게 마텔의 정체를 밝혀
달라는 것이다. 착수금을 받고 마텔의 정체를 수사하기 시작하는 루는 마텔의 사진을 찍으려 하는
외소한 불한당 해리와 해리의 전처 키티, 버지니아 가족의 주치의, 태니스 클럽의 종업원들을 만나
마텔에 대해 수사하면서 점차 마텔의 정체에 대해 의혹이 증가되고...마텔의 정체가 윤곽을 잡을때쯤
마텔은 지니와 비밀결혼을 하고 몬테비스타를 떠나버리는데......
사실 제목도 그렇거니와 복잡하게 얽힌 인간관계 속에서 지니의 아버지가 7년전 도박빚으로 자살 했다는
말이 언급되어 검은돈이 얽힌 복잡한 범죄 사건이라 생각하며 읽었더랬다... 그런데...블랙머니는
미끼였고...-_-;;; 밝혀지는 진실은 한층 더 충격적이고 전혀 예상치 못한 이야기라 한방 먹은듯한
느낌이었다. 이런 작품들이 대부분....미스터리 작품이라면 당연하게 중심인물이 아닌 주변 인물이
범인인건 당연한건데 이 작품에서는 머...전혀 예상 못한 인물이었고...그 인물이 범인이라서 놀란게
아니라 연이은 살해의 이유 때문에 진정 놀라게 된것이다. 모든 의혹이 사라지고 진실이 밝혀지는 마지막
장면에서 죽은자의 옆에 누워 한동안 빤히 그를 바라보는 그녀의 행동은 서늘하다 못해 몸서리 쳐지게
만드는 공포감 까지 느끼게 하더라...마지막장을 덮으며 생각해보니...모든 살인 사건에 그녀가 엮여
있더라는 것...자신을 사랑하는 부모와 자신을 사랑했던 남자들을 황천길로 보내버리는 치명적 매력의
그녀랄까...-_-;;; ㄷㄷㄷ
1950년대의 작품이기에 우편을 익일 특급으로 보내는 장면이나 핸드폰이 없어 전화받는 비서를 따로 두는
등의 21세기와는 약간 동떨어진 어찌보면 약간은 답답해 뵈는 장면도 있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탐정에 대한 클래식한 맛? 멋?을 마음껏 뿜어내는 루 아처의 모습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피터의
의뢰는 파기되어 성공 보수는 이미 물건너간 상태에서 오로지 사건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고자 계속 사건을
물고 늘어지는 끈질긴 모습이나 파렴치한 범죄자의 이마에 총알을 꼭 박아 넣겠다는 신상필벌에서 한걸음
떨어져 관망하는 자세로 오로지 돈과 사랑에 얽힌 인간관계의 진실을 추구하는 모습은 꽤 독특하게 다가왔다.
사건은 의문 투성이 다혈질의 마초남 마텔로 시작하지만 읽다보면 마텔도 이 큰 판의 일개 말일 뿐이었다
는걸 알게 된다. 각각의 퍼즐 조각들을 모두 완성했을때 받게되는 충격은 꽤 강렬하게 다가온다. 그래...
탄탄하다....복잡하게 얽힌 일련의 사건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탄탄한 구성의 추리!! 바로 이 작품을 두고
하는 말이리라... 왜 거장의 대표작인지....왜 코엔 형제가 선택한 이야기인지 이제는 명백히 알 수 있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