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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위 - 꿈에서 달아나다 ㅣ 모노클 시리즈
온다 리쿠 지음, 양윤옥 옮김 / 노블마인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몽위 : 꿈에서 달아나다 (2017년 개정판 1쇄)
저자 - 온다 리쿠
역자 - 양윤옥
출판사 - 노블마인
정가 - 14800원
페이지 - 555p
몽위관음 : 악몽을 꾸었을때 찾아가 기원을 올리면 그 사람의 꿈속에 나타나 길몽으로 바꿔주는 관음상
얼마전 눈으로 읽는 클래식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준 [꿀벌과 천둥]의 저자 '온다 리쿠'의 중고
신작(2014년 출간작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이번 작품은 인간 내면에 깊숙이 감춰져 있던 무의식의 영역
꿈에 대한 몽환적이고 기묘하면서도 아련한 사랑의 기억을 품고 있는 독특한 이야기로 내내 꿈속을 걷는듣한
환상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음...책의 뒷표지를 보면 공포소설로 이 작품을 규정하는것 같은데 읽고 나니
굉장히 복잡기묘하다. SF와 환상, 공포, 미스터리, 애정이 복잡하게 얽힌 오컬트 심령 소설이랄까...-_-;;;
(뭐냐 그게...;;;) 한마디로 딱히 장르를 규정짓기는 어려운 굉장히 독특한 작품이었다.
타인의 꿈을 기록하여 저장하는 몽찰이 보편화된 시대..불행한 사고에 대한 예지몽을 꾸는 유이코는 몽찰을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노력하지만 그녀 자신도 자신이 꾼 예지몽에 휘말려 사망하고 만다. 유이코
의 시동생 히로아키는 유이코의 사망 이후 국가 전문 꿈 해석사로 활동하게 된다. 유이코 사망 십수년 후
히로아키는 우연히 여러 곳에서 유이코의 망령이라 여겨지는 유령을 보게 되고 혼란에 빠지고..그와 동시에
전국 각지의 초등학교 교실에서 다수의 초등생들이 무언가를 목격하고 집단 히스테릭 상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무언가를 목격한 아이들은 밤마다 악몽과 가위에 눌리고 몽찰팀은 아이들의 한달간의 꿈을 해석
하여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 하는데.......
초반만 해도 대형 사건의 예지와 아이들의 집단 최면에 가까운 상태와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구토하는 아이
들의 상태를 보면서 1961년에 스페인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파티마 예언에서 소재를 따온게 아닌가 생각했다.
어릴적 월간 소년지를 통해 어린 아이들이 하늘에 떠오른 성모 마리아의 성체를 지켜보는 사진과 하늘을
향해 입을 벌리고 무언가를 받아 먹는듯한 흑백 사진은 어린 시절에 상당한 충격과 공포를 야기 시켰었다.
더군다나 마리아의 예언을 받은 3명의 소녀가 밝힌 예언의 종류가 대제앙에 대한 것이라는 사실 또한 어린
맘에 종말에 대한 공포를 자극 시켰더랬다..-_-;;; 좌우간....그런 연유로 죽은 유이코의 영이 아이들을
통해 현실에서 못이룬 대제앙의 전조를 경고하기 위한 액션인가 싶었다...그러나...여지없이 헛다리 였다..
ㅠ_ㅠ 유이코가 생전에 못이룬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다시 현세에 능력을 보이는 장면도 없잖아 있지만
유이코가 진정 원했던 빅픽쳐는 생전의 엇갈린 사랑에 대한 깔끔한 끝맺음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공포소설이라기 보단 기묘한 러브스토리로 보는것이 맞는것 같은데.....

[파티마 예언의 사진들]
일단 예지몽을 꾸는 소녀가 나오면 둘중 하나다. 무녀로 사람들의 비호를 받으며 추앙 받던지, 아니면 저주
받은 능력 때문에 사람들의 공포와 증오의 대상으로 멸시 받던지....작품속 유이코는 후자의 경우다. 끊임
없이 재난에 대한 꿈을 꾸며 시달리고, 사람들의 공포의 대상으로 전락해 일생동안 고통받는 그녀의 삶...
결국 그녀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이었을지를 생각하면 일련의 유이코의 행동과 결말은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지는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그런 비극을 희망으로 바꾸어 가는 이야기를 위해 작품 속에 녹아
있는 여러 설정들은 입체적인 이야기를 통해 적지 않은 페이지 임에도 몰입감과 집중도를 상당히 높여 준다.
몇가지 보자면 2CH괴담에 많이 언급되는 다른 차원으로 사라지는 '카미카쿠시'나 수수께끼의 물체를 목격
하고 미쳐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쿠네쿠네', 앞에도 언급 했지만 초딩들이 겪은 집단 착란 '파티마 예언',
꿈을 기록하고 보는것에서 그치지 않고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가 허물어 지는 확장되는 개념들, 심령현상과
관련된 오컬트적 소재들....이런 여러 소재들이 한데 어우러져 '온다 리쿠'만의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한다.
학회 SF라는 [별의 계승자]가 떠오를 정도로 몽찰과 꿈의 분석 그 자체 만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작품
내내 무리하지 않고 담담하게 전개되는 진중하고 묵직한 분위기와 타인의 무의식의 세계를 엿본다는 관음증적
욕구를 자극하는 소재...여운이 남는 깔끔하고 담백한 결말까지....작가가 선사하는 꿈의 세계는 충분히 만족
스러웠다고 말할 수 있을것 같다.
덧 - 그나저나 일본서는 원작을 바탕으로 예지몽을 꾸는 어린 시절의 유이코가 주인공인 TV시리즈도 있단다....
제목이..'악몽 짱'이라니....!!!! -_-;;;; 뭐냐...다분히 1차원적인 작명 센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