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멸
안조 다다시 지음, 이규원 옮김 / 책이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괴멸 (2017년 초판)

저자 - 안조 다다시

역자 - 이규원

출판사 - 책이다

정가 - 14800원

페이지 - 415p




압도적 스케일! 넘치는 긴박감!! 역대급 재난소설!!! 일본이 괴멸한다.





'고마쓰 사쿄'의 [일본침몰]에 이어 일본이 쑥대밭으로 붕괴되는 재난 SF 소설이 출간되었다. 실제로 발생할 수

있음직한 현실적 소재와 압도적 스케일, 단계적으로 수위를 더해가는 긴박한 재난상황, 도시의 괴멸로인한 수십

만명의 죽음 속에서 남은 인류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엔지니어들의 이야기가 숨쉴틈 없이 펼쳐진다.

얼마전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의 여파를 멀리서나마 직접 느껴보고 땅이 울렁이는 경험을 통해 잠시나마 지진에

대한 공포를 느꼈었다. 진원지에서 한참 멀기도 했고 땅울림을 느꼈다는것 외에 별다른 피해는 없었지만 진앙지인

경주에서는 이후에도 크고 작은 여진이 한동안 반복되 매스컴에서도 연일 기사로 다루기도 했고 이제 한국도 더이상

지진 안전지대로 마음놓고 있을 수는 없는것 아니냐는 말들도 심심찮게 들었던것 같다.(다행히도 그때 이후 더이상

지진 소식은 없는듯 하고...) 그런데 바로 옆나라 일본에서는 관동 대지진, 한신 아와지 대지진, 최근에 발생했던

동일본 대지진등 엄청난 대지진에 따른 재앙적 재난을 겪으면서도 폐허속에서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면 참..대단

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인들 개인이 느끼는 재난에 대한 공포는 내가 잠시나마 경험했던 경주 

지진때의 공포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공포로 다가 올것이다. 그런 일본인들이 이 일본이 초토화되는

재난 작품을 봤을때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까....-_-;;;; 다시한번 말하지만 작가는 기술이 발달한 근미래에 충분히

실현 가능한 현실적 사건에 기반하여 작품을 썼다고 한다. 게다가 풍부한 지구과학 지식으로 아주 설득력 있게 일본

이 괴멸되는 상황을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피말리게 묘사한다. 내가 읽을땐 재난 SF지만...자국민이 볼땐 공포소설이 

따로 없을듯....ㄷㄷㄷ




"우리에겐 시간이 없어. 우리는 엄청난 일을 벌이고 만거야. 돌이 킬 수 없는 일을."




기후변화협약 이후 이산화탄소 배출의 감소를 위해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던중 바벨프로젝트라는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로 인공섬 인근 바다에 50km의 수직갱을 파내 바닷물을 흘려보내 멘틀의 고열로 기화시키고 그 증기의 힘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 건설에 성공한다. 그렇게 발전소는 가동에 들어가고 2년이 흐른 어느날.....

관동 지역에서 원인 모를 산사태가 발생하고, 아시오초 마을에서는 정체불명의 가스로 인해 마을 주민 삼천명이 하루

만에 몰살당한다. 이어지는 관동 지역의 이상 사태에 정부에서는 화산 지질박사 우지쓰구를 초빙하여 원악에 나서고

우지쓰구 교수는 바벨프로젝트의 설계자이자 실질적 현장 감독이었던 기류에게 연락하는데......





"관리감님. 저는 공포를 부채질하려는게 아닙니다. 다만, 관리감께서는 우리가 도전할 상대의 실체를 아십니까?"

"지구 탄생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46억 년의 역사입니다."




바벨 프로젝트라니....머...이름을 보자마자 직감했다...이거 때메 다 죽겠구나...-_- 하늘로 높이 높이 쌓아 올리던...땅으로 깊이 깊이 파내리던... 인간의 오만방자한 만용으로 깔짝대면 결국 신의 노여움을 타 모두 나락으로 떨어지리라. 그렇게 함께 사는 지구에 오로지 인간의 기준으로 이득을 취하려다 지구 전체가 멸망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잠자던 자연을 깨운 대가는 참혹하리 만큼 무섭다...지진으로 무너지고 화산 폭발로 전부 불태워 버리는 역대급 재난도 볼거리지만, 이 역대급 재난을 막기 위해 나타난 히어로가 동료를 잃은 죄책감에 현장을 떠나 PTSD를 앓고 있는 은퇴한 엔지니어라는 현실적 설정이 좋았다. 초인적 힘을 쓰는 슈퍼맨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함께 살고 있는....기름때 밴 손으로 땀흘리며 일하는....자신의 직업에 자긍심을 갖고 있는 직업정신 투철한 소시민이었기에 더욱 간절히 응원하는 마음으로 마음졸이며 볼 수 있었던것 같다. 또한 급박한 재난상황만 비추는 것이 아니라 무능한 정부의 삽질, 혼란에 빠진 시민들의 무정부 공황상태도 다루며 완급조절을 해주어 현실감을 더해준다. 뭣보다 헐리우드 재난영화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대통령 감동 연설씬 같은 국뽕 찬양주의가 없어 맘에든다. -_- (이작품에선 관계 관료 몇명만 사실을 알고 은폐하기 급급하다 결국 다터지고 수상도 관저를 버리고 도망치는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이 그려진다...마치 후쿠시마 사태를 보는듯한 기시감이 들정도로..-_-;;;) 




모든것을 녹여버리는 뜨거운 마그마 처럼 인간의 생을 향한 불타오르는 뜨거운 의지가 빛나는 작품이었다. 

화산과 지각층, 프레그먼트, 멘틀 등등 어릴적 학교에서 배우던 지구과학 용어들이 난무 하는데, 다행히도 작품속 등장

하는 교수나 기술자의 말을 빌어 알기 쉽게 차근차근 설명해주니 어려움 없이 작품을 따라갈수 있다. 아직 읽어본 재난

소설이 몇 안되지만 일단 이 작품은 정말 역대급! 재난 소설이었다. 당연하게도 [일본침몰]을 읽고, '롤렌드 에머리

히'감독의 [2012]와 함께 보면 좋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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