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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진짜 인생은
오시마 마스미 지음, 김난주 옮김 / 무소의뿔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당신의 진짜 인생은 (2017년 초판)
저자 - 오시마 마스미
역자 - 김난주
출판사 - 무소의뿔
정가 - 15000원
페이지 - 341p
고로케의 목소리
당신의 진짜 인생은 무엇입니까?...과연 내가 살고 있는 삶은 진짜 인생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인생은 몇이나 될것이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진짜 인생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내키진 않아도 하루하루 치열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삶이 진짜 인생이
겠지.....여기 글을 써야만 하는 세 여성의 이야기가 있다. 그녀들이 진짜 인생을 찾아가는
성장 스토리가 소소하고 잔잔한 감동과 함께 촉촉하게 내 마음을 적신다. 전혀 다른 성향의 세
사람이 세가지 색깔로 그려내는 크고 작은 이야기는 영화 [카모메 식당]처럼 일본 특유의 담백
하고 소소한 분위기와 평화스러운 느낌을 자아낸다. 152회 나오키상 후보작인 이 작품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섬세한 필치로 세 여성의 감정을 의식의 흐름에 따라 따라가게 만든다.
세 여성은 개성이 너무나 뚜렷하고 독특해 살아 숨쉬는 듯한 생동감을 느끼게 하는 매력적인 인물
들이었다. 띠지 뒷면에 각 인물들의 간략 설명이 되있는데 소개하자면.
모리와키 홀리 : 비단 배 시리즈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판타지 소설의 대가, 언젠가부터 멈춰버린
이야기, 펜을 들어 다시 비단 배를 움직이게 헐 것인가?
우시로 게이코 : 인기작가 홀리 씨의 개인비서,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버리고 홀리씨의 저택을 관리
하며 비밀스럽게 작가를 대신하여 글을 쓰기 시작하는데.....
구니사키 마미 : 슬럼프에 빠진 신인작가, 자신이 흠모하는 홀리 씨의 대저택에 들어가 특별한 고로
케를 튀기기 시작하는데, 그녀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여기에 이야기의 큰 축을 이루는 인물 한명을 덧 붙이자면
가가미 : 홀리의 편집자로 홀리에게 마미를 소개시키고 홀리의 집에 들어가게 한 장본인이다. 때마
다 홀리에게 거액의 돈을 송금받는데, 홀리는 가가미가 그 돈을 카지노에서 탕진한다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홀리의 편집자로 생활하면서 홀리의 전남편 미노시마와 친분을 이어간다.
베스트셀러 인기 작가는 다소 괴짜일거라는 선입견을 내내 갖고 있었다.(잘은 모르지만...그동안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이 거의 그런 모습들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작품속
초절정인기작가 홀리의 모습은 괴짜를 한단계 넘어서 시공간을 초월한 어떤 경지에 이른 모습으로
그려진다. 머랄까...자신이 갖고 있는 이야기에 몰입하여 그 이야기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무너
트리고 이야기속 상상의 세계가 현실세계 밖으로 나와 구체화 된다고 할까...이 능력으로 타인의
진짜 인생을 미리 엿보게 되고 그런 홀리의 무아지경에서 내뱉은 말들로 인해 우시로나 홀리의 인생
은 송두리째 바뀌어 버린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더이상 글을 쓰지 못하는 홀리, 글쓰기를 중지한
홀리를 대신해 대필로 글을 쓰는 우시로와 데뷔작 이후 이렇다할 작품을 써내지 못하는 마미의 글쓰기에
대한 고뇌와 걱정은 우연하게 마미가 만든 고로케라는 음식을 통해 비로소 극복하게 되는데 고로케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마미의 튀김 솜씨는 고로케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이 생명력을 흡입한 사람들은 잊어
버렸던 활기를 되찾게 만드는 묘한 힘을 갖는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하는것과 자신이 잘하는 일을
하는것...마미는 이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고민 하지만 홀리와 우시로와 가가미 그리고 고로케를
통해 진짜 자신의 길을 찾고 비로소 자신을 억누르던 부담감이란 짐을 벗어 던지게 된다.
작품을 읽으면서 내가 살아가는 인생은 어떤가에 대해 반추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나는 지금 진짜 인생
을 살고 있는가... 그런의미에서 고로케의 목소리를 듣고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마미가 부럽게 느껴졌다.
더불어 마법의 고로케로 인해 남의 인생을 대신해 글을쓰는 대필 작가에서 자신의 진짜 목소리를 내는
법을 익히는 우시로의 인생도 인상 깊었다..... 내 주위엔 마법의 고로케 가게가 없을까?.....-_-;;;
글쓰기라는 창조적 행위를 통해 자산의 진짜 이야기를 찾아가는 세 여성의 여정이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짙은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다.